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의 본질은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것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 설립 20주년 기념미사 로마에서 정순택 대주교 집전으로 열려
△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 설립 20주년 기념미사 단체사진
현재 바티칸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 참석 중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2일 10시 30분(현지시간), 로마 한인 천주교회에서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 설립 20주년 기념미사를 집전했다.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회장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한국 여자수도자들의 단체로 지난 2003년 설립됐다. 현재는 29개 수도회, 99명의 수도자가 소속되어 있다.
유학생 비중이 높았던 설립 당시와는 달리 달라진 한국 교회의 위상을 반영하듯, 현재는 교황청과 수도회 총원, 본당,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실무 및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수도자의 비중이 더 높다. 특히 5개 국제 수도회(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마리아의 딸 수도회·예수 성심 전교 수녀회)에서는 한국인 수도자가 수도원 총원 총장직을, 1개 국제 수도회(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에서는 부총장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회장 김혜윤 수녀는 “20년 전 양성을 받던 한국 여자수도자들이 이제는 수도회의 총책임자 또는 양성을 주도하는 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는 한국교회와 여자수도회의 역사에서 매우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 수녀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순택 대주교
이어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드러내는 명료한 부르심”이라고 덧붙이면서, “한국교회는 더 이상 제3의 선교지, 보편교회의 변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수녀는 “한국교회가 복음의 가치를 구현하는 시노드 교회,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져 더 귀하고 소중한 복음의 기쁨을 건져내는 성숙한 교회,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복음의 영향력을 증거하는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좌측부터)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 회장 김혜윤 수녀,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주교, 교황청립로마한인신학원 원장 정연정 신부
한편, 기념미사를 집전한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국 수녀님들이 로마에 있는 여러 공동체에서 다양한 소임을 하면서 다른 수녀님들에 비해 3배 내지 5배 가까이 열심히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벌써 10여 년 전부터 전해 들었다"며 "한국 수녀 각자의 존재와 역할이 세계 교회 전체를 위한 봉사와 봉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자 출신으로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수도자의 본질은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것"이라며 "한번뿐인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느낀 하느님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도직도 중요하지만 하느님을 더 깊이 체험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이를 전파하고 증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는 "올해는 한-교황청 수교 60주년이기도 하고 베드로 성당 외곽에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 2027년 세계청년대회 한국 개최 결정, 재로마한국수녀연합회 설립 20주년까지 한국 가톨릭 교회에 있어 의미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앞으로 재로마한국수녀회와의 지속적인 교류와 응원"을 약속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