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008년에 졸업한 경영학과 00학번 신승재라고 합니다.
2008년 한국e스포츠협회라는 곳에 취업해서 나름 재밌는 일을 하며 박봉과 네티즌들의 욕을 무진장 받고 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해봤는데 이력서 관련 자료가 있네요.
취업한지 꽤 되었지만 항상 대학생활이 그립고,
졸업하고 약 1년 백수였던 취업 준비기간 역시 가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대한 기대와 환타지가 짬뽕되었던 그 때가... (그땐 순진했었죠 ㅋ)
아무튼, 지금도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후배님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2년 전 한 취업카페에 올렸던 글을 공유 드립니다.
제가 입사하고 처음 그냥 방치되었을 때 이력서 정리를 하면서 느꼈던 점입니다.
그럼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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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뜬금없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오늘 했던 일이 2008년도 이력서를 정리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업한지 이제 1달밖에 안 되어서
아직도 취업준비생의 기억이 생생하고
또 여전히 분투하고 계시는 수많은 동지(?)님들을 언제나 맘 속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올립니다.
오늘 이력서랑 자소서 좀 정리해서 한 곳에 보관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력서 뭉치를 들고 하루종일 봤습니다.
제 회사는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니고 연봉도 짜고 그런데도
오늘 본 이력서는 거의 200개 정도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서 이력서만 200개 였습니다.
취업이 얼매나 빡신지 세삼 느꼈고 또 그 200:1을 뚫은 제 자신이 재수가 좋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정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인사담당자의 심정입니다.
처음 이력서를 하나하나 볼 때
꼼꼼하게 하나하나 세심하게 읽었습니다.
아, 이 여자는 이쁘구나, 공부도 잘했네.
아, 이 사람은 아저씨같애.
아, 이 여자분은 실물이 더 이쁠 것 같애.
부터 시작해서 출신학교, 자격증, 경력, 어학능력, 심지어 가족사항까지 다 봤습니다.
자소서는 말할 것도 없지요.
하지만 30개를 그렇게 보고나니, 슬슬 지겹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대부분의 이력서가 '모코리아' 취업 사이트에
나 좀 데려가주삼 하고 올려논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헤드헌터를 노리는 이력서에는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지원동기' 와 '입사 후 포부'가 거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어느 회사를 갈지 모르니까요.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이력서를 다 보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재미없었고, 지겨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순으로 봤습니다.
1. 사진 (이건 어쩔 수 없더군요. 확실히 잘 나온 사진에 눈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2. 출신학교 (이건 저랑 비교 좀 해볼려고. 나보다 얼마나 잘났나 이런 거)
3. 지원동기 (왜 우리 회사를 원하는가를 나타낸 자소서는 20개 정도밖에 안 되었습니다.)
4. 입사 후 포부 (그 20개 중에서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파악이 되어있는 이력서는 10개도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력서의 주인공들은 모두 저의 면접 파트너였습니다.)
5. 토익점수 (정말 별 필요없는 정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눈이 가긴 가더군요.)
나머지는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물론 인사담당자는 더 자세히 보겠지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200개 밖에 안 되는 이력서를 보는데도 이렇게 쉽게 지루해지는데
수천 수만개의 이력서를 보는 대기업 인사팀은 어떻겠냐 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께 말해주고 싶은 것은,
제가 위에 적은 5개를 꼭 숙지하라는 겁니다. 학교는 어쩔 수 없겠지요.
하지만 정말 지원동기랑 입사 후 포부가 중요합니다.
회사는 Good Person보다 Right Person, 즉, 자기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200개의 자소서 중에는 정말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원하는 요소가 없는데 어쩌겠습니까.
퇴근 후 저를 뽑은 상사와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저를 뽑으셨습니까?"
"관심과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오."
저 대답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업후기 글에도 적었지만
회사 이름만 바꾸면 어디에든 지원할만한 자소서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잘났다가 아니라 왜 이 회사의 이 직무인가를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취업에 성공한 제 친구들을 비롯해서 제 주위 사람들은 모두 저 내용에 공감을 합니다.
제 나름대로 글을 썼지만,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해서 이렇게 올립니다.
저도 압니다. 최대한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을요.
하지만 어디를 지원하든 조금만 시간을 더 내셔서 회사에 대한 관심을 꼭 표현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시즌이 좀 지나 늦은 감이 있지만 정말 모든 분들이 성공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올립니다.
그럼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