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사(天台寺)에서
/ 김 경하
낡아서,
쪼글쪼글한 씨앗 같은
대웅전 속으로 들어갔다
닮지는 않았는데 연밥이리라
촛불을 켜고
향불을 켜고
두 손 모았다
와불이된 마루에 무릎을 꿇으니
벽에도
천정에도 온통 연분홍 꽃잎이다
파-란 하늘이 내려와 앉고
삼랑진 강물에 반짝이던 햇살이
문살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나무만상불...
내 안에서 젖은 목탁소리가 난다
댓돌을 내려서니
젖니 두개가 난 아이처럼
일주문이 방긋 웃는다
통천제일문通天第一門
(071103)
첫댓글 처처부처라더니 누운 나무 등걸이 부처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고운 밤 되세요.
심오한 글을 이해하느라 여러번을 보고 봅니다. 맑고 천진스럽다고 정리를 하며 잘 머물렀습니다. 고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고운 밤 되세요.
에궁... 봐도 봐도 모르겠어요. 뭘 알아야 보이고 들릴 텐데.... 깊은 뜻을 헤아리려면 어찌하면 되나요 ?
ㅎㅎㅎㅎ 표현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낡은 절(천태사)에 들어가 보니 씨앗(연밥) 속에 들어온 느낌을 받았습니다...마루는 와불이된 부처 같고, 만물이 다 부처라는 저의 생각에서 나무만상불이라고 했습니다...감사합니다. 고운 밤 되세요.
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속뜻을 헤아리지 못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풀이에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통천제일문通天第一門 ... 마곡사 해탈문이 거기에도 있었군요... 무릅-->무릎이 아닐까요? 저도 맞춤법에는 자신이 영...
물방울이 제 경계를 허물고, 잎이 되기도, 꽃이 되기도 하듯이, 통천문이야 도처에 있는듯...삐뚤어진 명찰을 바로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두손모으고 세상을 관조하시는 모습이 선연합니다.문운하시어요.
하루빨리 쾌차하시기를 멀리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