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요한복음 14장 1~31절(25-31)
주제 :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13장에서 가롯 유다의 배신과 베드로의 삼중부인(否認)을 예고하신 후, 그리스도께서 떠나신다는 말씀은 제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위로하신 후(1-15절), 또 다른 보혜사(comforter) 곧 임하실 성령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16-31). 그리고 예수님과의 이 대화에 제자 세 사람(도마, 빌립, 유다)이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1절(하나님을 믿으면 주님을 믿으라)
주께서 떠나실 것이라는 말씀을 듣게 된 제자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때문에 그들을 위로하고 믿음을 확고하도록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말씀하셨다.
이런 말이 있다 ‘불안이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믿음이 안에서 대답했다’ ‘그러자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순례자의 여정에서 세파(世波)에 밀려 휩쓸리면 근심과 두려움이 엄습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파에 요동하지 않는 비결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와 및 그 언약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신뢰하는 것이다.
2-3절 (성도들이 거할 곳을 예비하러 가시는 주님)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가게 될 천국을 예비하러 가신 여호와 이레(창22:14)의 하나님이시다. 또한 그는 우리가 살게 될 천국에 먼저 가 계시고 장차 우리와 영원히 동거하실 여호와 삼마(겔35:10; 48:35)의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함께(내주 내재)하신다. 거할 곳μοναι(모나이)는 안식처(μενω)에서 온 말인데 천국을 안식처라 함은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며 또한 이 땅이 임시 거처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4-7절(도마의 물음과 예수님의 대답)
예수님과 도마사이의 대화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예수께서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고지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길을 따라 사는 자들이다(마10:38). ‘아버지 집’ 곧 천국에 이르는 길은 알지 못한다는 도마의 말에 예수께서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대답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도들을 하나님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분(요10:9)인 동시에 유일한 통로이시다(히11:20). 따라서 구원 받아 천국에 이르는 다른 길은 없다(행4:12). 또한 그는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자유케 하는 진리이시다(8:32).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시고(롬6:4), 더 풍성히 주시는 생명의 원천이시다(요10:10 시36:9).
한편 본서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성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명칭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순서대로 기록하면 다음과 같다.
①말씀(1장1절) ②하나님(1:1; 20:28) ③참 빛(1:9; 8:12) ④독생자(1:14; 3:16) ⑤하나님의 어린양(1:29,36) ⑥메시야(1:41) ⑦선생(1:38,39; 13:13) ⑧하나님의 아들(1:49) ⑨이스라엘의 임금(1:49; 12:13) ⑩인자(1:51) ⑪하늘에서 내려온 자(3:13) ⑫신랑(3:29) ⑬하나님의 보내신 이(3:34) ⑭선지자(4:19,44; 9:17) ⑮생명의 떡(6:35,51,56) ⑯처음부터 말하여 온 자(8:25) ⑰양의 문(10:7,9) ⑱선한 목자(10:11,14) ⑲부활이요 생명(11:25) ⑳길, 진리, 생명(14:6) ㉑참 포도나무(15:1) ㉒친구(15:13-15)등 이러한 명칭들 외에 주(κυριος-Lord)라는 말도 자주 사용 되었다(4:19; 6:68; 9:38; 11:27; 13:36,37). 이와 같은 그리스도에 대한 명칭은 예수가 누구신지와 성품과 사역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15절(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본 것이다)
이 부분은 예수님과 빌립과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12장44,45절의 말씀을 다시 7절에서 반복하시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빌립이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요구한다(8절). 이에 대하여 예수님은 자신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신성을 말씀해주신다(9-11절). 흔히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To see is to believe)’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앙 및 계시의 세계에서는 ‘믿는 것이 보이는 것이다(To believe is to see)’ 즉 믿음이 있는 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히11:27). 보이기 때문에 믿는 신앙 보다는 믿음으로 보는 신앙이 더욱 고귀하다(요20:29).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해 자신의 영광과 은혜와 진리를 충만하게 계시하셨다(1:14).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본 자는 하나님을 본 것이며, 그리스도와 그 말씀을 믿는 자는 하나님과 그 말씀을 믿는 자이다.
10,11절 (신비적 연합)
이 말씀은 공간적 물리적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이다. 하지만 본서가 강조하는 것처럼 관계와 사역이라는 면에서 성부와 성자간의 신비한 연합을 파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즉 아들을 사랑하신 아버지께서는(5:20) 그 아들을 품으신다(1:18). 동시에 아버지께서는 육신을 입으신 아들 안에 계셔서 함께 역사하신다(10:18). 이러한 연합은 그리스와 그의 제자 그리고 믿고 영접하는 자에게도 성립된다(15:4,5). 주님은 그래도 믿지 못하겠거든 말씀에 예언된 그대로 행하는 행하심을 보고 믿으라고 빌립에게 권면하고 있다.
12-14절(사역보다 더 큰 일)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하셨던 일과 더 큰일(물리적인 질량의 팽창으로만 이해하지 말 것)을 하게 된다는 말씀에 놀라고 또 곡해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사람이 하나님의 일과 및 그 보다 더 큰일을 할 수 있는가? 본문에 명확한 뜻이 나와 있다. “나를 믿는 자는” 이라는 말씀이다. 즉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께서 믿게 해주시는 감화 감동으로 믿게 되는 것이며, 그 분을 영접한 사람들은 예수께서 보내신 성령의 권능으로 큰 일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막16:17,18 행1:8). 따라서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시행하리라는 말씀은 그들 조상 때부터 간절히 구했던 한 가지 메시야와 및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 그리고 각 사람 안에 내주 내재하실 성령에 대한 말씀이다(겔36:26,27 렘31:33 욜2:28). 예수님께서 가시면 또 다른 보혜사 즉 주님께서 오실 것이라는 말씀을 제자들은 이해하기 어렵고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셨던 일을 보고 믿으라고 말씀한다. 그리스도께서 하셨던 일은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하셨다. 그러므로 다른 보혜사를 보내시고 그분이 영접하는 자 안에 내주내재 하실 것이라는 이 언약을 내가 한 일(죽은 자를 살리심,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심, 귀신을 쫓아냄, 바다와 바람을 잔잔케 하심, 오병이어 등)을 보고 믿으라고 말씀하고 있다.
15-20절(함께하시며 속에 거하시는 성령)
제자들은 아직도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키지 못하였다. 아니 그럴만한 능력이 없었다고 하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그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누가 더 크냐”로 다툼을 벌였던 사람들이다(눅22:24). 이처럼 말씀의 실천이 어려운, 거듭나지 못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지킬 수 있도록 깨우치고 권면하고 감화 감동을 주시는 분이 성령이라고 소개하면서 예수께서 하나님께로 가시면 또 다른 보혜사 즉 성령께서 오실 것이며 성령께서는 영으로 믿는 성도 안에 거하셔서 진리의 말씀을 실천하도록 도우실 것임을 말씀한다.
21-24절(내 아버지게 사랑을 받는 자)
이 부분은 가롯이 아닌 유다와 예수님과 대화로 되어 있는데, 흐름상 15절에 연결시켜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왜냐하면 계명을 지키라는 15절의 권면이 여기서 더욱 자세하게 언급되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있는 자들(19절)의 자격 요건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는 자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께 사랑을 받으며(롬8:28-39),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행23:11 딤후4:17).
25-31절(내주 내재하심의 평안)
계명을 완전하게 지키는 사람이 있을까?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나타날 것이라는 말씀(21절)에 제자들은 근심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다시금 그들을 위로하며 깨우칠 필요성을 느끼시고(27절). 보혜사이신 교육과 성령의 사역과 성령의 감화 감동 주실 것을 말씀하신다. 보혜사(保惠師 παράκλητος 파라클레이토스)란 곁에(παρα) 부르다(κλητος)의 합성어로 ‘도움을 베풀도록 곁에 부름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성령은 예수의 간구에 의해 그의 이름으로 임하신다(16절). 그 분은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며(고전2:10), 하나님의 평안을 주시며 또한 믿는 자 안에 거하시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모든 말씀을 믿게 하신다.
▷나에게 주시는 메시지와 적용해야 할 말씀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