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관계 속에서 고민하며
한 뼘 더 자라고 단단해지기
2012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이혼율 1위 국가다. 최근 결혼율이 줄며 이혼율도 줄어들었지만 2022년, 이혼은 9만 3천 건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이혼은 3만 9천 건으로 전체의 41.7에 달한다. 그만큼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최현주 작가의 『우리들의 밸런스 게임』은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여야 하는 열세 살 소녀 미정이의 이야기이다. 미정이는 자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부모님의 일방적 이혼 결정에 서운함을 느낀다. 더불어 이혼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영원할 것 같았던 두 절친과의 우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운다. 이제 곧 중학생인데 분명한 장래희망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예비 여중생의 심리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담한 어조로 그림으로써 어린이들의 시큼털털한 우정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풀어낸다. 『우리들의 밸런스 게임』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운 상황들과 깊은 고민이 행복을 방해하는 시련이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말한다. 어떤 선택은 삶의 방향을 달라지게 만들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선택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
하루의 시작
무너진 관계
폭탄이 터지다
선택 파업
인간관계도 파업이 될까?
선택의 결과
친구들의 선택
나의 선택
다시 달리Go
작가의 말
저자 소개
글: 최현주
이 땅의 모든 청소년에게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치유할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 희망의 근거를 찾아 기록하는 이야기꾼이 되길 꿈꾼다. 순천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고, 청소년 소설집 『지구 아이』와 『내일의 생존기』, 동화 『우리들의 밸런스 게임』을 썼고 장르소설 『유리섬』과 교보문고 ‘창작의 날씨’에 연재한 『가면놀이』를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그림: 히쩌미
유리세라믹디자인학을 전공했지만,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해 대학생 때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히쩌미와 두부의 포근라이프』를 작업하고 있으며, 그린 책으로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체리 새우 : 비밀글입니다』, 『무기가 되는 토론의 기술』, 『HI-TEEN 인문학 365 두근두근 민주주의』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13살 미정이는 부모님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된다. 아빠는 미정이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엄마 아빠 중 누구를 택할지 결정하라고 한다. 이런 골치 아픈 상황 속에서 그나마 미정이를 웃게 만드는 건 채린이와 아영이, 두 절친뿐이다.
채린이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춰 아이돌이 되는 게 꿈이다. 아영이는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똑똑한 친구다. 두 사람에 비해 미정이 자신은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미정이는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달리기 대회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달리기에 소질이 있는지 확신이 없어 우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있는 건 언제나 즐겁다.
그러던 어느 날 셋 사이에 ‘태오’라는 남자아이가 끼어들면서 영원할 것 같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채린이와 아영이가 태오를 사이에 두고 오해 때문에 싸우기 시작하면서 미정이에게 그 불똥이 튀고 만다. 미정이는 어떻게든 두 친구를 화해를 시키려고 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채린이와 아영이는 서로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미정이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고 둘 중 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마치 엄마와 아빠처럼. 고민하던 미정은 결국 부모님 중 한 사람을 택하는 일도, 두 친구 중 한 사람을 택하는 일도 모두 멈춘다. 그 와중에 채린이를 좋아하는 줄만 알았던 태오가 미정이에게 마음을 고백해오며 사귈지 말지 빨리 결정해 달라고 한다.‘왜 이렇게 다들 나한테 선택하라고만 하는 거지?’ 미정이의 고민은 점점 깊어만 간다. 과연 미정이는 이 난관을 극복하고 모두와의 관계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 이별을 통해 배우는 성숙한 관계 맺기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미정이는 부모님의 이혼 선언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고, 미정이 친구 아영이 또한 부모님의 싸움 때문에 고충이 있다. 또 다른 친구 채린이도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
부모님의 이혼을 먼저 겪은 채린이의 위로는 담담하다. 미정이 역시 이혼 후에도 각자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미정은 이혼이 부모님 두 분의 헤어짐일 뿐, 부모와 자식의 사랑은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족 간에도 성숙한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생에서 선택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미정은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밸런스 게임 질문을 던진다.
“하루 동안 1개의 문제를 고민할래? 아님 100개의 문제를 고민할래?”
미정이와 친구들은 각자 자신의 선택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지, 혹은 반대로 너무 느린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특히 미정이는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건지 고민한다. 그렇지만 세 사람은 저마다 선택의 참 의미를 깨달아 간다. 밸런스 게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질문이지만, 어떤 답을 어떤 속도로 답하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선택 그 자체보다 그것을 선택하기까지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자아 찾기
일찍부터 남다른 재능을 꽃피우거나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며 공부도 뛰어나게 잘한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자신에게 아무런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중 대다수가 아직 무엇을 잘하는지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왜 쟤들처럼 하고 싶은 일이나 잘하는 게 없지? 진짜 딱 잘하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달리기? 에이, 세상에 잘 달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미정은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이루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두 친구를 보며 움츠러든다.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나간 달리기 대회에서 순위와 상관없이 행복함을 느끼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출발선을 잘 찾아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특별한 사람으로 태어나 특별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찾아 용기 있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특별하다는 것.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독자들은 모두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