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AI '한돌'이 '프로기사 TOP5'와의 다섯 차례 대결에서
전승을 거뒀다. 신민준ㆍ이동훈ㆍ김지석ㆍ박정환 9단을 꺾은 데 이어 마지막 대국에서 신진서 9단(사진)에게
불계승했다.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 제5국
한게임바둑
'한돌', 신진서 9단에도 완승
인공지능 '한돌'이 최정상권
프로기사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뒀다. 한돌은 NHN엔터테인먼트가 1999년부터 한게임바둑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23일 오후 경기도 판교의
NHN엔터테인먼트 대국장에서 열린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의 마지막 대국인 제5국에서 한돌이 신진서 9단에게 190수 만에
불계승했다.
신진서 9단이 사전에 희망한 흑으로 출발했다. "두고 싶은 포석이
있다"는 것. 신진서 9단의 준비된 포석은 40여수까지 난전 색채를 띠며 박빙 형세를 전개했으나 그 후 한돌이 자체 진단한 승률 그래프가
80%대를 넘기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 프로측의 마지막 주자인 신진서 9단. 프로 통산 8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한국바둑계의 간판 기사이다.
"초반엔 좋지는 않았지만 괜찮게
짰는데 중반 이후 엷은 돌이 몰리면서 운영하기 어려워졌다. 한돌이 집을 지키기 시작한 장면에서는 승부가 기울었다고 생각했다"는 신진서 9단의
국후 감상. 던진 장면에서는 4집반에서 5집반 정도의 차이였다.
이번 대결은
'한돌 출시 첫돌 기념 페스티벌'로 마련됐다. 대결에 앞서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한돌과 최상위 랭킹 프로기사들과의 대국이 한국 토종AI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의의를 말했다.
▲ 한돌이 자체 분석한 수순별 승률 그래프. 빨강-한돌, 파랑-신진서.
국내 게임업계 중 자체개발해 일반인이 상시 대국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AI바둑인 한돌에 맞서 프로측에서는 최강의 5인방이 나섰다. 지난해 12월랭킹 기준 1위 신진서 9단, 2위 박정환 9단, 3위 김지석 9단,
5위 이동훈 9단, 6위 신민준 9단이 랭킹 역순으로 대국을 벌였다(이 랭킹은 1월에 박정환-신진서 자리만 맞바뀌었다).
한돌은 다섯 판 모두 완승의 내용을 보여주었다. 1국은 133수(1시간 15분)
흑불계승, 2국은 168수(1시간 30분) 백불계승, 3국은 246수(1시간 43분) 백불계승, 4국은 280수(2시간 5분) 백2집반승,
5국은 190수(1시간 40분) 백불계승이었다. 중반 이후 한돌이 불리했던 판은 없었다.
▲ 신진서 9단이 국후 유튜버 생중계석에 나와 대국 흐름을 짚어보고
있다.
한돌은 2017년 말 한게임바둑 대국실에 첫선을 보였다. 그 후
대국과 데이터 습득 등의 딥러닝으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이번 빅매치에 앞서 프로기사와의 시험기에서 7연승을 거두는 등 정상권 프로의 실력을
넘어선 수준에 도달했다.
대국을 벌인 프로기사들은 한결같이 한돌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김지석 9단은 "예상하고 있던 수를 두어 오는 데에도 막상 당하니까 상당히 갑갑했다. 어디서 크게 실수했는지 모르는 사이에 형세는
크게 나빠졌다"고 대국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박정환 9단은 "평범하게
천천히 맞춰 가면서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정확한 응징으로 파고들고 찔러왔다. 약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바둑 스타일에서도 기존의 인공지능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 5국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련된 기자간담회 모습. 7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종전 대국자 신진서 9단도 "답답함을
많이 느낀 승부였다. 한 수 배웠다고 생각한다"면서 "인간과 제일 크게 차이 나는 부분은 형세판단이고, 수읽기에서 비슷하게 가더라도 판단을
잘못해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종국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한돌을
개발한 박근한 NHN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장은 "대국실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에 10개월 정도 개발했고 출시 이후에도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모델 트레이닝에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약간 당황스럽다. 인공지능은 스타일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한돌은 조금 두텁게 둔다고 생각된다. 기량은 당연히 강해서 힘든 승부가 될 것 같은데 열심히 두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임전 각오를 말했다.
"바둑 기력이 높은 AI뿐만 아니라 바둑을 배우고
싶고 바둑을 즐기는 모든 이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만들어 더 재미있는 서비스 제공이 목표"라는 박근한 이사는 "진행 중인 덤 조절,
접바둑, 기풍 조절 등의 연구를 통해 한돌의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한게임바둑에 추가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한돌은 다양한 기력대의 1대 1 맞춤대국을 비롯해 대국 중 승률이 높은 최적의
다음수(힌트)를 지원하는 '한돌 찬스', 대국 후 수순별 승률 그래프로 승부 흐름을 분석해 주는 '한돌 기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 '이창호풍 한돌', '이세돌풍 한돌', '한돌 형세판단', '한돌 교육 컨텐츠'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 유튜브 중계 영상
보기
▲ 난전으로 이끈 신진서 9단은 한돌보다 20여분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고, 마지막에는 초읽기 하나만을 남겼다.
▲ 이번 대결은 한게임바둑 대국실을 비롯해 인기 프로기사가 게스트로
출연한 '강남바둑센터'의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됐으며, '승자 맞히기'와 '베팅왕'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바둑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 '한돌'은 2017년 12월에 첫 출시 후 대국 및 데이터 습득
등의 딥러닝으로 꾸준히 발전해 국내외 프로기사들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
▲ "작년과 올해 시합에서 부족했던 것 같은데 다시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부담감을 줄이고 둔다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