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부터 전국에 태풍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촉각을 곤두 세운 기상예보가 수시로 변하더니 당일엔 중부지방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해서 크게 안도하였다.
‘원통산’이라는 이름은 1786년에 나온 <음성읍지>에 ‘둥글 원(圓)’과 ‘통할 통(通)’자를 사용한 ‘원통산(圓通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원만하게 잘 통한다는 뜻으로 지어진 원통산이라는 산 이름은 일제강점기에 민족정기를 말살하려는 의도에서 ‘원망하여 서럽게 울다’라는 뜻의 ‘원통산(怨慟山)’으로 산 이름을 변경해 지형도에 표기했다.
또한 더 이상 큰 인물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산의 정기를 끊는다고 원통산 정상에 쇠말뚝(20여년 전에 제거됨)을 박기도 했다.
그런 사실을 안 지역주민들이 2015년에 종전대로 지형도상의 산 이름을 개명해야 한다고 탄원했다.
마침내 2016년 3월 25일 국토지리정보원 고시에 의해 본래 이름을 찾게 되었다.
음성군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뜻에서 정상에 전망대를 겸한 2층 정자를 짓고, 그 이름을 ‘원통정(圓通亭)’이라 명명했다.
승대산(僧代山)은 중대산, 성대산(聖代山)이라고도 한다.
‘중대산’은 승대산의 한자를 풀어서 표기한 것이고, ‘성대산’은 승대산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들머리인 ‘둔터고개’는 승대산과 국망산 간의 고개로서 ‘둔티재’ 또는 ‘둔대현(屯岱峴)’으로도 불리는데, 임진왜란 때 진을 친 곳이란다.
‘영산리(嶺山里)’ 버스정류장에는 ‘영산 1리’, 경로당 현판에는 ‘영촌(嶺村)’, 지형도에는 ‘잿말(재마을 嶺村)’ 등으로 불리고 있다.
통칭 ‘고갯마을’이라는 뜻이고, 큰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산행코스: 둔터고개-승대산-<오갑지맥>-질마재 표지판-원통산-사랑·장군바위-우실고개갈림길-묵은임도-영산1리마을 표석(4.5h)
궤적.
약 8km에 4시간 30분.
고도표.
<월간 산>
<월간 산> 악돌이 만화.
미리 준비한 표지기.
네비 주소창에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산156'을 입력하여 안내판이 있는 임도입구에 버스를 댔다.
임도 철문은 굳게 잠겨있어 민가로 통하는 옆으로 들어가...
잠겨진 철문을 돌아보았더니 휀스까지 둘러져 있다.
처음엔 검둥이가 개걸스럽게 짖어대더니 나중엔 꼬리를 살래살래.
좌측 산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굽어도는 임도를 따랐더니 다시 휀스와 철문. 마루금은 우측 휀스를 따라 이어지지만...
조금 더 진행하다 만나는 右곡각지점 절개지를 올라 산길을 들어선다.
<절개지에서 돌아본 사진> 일행들은 깎아지른 절개지 직전에서 능선으로 붙지만...
나는 절개지를 돌아 우측 능선으로 붙었다. 앞서간 사람은 더 진행하다 완만한 사면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군데군데 막대기가 꽂혀있는 걸 보니 어린 묘목을 식재한 곳인 듯.
묘목 식재지를 벗어나는 곳에 '장수 황씨' 묘가 있다. '배위(配位) 강하(江夏) 최씨지묘'
다소 가파른 산길...
30여분 만에 승대산에 올랐다.
이후 내림길을 내려서면 '질마재'. 질마재는 지형도에 따라 제각각으로 여러군데가 있다. *질마는 멍에를 일컫는 길마의 방언.
후텁지근한 날씨에 별 특색 없는 산길.
육산의 산세에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그 위에서 식사 중이었던 청한수호님.
'질마재', '질마마루'하며 잘록한 안부마다 비슷한 이름을 들먹인다. 그래서 질마재는 이미 고유명사로서의 기능을 잃어 버렸다.
그러다가 만나는 또다른 질마재. 우로 뚫린 골프장 울타리가 있는 곳이다. 산으로 올라온 골프공 몇개를 주웠다.
골프장 철조망을 조금 오르자 경고문. 간단요기를 한 뒤...
오갑지맥을 만난다. 오갑지맥과 국망(보련)분맥이 만나는 지점이다.
송전탑을 지나자...
또다시 질마재(고도 약 500m) 안내판이 있다. 질마재 중에서 제일 높은 고개지만 제일 고개답지 않은 고개다.
양 옆으로 희미한 길흔적이 보이는 이곳의 지명은 '질마재 안내판'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가파른 오름길엔 밧줄.
아흔이 다 된 권형님의 투혼.
2층 정자가 우뚝한 원통산에 올랐다.
원통산의 이정표.
원통산 안내판과...
정상석.
원통정(圓通亭)의 현판. 작은 글자는 '병신년 가을 湖村題'.
기념사진을 남기고...
지나온 산줄기를 헤아려 본다. 가까이 승대산 뒤로 불룩 솟은 국망산과 더 뒤로 맥을 잇고 있는 보련산 줄기. 소위 '국망(보련)단맥'이다.
오른쪽 골짜기는 하원곡·상원곡으로 이루어진 원통골. 이 물을 생명수로 담아내는 대덕(大德)저수지.
방향을 틀면 일일이 헤아리지 못할 산맥들.
원만하게 잘 통한다고 하였으니 '이제 만사형통'이다.
표지기를 달며 돌아보는 원통정.
우리가 내려가야할 방향은 사곡리·신댓말 방향. 월정리 방향은 오갑지맥으로 행덕산(447.1) 방향.
후미에 쳐진 장수 씨를 기다리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다. 그는 많이 지쳐있는 상태.
기다림의 시간속에 "이 무슨 벌?"
장수·정기 씨와 합류하여...
'구절터약수터' 안내판이 있는 곳의...
이정표.
밧줄 계단길을 내려서다...
노란 원추리.
안전밧줄과 이정표.
헬기장이라는 이정표를 따르지 않고 사면으로 비스듬히 돌았더니 헬기장으로 올라간 한덤님과 똑같이 만난다.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는 '상봉(해발 약 575m)'이라 하였고, 사면길엔 '상봉 둘레길' 표지판이 붙어 있다.
헬기장(상봉)을 내려선 지점의 이정표.
쪼개진 바위는 '신선의자바위'.
신선이 알을 깨고 나오면서 갈라진 바위다. 다시 접이식 의자를 접으면 금간 흔적만 남고 딱 맞아질 듯.
안내판엔 '병풍바위'인데, '월간 산'에선 '삼형제 바위'라고 한다. 스토리텔링이 그럴 듯하려면 우선 명칭통일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
병풍바위,삼형제바위 아래에 또다시 왠 '토끼바위'.
소원바위·사랑바위 표지판.
두 눈을 부라리는 장군바위는 어린이 만화영화 주인공을 닮았다.
소원바위의 스토리텔링.
사랑바위는...
19금이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입을 맞추다보니 코가 납작해졌다.
오른쪽 뒷통수에도 키스하는 또다른 모습이 보이고, 좌측 상단부에는 고개를 돌린 도마뱀의 형상이 있다.
아담과 이브의 사랑을 시샘하는 사탄인가?
안전밧줄을 지나자...
암자가 있었을 법한 작은 공터가 나오더니 작은 바위에 매직 글귀가 쓰여져 있다.
"희망이 없을지언정 용기마저 놓쳐서는 안된다 - - - "
임도급 너른 길.
헬기장 입구 이정표.
사랑바위(능선방향) 갈림길.
운동기구가 있는 헬기장. 헬기장을 지나 나즈막한 봉우리를 좌로 우회한다.
이정표의 '영산리마을입구' 방향.
임도급 너른 길.
다시 이정표가 가리키는 임도급 너른 길.
이정표의 '잿말입구'다. '영산리'나 '잿말'이나 같은 마을이름이다.
"거 나무 아래 엎드려 있는 고라니야, 쉬었다 가거라~"
임도급 산길은 사면을 빙빙 돌아...
이목구비가 선명한 바위를 지나면서...
마을어귀에 내려선다.
돌아본 모습과...
이정표.
씻을 곳이 마땅찮은 하산지점에 물줄기가 도로를 타고 흐른다.
옳거니, 일찍 내려온 일행들이 어딘가에서 수도꼭지를 틀었나 보다.
아니나다를까, 민가 대문 앞에 설치된 수도에서 일행들의 행적을 찾아 체면불구하였다.
고마운 아주머니께 '깃대봉' 님이 치킨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을 갖다 드렸다.
등목을 하고, 셔츠를 빨아 불끈 짜서 입은 느낌은 시원 산뜻. 그런 뒤 올려다 보는 수국.
산그늘 밑에 또아리를 튼 우리 일행들.
돌아본 산길 입구의 이정표와...
원통산 등산 안내도.
연거푸 여러잔의 탁음료를 마신 뒤...
부가촌 '영산1리(잿말)' 표석 앞에 섰다.
길건너 산자락에 비석이 있어 가까이 갔더니...
경주 이씨 신도비다.
'증대광보국숭록대부의정부영의정월성부원군신도비명'.
귀갓길, 차창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본격 태풍이 시작되나 보다.
첫댓글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노고에 감사합니다.
행복한 토요일되세요^^
그래, 들강을 보면서 늘 활기를 느끼게 돼.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에 수줍은 듯한 모습은 요즘 청년 같지 않지.
충주 '탑평리칠층석탑' 탑돌이를 하면서 소원을 빌어보라하였더니 "장가가고 싶어요.장가보내 주세요"하였지.
한편 웃음도 나왔지만 진심이 묻어나온 소원이 분명하리라 여겼어.
멀지 않은 시기에 좋은 새악시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
이참에 공개구혼 좀 하자.
40대 후반으로 몸과 마음 건강한 총각이니 뜻있는 여성분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