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A매치 121게임 출전기록이 FIFA(국제축구연 맹)에서 뒤늦게 공인받아 센추리클럽에 가입함으로써 ‘차붐’의 골사냥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72년 5월 7일 방콕아시안컵 이라크전에서 18세 350일로 A매치에 데뷔한 차 범근은 70년대에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의 갈색폭격기’로 활약했다면 80 년대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의 명성을 드높였다.99년 말 국제축구 역사·통계연맹(IFFHS)이 20세기 아시아 최고선수로 선정한 차범근이 A매치 에서 수확한 55골과 독일진출 이후 쌓은 108골(리그 98골) 중에서 가장 극적 인 골을 되짚어 본다.
◆A매치 첫 해트트릭=75년 8월 9일.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벌어진 메르데카대회 5차전에서 일본을 만났다.태극마크를 단 이후 세차례 일본과 격돌했지만 한골도 넣지 못한 상태.마치 분풀이라도 하듯 전반 4분 만에 선취골을 터뜨린 뒤 전반 17분 오치하이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반 4 2분과 후반 2분에 번개 같은 연속골을 작렬하며 첫 해트트릭을 수립해 3-1승 을 이끌었다.
◆종료 7분 전부터 세골 맹폭=차범근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대표 적인 경기.76년 9월 11일 동대문에서 열린 대통령배국제대회(박스컵) 첫 경 기에서 말레이시아를 만나 종료 7분 전까지 4-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하지 만 차범근은 후반 38·42·44분 전광석화 같은 해트트릭을 세우며 4-4로 기 적의 동점 드라마를 연출.A매치 3번째 해트트릭.
◆동양선수 최초의 UEFA컵 결승 골사냥과 우승=79∼80시즌 아인 트라트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UEFA(유럽축구연맹)컵 첫 우승을 차지한 뒤 8 7∼88시즌 바이에르 레버쿠젠에서 다시 UEFA컵 결승에 올랐다.스페인 RCD 에 스파뇰과의 1차전에서 3-0패.홈경기인 2차전서 세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우승 .후반 36분.차범근이 3-0 쐐기골을 명중해 팀을 기사회생시켰고 결국 승부차 기에서 3-2승으로 동양선수로는 유일하게 두번씩이나 유럽클럽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유럽팬들이 ‘차붐’이란 애칭을 기억하게 된 차범근 최고의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