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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짱’ 이세돌! ‘올해의 고춧가루’는 박종열? 사이버오로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인물 | |||
2007년이 저물어 간다. 한 해가 지나갈 무렵이면 어김없이 뒤돌아보게 되는 연말결산. 이때쯤 등장하는 각 매체들의 연례행사가 10대 뉴스다. 그렇다 보니 관성처럼 선정하는 10대 뉴스…, 이젠 식상하다. 사이버오로 기자들은 이러한 매너리즘을 탈피해 올 1년 동안의 흐름을 색다른 맛으로 훑어보는 2007년 각 부문별 기사 10명을 선정해 보았다. 이름하여 사이버오로가 선정한 올해의 반상 10대 인물. 독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아래 10개의 포지션 중 2007년 최고의 영예는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 꼬릿말을 통해 한번 정도 콕 찍어주는 센스를 기다린다. 1. 올해의 짱 → 이세돌! 2007년의 짱은 누가 뭐래도 이세돌 9단이다. 팬들도 알다시피 올 한해 이세돌 9단이 접수한 타이틀은 무려 6개. 얼마 전 박영훈 9단에게 2연승 후 3연패라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로 GS칼텍스배를 내주긴 했지만 아직도 그의 수중엔 큼지막한 타이틀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쎈돌 9단’이란 무지막지한 별명만큼 이세돌 9단의 2007년은 화려함 그 자체다. 2007년 벽두부터 메가톤급 태풍의 위력으로 도요타덴소배 결승에 올라 장쉬 9단을 처참히 눕히고 새해를 열었다. 재미있는 건 최종국에서 39개짜리 초대형 대마를 잡았는데 이는 세계대회사상 가장 큰 사석이라고 한다. 쎈돌 9단이 방내기인 줄 착각하지 않고서야. 도요타덴소배에서 탄력 받은 이세돌 9단은 이후 기수를 돌려 국내기전을 차례차례 정복해나간다. 맥심커피배에서 박정상 9단을 2:1로 물리치고 대회 3연패를, 물가정보배에선 이영구 6단을 2:1로 쓰러뜨리고 2연속 우승을, 국내 최대 기전인 명인전에서도 조한승 9단을 3:0으로 가볍게 누르고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해 나간다. 중간 중간에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우승과 LG배,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는 등 지치지 않는 돌쇠 체력은 12월 마지막 달에 대망의 국수타이틀을 석권하면서 2007년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2. 올해의 발견 → 한상훈! 2007년이 배출한 최고의 루키 한상훈 2단! 한상훈은 2006년 12월 연구생 나이제한인 18세를 넘기기 일보직전에 입단문턱을 겨우 턱걸이한 신출내기 기사다. 14번의 입단대회 도전 끝에 간신히 연구생 퇴출을 면한 늦깎이답지 않게 프로가 되자 마자 왕위전 도전자 결정전 진출, 한국바둑리그 2장 지명,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진출 등 ‘초단’의 신분에서 일궈낸 성적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엄청난 전과를 거뒀다. 이러한 혁혁한 성적으로 입단한 지 1년도 안돼 2단 승단의 기쁨을 누린 그는 내년 초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을 마치면 3단까지 자동승단이 보장돼 있다. 2007년 ‘괴물 초단’ 소리를 들었던 그가 과연 이세돌 9단마저 잡으며 세계바둑사에 파천황의 사건을 일으킬 것인지. 3. 올해의 재발견 → 목진석! 2007년 바둑가의 또 다른 흥행코드 목진석 괴담! ‘괴동’이 ‘괴담’으로 돌아왔다. 1989년 111국, 1993년 90승. 이창호 9단이 세웠던 전설적인 기록들이 2007년 목진석 9단에 의해 모조리 깨져버렸다. 목진석 9단은 12월 20일까지 121국과 93승이라는 무한대의 터보엔진을 돌려대며 1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연간 최다대국-최다승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싹 바꿔치기했다. 올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아쉽게도 타이틀 획득이 없었다는 게 옥에 티지만 농심신라면배 본선3연승, 맥심커피배 결승진출 등 나름대로 알찬 결실을 맺으면서 2005년 이후 타이틀 전선에서 자취를 감춘 뒤 3년 만에 화려하게 비상을 했다. 1994년에 입단한 목진석 9단은 ‘초단 돌풍’의 원조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입단하자마자 두각을 보인 기사다. 초단 시절 롯데배 한중대항전에 출전해 중국 최정상급 기사인 녜웨이핑 9단을 무너뜨리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공표하더니 KBS바둑왕전 우승, LG배 세계기왕전 준우승 등 꾸준한 기량을 보이면서 국내 정상급 기사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KBS바둑왕 타이틀을 단 한번 획득했을 뿐이라는 게 최정상급 기사로는 아쉬운 면이지만 2007년의 디딤돌을 바탕으로 2008년에는 얼마만큼 뛰어오를 수 있을지. 4. 올해의 추락 → 최철한! 2003년, 천하가 이창호의 발밑에 꿇어 엎드릴 시기에 홀연히 나타난 독사 최철한! 꿈쩍도 않는다는 돌부처를 맹독성 이빨로 물어뜯으며 이창호 제국에 구멍을 뚫어버린 혁명가가 최철한 9단이었다. 2003년 이창호 9단이 가지고 있던 국수와 기성 타이틀을 빼앗으며 순식간에 최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한 그는 이후 국내와 세계무대를 꾸준히 넘나들면서 신사대천왕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2006년 1월엔 한국랭킹 1위에도 올라섰던 그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2007년 들어와 믿기지 않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최철한 9단의 부진이 감지된 건 2006년 말. 이세돌 9단에게 자신의 마지막 타이틀이었던 GS칼텍스배를 힘없이 헌납한 뒤로 2007년이 시작되자마자 각종 기전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성적부진에 따른 랭킹하락도 당연히 뒤따라왔고 12월 랭킹에서는 조한승 9단과 목진석 9단에게까지 추월을 당하며 6위까지 주저앉았다. 현재 42승 35패 55%의 승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8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랭킹제에 따른 순위 추가하락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재도약을 위한 재충전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슬럼프인지? ‘독사’, ‘올인보이’의 별명처럼 파괴력 넘치는 최철한 9단의 모습을 2008년에는 다시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5. 올해의 저평가된 우량주 → 원성진! 2007년은 원성진 8단에게 실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박영훈, 최철한 9단과 함께 동갑내기 라이벌로 부각되면서 일찌감치 차세대 선두주자로 각광받았던 원성진 8단. 그 뛰어난 기량을 여러모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타이틀과의 인연은 지독하게 없었다. 그러던 그가 2007년 들어서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을 우승하더니 박카스배 천원전에선 강동윤 7단을 물리치고 드디어 본격기전 첫 우승의 코를 꿰뚫고야 만다. ‘성진이 형은 한국랭킹 10위안에 무조건 드는 실력입니다.’ ‘성진이 형 정도면 어느 기전이라도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죠.’ 이영구 6단, 백홍석 5단, 김지석 4단 등 잘 나간다는 신예 기사들은 한결같이 원성진 8단의 실력을 추켜세운다. 송아지 3총사의 두 동갑 기사(박영훈, 최철한)에 비해 오랫동안 타이틀을 따지 못했을 뿐이지 불만 제대로 붙여주면 언제라도 치고 나갈 수 있는 로켓포의 성능이란 해석이다. “프로가 되고 첫 번째 목표가 본격기전에서 우승하는 것이었다. 목표를 이제야 달성해 기쁘다. 2008년에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군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박카스배 천원전을 우승한 후 원성진 8단이 밝힌 당찬 포부에서 그의 2008년 활약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2008년엔 최고의 우량주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니 베팅에 눈이 밝으신 분들은 원성진 주식을 서둘러 사둬야 할 것이리라. 6. 올해의 불운아 → 조한승! ‘2%부족’, ‘한 끗발 부족’ 2007년을 참 마음 아프게 보냈던 이가 있다면 조한승 9단일지도 모르겠다. 조한승 9단을 따라다니는 위의 슬픈 닉네임처럼 그의 올 한해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번번이 미끄럼틀을 타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2007년 LG배 세계기왕전 준결승에서 후야오위 8단에게 필승의 바둑을 실족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조한승 9단은 올해 역시 국내 최대 기전인 강원랜드배 명인전과 KBS바둑왕전 결승무대에 올라섰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모두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본격기전 준우승만 벌써 6번째. 한국랭킹 4위에 랭크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조한승 9단인지라 그의 결정력 있는 한 방이 아쉽기만 하다. 예전 창하오 9단이 세계 대회 준우승만 계속 해서 새가슴(?)이란 불명예를 안기도 했는데 조한승 9단도 자꾸 준우승만 하다가 정말 습관이 되는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된다. 2008년, 그의 화끈한 KO펀치를 기다린다. 7위. 올해의 원더걸 → 박지은! ‘대리배 우승’, ‘원양부동산배 결승진출’, ‘지지옥션배 우승 결정’ 국내 여자바둑은 여전히 루이 천하다. 여류기성과 여류국수, 여류명인까지 현 국내 여자기전 전 타이틀을 한 손아귀에 쥐고 있는 루이 9단. 그러나 국외로 눈을 돌리면 박지은 천하다. 국내기전보다 세계기전에서 더 강한 여전사. 대리배에선 김혜민 5단과 자매대결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고 원양부동산배에서도 결승까지 치고 올라가 루이 9단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세계기전의 활약과 더불어 지지옥션배에선 조훈현 9단의 연승을 막아내며 여자팀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8. 올해의 반짝 스타 → 이민진! 사이버오로 컨텐츠팀 전체가 고민을 많이 한 항목이다. 정관장배에서 기적 같은 5연승 퍼레이드를 보여주며 한국팀에 정관장배 첫 우승을 안겨준 ‘5연승의 엽기적인 그녀’ 이민진 5단. 그러나 정관장배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올해의 반짝스타’로 선정되었다. 올해 정관장배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시드를 받은 이민진 5단이 다시한번 광저우대첩을 재현하기 위해 2008 정관장배를 앞두고 요즘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9. 올해의 고춧가루 → 박종열! ‘내가 꼭 이길 건 아니지만…. 내가 꼭 지란 법은 없잖아?’ 누가 한 얘기일까?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박종열 5단. 1953년생인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54세의 시니어 기사다. 박종열 5단이 왜 올해의 고춧가루로 선정되었을까? 알만한 팬들은 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가 삼성화재배 1차 예선에서 중국의 강타자인 저우허양 9단을 꺾는 대사건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박종열 5단은 자신의 상대가 저우허양 9단으로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국 전날 밤 S모 기자와 2차까지 가는 배짱(?)을 보여줬다. 자포자기의 체념상태였는지 투지를 불태우기 위한 의욕다지기 차원이었는지는 이튿날 나타났다. 취권으로 저우허양 9단을 눌러 중국측 선수단을 경악시켰다. 박종열 5단은 2차예선에서 황이중 6단에게 아쉽게 지고 말았지만 2007년 최고의 딴죽, 고춧가루로 손색이 없다. 박종열 5단이 저우허양을 이기고 했다는 말. “저우허양도 실수할 때가 있는 거지 뭐….” 10. 올해의 기전 → 지지옥션배! 2007년 한해에도 바둑계에 가장 반가운 소식은 새로운 기전의 창설이었다. 34기를 끝으로 잠정 중단됐던 명인전이 강원랜드 하이원의 후원에 힘입어 국내 최대 기전이 된 것과 함께 새 기전인 지지옥션배의 출범 또한 고무적인 일이었다. 특히 지지옥션배는 참신한 구상으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자기사들과 시니어기사들의 맞대결이란 신선한 기획에 농심신라면배의 히트작인 연승제를 도입한 것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시니어 기사들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회 시작부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도 흥행을 뒷받침했다. 여자팀은 1장으로 나선 박지연 초단이 초반부터 3연승 끗발을 올리며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어서 김수진 2단이 2연승을, 김은선 3단도 4연승을 챙기고 나서며 여자팀은 시니어팀을 일찌감치 막판에 몰아붙였다. 시니어팀은 주장 조훈현 9단만이 살아남아 1:8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조훈현 9단은 김은선 4단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며 여자기사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려 나갔다. 파죽의 6연승. 박지은 8단과 루이 9단만 남게 되는 정말 알 수 없는 상황까지 오면서 지지옥션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아무리 여자기사라 해도 중과부적이었을까. 조훈현 9단은 박지은 8단과의 대국에서 다 이겼던 바둑을 막판 어이없는 실족으로 반집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극적인 대단원이었다. 2007년 최고의 히트기전 지지옥션배는 시상식에서 대회 참가기사들이 직접 둔 바둑판에 사인한 휘호바둑판을 경매에 붙이는 행사로 더욱 시선을 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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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badugy79@cyberoro.com) |
첫댓글 바둑...올해는 재미있는 사건이 많았는데 여기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