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뮤지컬 <시스터 액트>
2-30대 여성들이 중심관객, 남성은 고작 20%정도
죽음의 공포위기속에도 자아를 발견하고 사회환원
계묘년 2023년 검은토끼해가 저물고 24년 갑진년(용의해)을 맞는다.
성탄절과 동지를 앞두고 뮤지컬 <시스터 액트>를 신도림에 위치한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관람했다.
올 한 해 감상한 뮤지칼은 맥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그린<프리다>에서 우리나라의 여류화가 나혜석과 천경자의 생애를 되돌아 보았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의 모차르트와 하인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신이 내린 모차르트의 겉과 속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의 뮤지컬 <베토벤>, 공연내내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고 이미 죽은 주인공의 영혼이 떠돌면서 휴양지 여행길에서 만난 시종과 귀족과의 사랑과 결별에 대한 어둠과 공포의 극치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옮겨온 뮤지컬<레베카>등의 공통점은 슬픔과 어둠이 서려 있었던 뮤지컬들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계묘년의 지나간 역사의 기록을 들춰 보면서 죽음의 공포를 눈앞에 두고서도 밝게 빛나는 <시스트 액트>의 음악은 한 해의 체기를 가시게 하는데 충분했다.
<시스터 액트>는 전설적인 작곡가 알란 멘켄이 설정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배우들의 영어 연기가 우리나라 말로 번역(자막)되면서 풍자와 해학의 강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다.
클럽에서 삼류가수로 일하는 주인공 들로리스가 암흑가의 거물인 커티스의 살인현장을 목격한다. 쫒기는 신세가 되고 경찰 신고를 하면서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경찰은 기상천외하게도 외부와 단절된 수녀원에 법정 출두시까지 숨겨주게 된다.
엄격하고도 보수적이며 단절된 수녀원의 생활에 지리함을 느끼는 들로리스는 수녀원의 삶과 일탈하면서 말썽을 피우다가 그녀가 가장 잘하는 성가대의 지휘를 맡게 된다, 주어진 환경에서 그녀가 지닌 끼를 발휘하며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수도원에 불을 지펴주면서 삶의 파장을 요동치게 한다.
이미 영화에서도 즐겁게 감상한 이후라 이해의 폭이 쉽고 빨랐다.
다만 복잡한 심리적 갈등,음악의 선택,위기의 순간에 대한 무대장치와 조명,음악의 변화를 어떻게 연출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열창력을 과시한 들로리스역의 <니콜 바네사 오티즈>,답답한 보수주의의 끝장인 원장 수녀역의 <메리구찌>, 들로리스의 행위와 삶에 동화된 예비 수녀 메리 로버트의 한국인 배우 <김소향>과 경찰, 깡패집단,수녀들의 앙상불은 즐거움과 희망의 메시아와 처해진 각자의 현실을 어떻게 승화하는지 되돌아보게 해준다.
뮤지컬 <시스트 액트>를 감상하고 역사속에 계묘년을 살펴보았다.
조선사의 계묘년은 그닥지 큰 변고나 사건사고가 없이 대부분 무탈하게 지나갔다.
세종 5년(1423년,27세)은 세종 즉위 후 7년간 가뭄이 들었던 시기로 조선통보를 주조하고 남산의 봉화대를 축조하는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시기였다.
연산군인 왕세자 책봉을 한 성종 14년의 1483년, 우박이 심하게 내렸던 1543년(중종38년), 1592년부터 6년간 치욕적인 임진왜란과 1597년 정유재란까지 두차례의 외세 침략을 받고 6년이 지난 후의 1603년(선조36년), 구제역,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이 돌았던 1663년(현종4년),노론과 소론으로 당쟁이 심했던 1723년(경종3년), 아버지인 사도세자(장헌세자)에게 존호를 올렸으며 가뭄과 흉년이 들었던 1783년(정조7년), 세도정치 시절의 1843년(헌종9년), 일본으로부터 최초의 근대식 군함인 양무호(揚武號,3천톤,길이105미터)를 구매한 1903년(고종40년,대한제국), 대한민국 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해이며 대한민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방자,외아들 이구가 고국으로 귀향한 1963년(박정희대통령 취임)이다. 그리고 60년이 흐른 2023년은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될까.
자질구레한 사건들로 점철되지만 부모에게 0세 아이 70만원, 1세 아이 월 35만원을 지급, 태풍 카눈이 발생했으며 후쿠시마오염수 방류, 이상기후가 본격화되었고 저출산고령화가 가시화되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영부인 특검,돈봉투사건, 중진퇴진등 상대방공격은 조선시대의 노론,소론,동인,서인으로 갈라져 국익과 백성보다는 정당마다 자살골 정치에 함몰되고 있는 것이 윤석열대통령의 재임 2년차이다.
조선시대와 현대사에서 계묘년은 세종시대 가뭄,중종시대의 우박피해,구제역등 전염병이 돌았던 현종,가뭄과 흉년의 정조,태풍과 홍수,가뭄등 기후위기의 윤석열대통령시기로 요약하게 된다.
더욱이 탄소중립과 온실가스감축,기후변화적응,먹거리문제등 대외 외교력을 강화하여 집중적으로 새로운 전략과 변화속에 미래를 재설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90년대 한,중외교가 시작될 즈음 우리나라 정치가 국제적 시각을 제대로 인지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국에 대해 역사적으로 가장 대등하게 접근했었던 중국과 경제적 외교를 이용하여 남,북관계, 미,중,일관계를 잘 활용하여 자원외교나 먹거리외교에서 충분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잃고 말았기 때문이다.
뮤지컬<시스트 액트>의 메시지는 통속적인 즐거움보다는 대중에게 주는 구원과 희망의 메시아가 무엇인지 최악의 환경에서 자신을 어떻게 사회에 동화되어 환원시킬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은 대부분 여성들로 채워지고 잇다는 아쉬움이 있다.
2021년 인터파크 뮤지컬 전체 예매자 성비가 여성 77.1%, 남성 22.9%였다. 올 한해 뮤지컬공연장을 찾았을 때 남성들은 하얀 쌀밥에 얹은 검은콩 몇알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연장의 핵심 계층은 20·30대 여성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케팅의 중심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느끼게 한 뮤지컬공연이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