曉望(효망) 행시 — 마음을 바라보다
曉 새벽별 바다 위에 은은히 드리우고
望 높은 누각 찬바람에 홀로 먼 산 바라보네
曉 새벽빛에 지난 세월 조용히 돌아보고
望 먼 하늘 바라보며 남은 길을 생각하네
【漢詩散策】
曉望(효망)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曉望星垂海(효망성수해)
樓高寒襲人(누고한습인)
乾坤身外大(건곤신외대)
鼓角坐來頻(고각좌래빈)
遠峀看如霧(원수간여무)
喧禽覺已春(훤금각이춘)
宿酲應自解(숙정응자해)
詩興謾相因(시흥만상인)
별이 바다에 드리워진 새벽
높은 다락에 추위가 엄습하고.
몸밖에 큰 하늘과 땅
앉아 있어도 자주 들리는 북 피리 소리.
멀리 바라보면 안개와 같은 산굴
시끄러운 새소리 봄을 깨닫게 하고.
어젯밤 술은 풀어야 하나
부질없이 일어나는 시흥이여.
이 시는 새벽의 차가운 풍경 속에서 자연의 봄기운을 느끼고, 그 감흥이 저절로 시로 이어지는 순간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특히 마지막의 “시흥(詩興)”이 앞의 모든 풍경을 하나로 묶어 줍니다.
《曉望》 해설
**曉望(효망)**은 ‘새벽에 바라보다’라는 뜻입니다. 박은은 이른 새벽 높은 누각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며 느낀 정취를 담았습니다.
曉望星垂海
樓高寒襲人
새벽하늘에 별이 바다에 닿을 듯 드리워져 있고,
높은 누각에는 차가운 새벽바람이 몸을 파고듭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별빛은 바다와 맞닿은 듯하고, 높은 누각에 서 있으니 새벽의 한기가 더욱 선명합니다. 광활한 자연과 인간의 작은 몸이 대비되는 장면입니다.
乾坤身外大
鼓角坐來頻
하늘과 땅은 내 몸 밖에서 한없이 넓고,
앉아 있는 동안에도 북과 피리 소리가 자주 들려옵니다.
‘건곤(乾坤)’은 하늘과 땅, 곧 온 세상을 뜻합니다. 시인은 자신을 거대한 우주 속의 작은 존재로 바라봅니다. 한편 멀리서 들려오는 북과 피리 소리는 고요한 새벽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遠峀看如霧
喧禽覺已春
멀리 있는 산봉우리는 안개처럼 아련하게 보이고,
시끄럽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벌써 봄이 왔음을 깨닫습니다.
멀리 있는 산은 안개에 싸여 흐릿하고, 새들은 요란하게 지저귑니다. 눈으로는 아직 차가운 새벽이지만, 귀로 듣는 새소리 속에서는 이미 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宿酲應自解
詩興謾相因
간밤의 술기운도 아마 저절로 풀릴 것이며,
부질없이 시를 짓고 싶은 마음만 자꾸 일어납니다.
‘숙정(宿酲)’은 전날 밤 마신 술로 인한 숙취를 말합니다. 그런데 시인은 숙취보다도 오히려 새벽 풍경이 불러일으킨 시흥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부질없이’라는 표현에는 시를 짓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인의 천성이 은근히 드러납니다.
🌿 감상
이 작품의 아름다움은 차가운 새벽에서 따뜻한 봄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시인의 마음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빛 → 찬바람 → 광활한 천지 → 북과 피리 → 안개 낀 산 → 새소리 → 봄 → 시흥
으로 시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특히 “喧禽覺已春(훤금각이춘)”,
‘새들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듣고 이미 봄이 왔음을 깨닫는다’는 구절이 참 좋습니다.
봄은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야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새소리 하나, 바람 한 줄기, 산자락에 번지는 안개 하나에서도 봄은 먼저 찾아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詩興謾相因”**은 더욱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자연을 바라보다 보니 술기운도 잊고, 어느새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솟아납니다. 결국 이 시는 단순히 새벽 풍경을 읊은 시가 아니라, 자연과 마주한 인간의 마음에서 예술적 감흥이 태어나는 순간을 그린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벽은 차갑지만, 그 속에서 봄을 발견하는 마음은 따뜻합니다.
좋은 풍경은 눈으로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마음속에서 시가 됩니다.
박은의 《曉望》은 바로 그 **‘풍경이 시가 되는 순간’**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출처: 韓國漢詩眞寶 五言律詩
첫댓글
曉 새벽이 밝아오니
望 먼 산 바라보며
마음도 맑아지네
효자 며느리 고달픔
그 누가 알으리오
망망대해 수평선에
마음심 긋고 통곡하네
이튼님, 몸이 아프서 그랬는지 댓글 하나 제대로 못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이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님
편찮으셨군요
이 더위에 아프셨으니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어서 기운 차리시고
일상생활 씩씩하게
하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