AI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한 벨기에의 한 30대 남자가 자살을 했다.
기후변화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챗봇과 지구환경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6주간 가량을 대화했는데
AI가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살로 자신을 희생하도록 독려했다는 것이다.
챗봇을 인공지능의 끝판왕으로 인식한 그에게
자살하면 AI와 함께 낙원에 갈 수 있다며 용기를 부추겨
아내와 두 딸을 가진 그가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AI에 의한 가스라이팅이다.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가스라이팅도 위험하긴 매 한가지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서
서서히 상대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정신적 학대 행위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아주 천천히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라고 있는 나 자신을 느끼기도 하고
초대교회의 고린토신자들처럼 바오로를 탄식하게 만드는 나도 만나게 된다 .
어쨋든 분명한 건 30년 전의 초심자였던 나보다는 신앙적으로 자랐다는 것이다.
콩나물 시루가 물을 다 흘려 보내지만
콩나물은 자란다는 교회의 격려를 반신반의 했던 나였지만
아침 미사때에는 교리로 성경으로 가스라이팅 당하고 싶다는 묵상을 문득했다.
그렇게 죽는다면 순교다.
수녀님과 여름 휴가를 다니며
전주의 천호성지와 치명자산성지 전동성당을 순례했다.
멋지게 꾸며서 순교자들을 기리는 성지가
참혹한 박해를 당한 순교자들을 떠올리기엔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천호성지에 갔을 때는 비가 억수장마였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아름답기만 했다.
교리나 성경에 대한 정보도 한계가 많았을텐데
신앙의 선조들은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를 두렵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놀랍고 감동적인 하느님 사랑이다.
그 사랑에 물들기 위해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위험성을 알기 쉽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문득 하느님 사랑으로 가스라이팅 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