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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의 세월을 간직한 산청(山淸) 정취암(淨趣庵) 트레킹(trekking)후기
2014. 4. 15
정취암 위치도
산청군도
10여년 동안 하나산악회에서 산행을 했지만 산청지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에서 좀 원거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 찾아간 곳은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양전리(慶尙南道 山淸郡 新等面 陽前里)에 위치한 정취암(淨趣庵)이다. 지리산을 비롯한 많은 산을 가지고 있는 산청(山淸)이지만 정취암 까지 올라가는 산악지형에 맞게 개설된 S자형의 연속된 차도가 자동차를 괴롭히고 있다. 대원들을 태운 미니버스는 숨을 몰아쉬며 헉헉거린다. 차안에서 굽이굽이 돌아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경남 고성의 문수암(文殊庵)가는 길과 같이 구절양장(九折羊腸) 길이다.
정취암에서 내려다본 올라온 길
드디어 우리를 태운 버스는 정취암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앞쪽으로 전개되는 풍광을 보니 우리가 올라온 궤적이 사행천(蛇行川)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정취암에 온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기서 조망되는 시야가 끝이 없다. 비닐하우스 논밭의 그림이 점점이 무늬를 만들어 주어서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 온다.
정취암에서 기념스냅핑
위에서 본 정취암 전경
대성산(大聖山)의 기암절벽(奇巖絶壁) 사이에 있는 정취암은 당우 전각이 원통보전(圓通寶殿), 응진전(應眞殿), 삼성각(三聖閣)과 산신당(山神堂), 그리고 2동의 부속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암자는 원통보전이란 전각만 보아도 주불이 석가모니가 아니고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본존(本尊)으로 모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통보전에 모셔져있는 불상은 목조관세음보살좌상(木造觀世音菩薩坐像)이다. 이 불상은 연꽃무늬로 장식된 대좌(臺座) 위에 앉아있는 좌상(坐像)이다. 정취암은 신라시대에 의상조사(義湘祖師)가 창건했다고 한다. 불상은 불신(佛身)과 엎어놓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낮은 대좌가 하나의 목재(木材)로 되어있다. 자세는 등을 세우고 머리 부분을 약간 앞으로 내민 모습의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있다.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고 규모는 50cm 크기로 안정감이 있다. 단아한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조선 후기에 제작된 작품이라고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원통보전의 옆에 세워져있는 산청 정취암 목조관음보살좌상 안내판을 보니 山靑 淨趣庵 木造觀音普薩坐像으로 오기로 표기되어 있는데 靑을 淸으로, 普를 菩로 고쳐야한다. 안내판을 보니 지자체 행정관서에서 제작한 것 같은데 제작과정에서 확인도 해 보지 않고 그냥 이 곳에 설치했으니 실무담당자나 정취암 스님도 모르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 그냥 둔 것이라면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나 산행인이 많은데 그냥 방치해 두는 것은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 모두가 주인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하루 빨리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취암의 본전인 원통보전(圓通寶殿)
원통전에 모셔진 목조관세음보살좌상(木造觀世音菩薩坐像)
여기에 있는 응진전(應眞殿)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석가모니를 본존(本尊)으로 모시면서도 그 제자들에 대한 신앙세계를 함께 묘사한 전각 이다.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우에 아난(阿難)과 가섭(迦葉)을 협시(挾侍)로 모시고 다시 그 주위에 16나한상을, 끝 부분에 범천(梵天)과 제석천(帝釋天)을 함께 봉안하고 있다.
응진전(應眞殿)
산청 정취암 목조관음보살좌상(山淸 淨趣庵 木造觀音菩薩坐像)과 산청 정취암 산신탱화(山淸 淨趣庵 山神幀畵)는 지방문화재 자료로 인정되어 있다. 산청 정취암 산신탱화는 1883년(순조 33년)에 제작된 것으로, 가로 세로가 각기 150cm 크기로 된 불화(佛畵)이다. 불화라고 하지만 산신이 호랑이를 타고 행차하는 것을 협시동자(挾侍童子)가 받들고 있는 형상은 우리나라 전설적인 호랑이 이야기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불교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올 적에 토속적인 민족 신앙과 융합하여 불교적인 불화(佛畵)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산청 정취암 산신탱화는 삼성각(三聖閣)과 산신당(山神堂)의 바로 뒤편에 있는데, 마치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대구에 위치한 용연사(龍淵寺)의 적멸보궁(寂滅寶宮)의 기도실과 같이 여기도 삼성각과 산신당 뒷벽에 통유리를 통하여 후면에 있는 산신탱화를 보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있는 것이 특이하다. 오늘도 스님과 신도들이 예불을 올리며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삼성각(三聖閣)과 산신당(山神堂)
산청 정취암 산신탱화(山淸 淨趣庵 山神幀畵) 1
산청 정취암 산신탱화(山淸 淨趣庵 山神幀畵) 2
삼성각과 산신당 앞의 바위 위에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고사목이 되어 앙상한 뼈대만 보이고 있어 측은 생각이 든다. 이 고사목은 바위틈의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스럽게 살다가 인고의 세월 속에서 생을 다한 것이 무척이나 애처롭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앞에 펼쳐지는 조망을 감상하고, 응진전 뒤로 난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서 대성산(大聖山 : 593m)정상에 도착해서 오늘 트레킹을 끝냈다.
정취암에서 조망된 원경
고사목 앞에서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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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문적인 불교용어도 워째 그렇게도 마이 아노? 읽으면서 얼매나 놀라운지...
참 그리고 정상에 팔각정 하나 잘 지어놨데...우리 점심먹기 딱 좋은 곳이라...시원한 바람도 끝내주고...ㅎㅎㅎ수고하셨네...사진의 화질도 좋다...
에브노말의 산행기를 읽으니 그때 그 분위기가 되살아 나는군. 특히 인상 깊었던 풍경은 사진에도 나와있지만 정취암에서 고사목을 통해 내려다 본 길이었다. 중국 면산에 올라 내려다 본 고공잔도와 흡사했다. 에브노말, 수고했네!
우리 산대장과 에브노말 사진전문 해설 전문기사 친구들은 산행에서 슬쩍보고 넘겼던 것을 꼬치꼬치 까발려서 펼쳐놓고 너무도 잘 설명해주니 그저 감탄하면서 공부를 많이 한다오. 고마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