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삶 묵상 에세이는 [사랑으로 치료하다]입니다.
2015년 겨울 한 사역자 모임에서 엘레슨이라는 여성을 만났다.
12년 동안 중국에서 자폐 아동들과 부모들을 위해 사역하는 치료사였던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북한의 자폐 아동들을 품고 기도해 왔다고 했다.
석 달 뒤 엘레슨은 내가 일하고 있는 평양의 병원으로 찾아와, 치료실 바닥에 앉아 천천히 자폐 아동들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엘레슨은 긴 시간 끝에 우리가 진행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프로그램의 첫 환자인 룡성이와 기적처럼 눈을 맞추게 되었다.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룡성이가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한 친구에게 다가가 자신의 밥을 나누어 주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자폐증이라는 신경학적 질환에 갇혀 주위 사람들과 관계 맺지 못하던 룡성이에게 일어난 놀라운 변화였다.
사랑은 나의 시간표에 맞추어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시간에 나를 던지는 것이다. 상대방은 평생 내가 생각하는 속도에 맞추어 변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죄인이었을 때 우리의 자리로 내려오셔서 우리를 만나 주셨다.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우리를 위해 그분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사랑은 어떤 장애물이나 다름이 있어도 다가가게 한다.
그저 같은 자리에 계시는 예수님의 사랑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의 사랑은 흘러가며 확장된다.
윤상혁 著 [사랑으로 길을 내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