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입안이 깔깔하고 입맛이 없어서…, 아침밥을 먹는 것보다 잠을 자는 게 좋아서…, 다이어트 중이라…, 학교와 회사 준비로 바쁘니까….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이런 이유로 아침을 먹지 않는다. 지방에서 근무하다 가족과 떨어져 한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성진영, 권관중, 유홍식, 조현홍 씨도 비슷했다.‘ 한 끼는 적어도 집에서 먹어야지’라는 신념을 가진 권관중 씨는 아침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식사가 불규칙적이었다. 특히 유홍식 과장은 권관중 씨가 아침을 차려 놓아도 바쁘다는 이유로 차린 음식을 다시 냉장고에 넣고 출근할 정도다. 구은주 영양사가 이 네 남자들이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살펴봤다. 흰 쌀밥, 열무김치, 김, 멸치볶음, 마늘쫑볶음 등과 냉장고에는 갖은 채소와 먹을거리가 풍부했다. 권관중 씨는 전날 저녁에 미리 계란말이나 오뎅볶음, 감자볶음, 황태찜 등 반찬을 만들고, 다시마, 무, 멸치 등을 넣은 육수도 만들어 아침에 김칫국, 콩국, 미역국을 끓인다고 했다. 밥상을 살펴보던 구은주 영양사는“어느 집보다 더 잘 드시고 계세요. 다른 분들이 권관중 씨의 이런 식습관을 배우는 게 좋을 듯해요. 타지 생활이지만 다른 분들도 권관중 씨와 함께라면 훌륭한 식사를 할 것 같아요.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청소를 하는 등 몸을 움직인 후 식사를 해보세요. 한 달 정도만 하면 패턴이 달라질 거예요.”라며 조언했다.
구은주 영양사는 아침을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아침을 굶으면 뇌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뇌는 아침식사를 통해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밥을 먹어야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공급되고 그로 인해 뇌가 활발한 활동을 한다. 보통 식사 후 4시간이 지나면 포도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데, 열 시간 이상 그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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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침을 굶으면 젖산 등 피로물질을 생성하여 피로감을 더 느끼게 한다. 아침을 굶어 포도당을 공급받지 못하면 뇌는 축적돼 있는 지방을 분해한 뒤 지방산으로 포도당을 만들어 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중노동을 하게 된다.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느라 젖산을 비롯한 피로 물질까지 덤으로 만들어 내 체내에 쌓여 피로감이 가중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셋째, 아침을 굶으면 위염, 위궤양 등 각종 질병의 발병 원인이 된다. 영양분이 위에 적절히 공급되지 않으면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키고, 과식으로 인한 소화 기능 장애로도 발전될 수 있다. 또한 아침을 굶으면 자연스레 점심을 먹는 양이 늘어나고 또 우리 몸이 다음 날 아침에 찾아올‘빈 속’상태에 대비해 피하지방으로 영양분을 미리 저장해두는 활동까지 겸하기 때문에 비만이 될 소지가 크다. 성진영 씨와 유홍식 씨, 조현홍 씨는 아침을 안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심각한지는 몰랐다며 앞으로 아침을 먹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바쁜 아침에 빨리 준비할 수 있으면서도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구은주 영양사는 연두부 샐러드를 추천했다. “콩은 쌀에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을 보완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식품이에요. 비타민 E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를 방지하며 우리 몸에서 지방질의 산화를 방지하여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해요. 또한 콩의 사포닌 성분은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고 에이즈와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저해 작용도 하죠. 특히 연두부 샐러드는 부드러워 먹기도 편하고 요리도 간단해 바쁜 아침에 안성맞춤이죠.” 성진영 씨가 조심스럽게 새싹채소들을 씻어본다. 새싹채소들이 행여 짓무르지는 않을까, 헹구다 물에 쓸려가지 않을까 조심조심하는 모습에 보고 있던 다른 남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여러 번 씻은 새싹채소를 연두부에 살짝 올린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간장 양념을 얹으면 요리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