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에 會于會稽山陰之蘭亭하니 修禊事也라. 영화 9년(CE 353) 계축년 늦은 봄 초에 회계군 산음현의 난정에 모여 수계 행사를 가졌다.
● 群賢畢至하고 少長咸集하니 此地에 有崇山峻嶺과 茂林修竹하고 又有淸流激湍이 映帶左右라. 어진이들이 다 이르고 젊은이와 노인이 다 모였으니 이 곳에 높은 산과 높은 고개와 무성한 숲과 길게 자란 대숲이 있고 또 맑은 시내와 급한 여울이 좌우에 비쳐 둘러 있다.
● 引以爲流觴曲水하여 列坐其次하니 雖無絲竹管絃之盛이나 一觴一詠이 亦足以暢敍幽情이라. 是日也에 天朗氣淸하고 惠風和暢하니 仰觀宇宙之大하며 俯察品類之盛하여 所以遊目騁懷가 足以極視聽之娛하니 信可樂也로다. 냇물을 끌어들여 술잔이 흐르도록 물을 굽게 하여 차례대로 벌려 앉으니 비록 관현악기(음악)의 성대함은 없으나 술 한잔에 한번 시 읊음이 또한 족히 그윽한 정을 마음껏 펼 수 있었다. 이날 하늘은 맑고 공기는 깨끗하고 봄바람이 화창하니 우주의 원대함을 우러러보고 만물의 성대함을 굽어 보니 눈돌려 생각을 찾는 바가 보고 듣는 즐거움의 지극함으로써 족하니 진실로 즐길만 하도다.
● 夫人之相與하여 俯仰一世에 或取諸懷抱하여 晤言一室之內하고 或因寄所托하여 放浪形骸之外하니라. 무릇 사람들이 서로 더불어 짧은 한 세상에 혹자는 여러 회포를 취하여 한 방 안에서 서로 대하고 말을 하고 혹자는 맡겨진 바에 의지함으로 인하여 육체의 밖으로 방랑하니라.
● 雖趣舍萬殊하고 靜躁不同이나 當其欣於所遇하여 暫得於己하여든 快然自足하여 曾不知老之將至라. 비록 취사 선택이 많이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같지않으나 그 즐거움에 맞는 바로 하여 잠시 자기의 뜻을 얻거든 자만하고 자족하여 이에 장차 늙음이 이르름을 알지 못하니라.
● 及其所之旣倦하여 情隨事遷이며 感慨係之矣라. 向之所欣이 俛仰之間에 以爲陳迹하니 猶不能不以之興懷로다. 況脩短隨化하여 終期於盡하나니 古人云 死生亦大矣라하니 豈不痛哉아. 그 즐거움 이미 싫증남에 이르러 정이 일에 따라 움직이며 감개가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 지난번의 즐거운 바가 잠깐사이에 이에 지난 자취가 되니 더욱 감회를 일으키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로다. 하물며 수명이 길고 짧음이 변함에 따라 끝내 다함을 기약하나니 옛날 사람이 이르길 생사 또한 큰 것이라하니 어찌 애통하지 않으리오.
● 每攬昔人興感之由하면 若合一契하여 未嘗不臨文嗟悼하니 不能喩之於懷라. 固知一死生爲虛誕이요 齊彭殤爲妄作이라. 後之視今이 亦猶今之視昔이리니 悲夫라. 故로 列敍時人하고 錄其所述라. 雖世殊事異나 所以興懷는 其致一也니 後之覽者도 亦將有感於斯文이리라. 매번 옛 사람이 감회를 일으킨 이유를 보면 마치 부절을 합한 것 같아 일찍이 글을 대함에 탄식하고 슬퍼하지 않은 적이 없으니 마음에서 그것을 깨달을 수 없는 것이라. 진실로 한번 죽고 삶이 허망한 것이요 오래 살고 일찍 죽음이 같아지는 망령된 것이 되는 것이라. 후세 사람이 지금 사람을 봄이 또한 오히려 지금 사람이 옛날 사람을 보는것과 같을 것이리니 슬프도다. 당시의 사람들을 차례로 써서 그 서술한 바를 기록한 것이라. 비록 세상이 다르고 일이 다르나 회포를 일으키는 바는 그것이 일치할 것이니 후세에 보는 자도 또한 이 글에 느낌이 있을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