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을 이어온 17회 친구들의 우정이 무주 구천동에서
또 한 번 그 찬란한 꽃을 피웠습니다.
그 옛날 백아라는 거문고 명인이 지음(知音) 즉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가장 잘 이해해 준 친구 종자기(鐘子期)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백아가 높은 산에 오르는 장면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켜자
그 소리를 듣고
"정말 굉장하네. 태산이 눈앞에 우뚝 솟아있는 느낌일세"
또 한 번은 백아가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켜자
"햐~ 대단해 양양한 큰 강이 눈앞에 흐르고 있는 것 같군. 그래"
이처럼 종자기는 백아의 생각을 거문고 소리를 듣고
척척 알아맞혔습니다.
그 후 불행하게도 종자기가 병으로 죽었는데,
그러자 백아는 거문고를 때려 부수고, 줄을 끊어버리고는
두 번 다시 거문고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6월 3일은 대단한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얼굴이 물 만난 고기처럼
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고, 오고 가는 정담(情談)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17회를 이끌어 온 박수안회장과 박인목총장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빛을 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 이후 집에 도착하여 다음 날 아침에 식사를 하는데
도통 입맛이 없어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았습니다.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깊이 들여다보니
백아절현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하루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 다시 오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허허해진 결과로 여겨졌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ㅎㅎ
친구 들이여! 덕분에 좋은 추억 만들고,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더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안녕~~~
첫댓글 햐아! 그런 깊은 뜻의 고사를 인용해서 그날의 감회를 소회하니,아무 생각없이 잘묵고 잘자서 괜히 미안스럽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