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달하면서 종래에는 실현하기 힘들었던 교통수단들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고속철도와 전기차는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고, 자율주행자동차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롭게 등장한 교통수단이 바로 드론택시다.
종래의 비행기는 활주로가 필요했기에 공항에서만 탈 수 있었다. 개인용 비행기를 갖는 것은 대기업이 아니면 힘들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도 있었지만 크기가 크고 소음이 심해 활용에 한계가 있다.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드론이라는 무인항공기가 등장하였다. 대체로 드론은 크기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되는데, 주목되는 것은 무게 150~600kg 사이에 있는 중간 규모의 드론이다. 사람 1~2명을 싣고 가볍게 날기에 적절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같은 드론을 도시에서 활용하자는 발상이 나왔다. 도시는 단거리 교통수요가 많은데 비해, 도로의 교통정체가 심해 수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 혼잡과 무관한 도시철도가 있으나 역이 지하에 있어 접근이 어렵고 차내 혼잡도가 높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드론을 활용하면 기존 교통수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풍부한 교통수요는 드론을 택시처럼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즉 돈이 되는 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에 선보였던 유인드론 이항216 모델©뉴스1
신교통수단으로서 드론택시의 특징은 여러 가지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조종사(파일럿)없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드론은 무인운전하는 철도(예: 우이신설선)와 마찬가지로 통제실에서 감시되는 자율운행을 한다. 조종사를 생략하면 그만큼 승객을 더 태울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하고 인적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
드론택시의 또 다른 장점은 전기를 동력으로 쓴다는 것이다. 모터는 엔진보다 가볍고 구조가 간단하며 정비가 쉽다. 또한 오염물질을 내뿜지 않으므로 공해방지에 도움이 되며 소음과 진동도 줄어든다. 이는 헬리콥터에 비해 좀 더 도심 쪽으로 운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접근성이 높아지고 사업성도 좋아진다.
드론택시는 낮은 수송력 때문에 기존의 모든 교통수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 도로의 택시가 버스나 지하철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드론택시에 특화된 수요를 잡는 데는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고급 비즈니스 수요, 응급환자 수송, 장기이식을 위한 빠른 배달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특히 서울은 한강이라는 좋은 교통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한강 주변에는 상암동, 여의도, 삼성동 등 주요 업무지역이 몰려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과거 서울시에서는 한강에 수상택시를 도입하여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였으나 한강 선착장까지 가야하는 어려움으로 번번이 실패한 바가 있다.
하지만 드론택시는 선착장보다 좀 더 가까운 육지 쪽에서 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빌딩 옥상에서 승하차를 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시범운행에 사용할 드론택시 이항216 모델 ©EHang社
한편 처음 도입되는 교통수단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드론은 기체(機體), 추진장치, 에너지원, 제어, 통신 등이 결합된 시스템이며, 충분한 시운전을 통해 안전을 검증 받아야 한다. 특히 무인으로 운행되는 만큼 드론 주변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물체를 스스로 회피하는 기술도 갖추어야 한다. 여러 드론의 군집비행도 효율성 개선을 위한 필수 기술이다.
다행히 서울의 한강 주변은 장애물이 적고, 비상시에도 넓은 한강 둔치에 비교적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만큼 조건은 좋다고 할 수 있다. 드론은 헬리콥터와 달리 여러 개의 로터(회전날개)를 쓰고 있으므로, 한두 개가 멈추어도 안전한 비상착륙이 가능하며, 또한 상부에 낙하산 설치가 가능한 것도 구조적인 장점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미래 교통수단으로서의 드론택시의 가치에 주목하고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도시들이 차세대 도시교통수단으로 경쟁적으로 도입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우리만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단계는 이미 지났다.
여의도 공원, 드론택시 시연 행사장 ©서울시
특히 서울시는 향후 상용화와 본격 도입을 염두에 두고, 오는 11월 11일 여의도 공원에서 드론택시의 시범비행을 시연할 예정이다. 여의도는 서울의 전통적인 업무지역으로서 많은 단거리 교통수요가 존재하는 곳이다. 4대문 안 도심을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설정하여, 불필요한 통과 교통량 감소,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의 효과를 보았던 서울시는 여의도 전 지역도 녹색교통진흥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여의도는 김포공항 및 도심, 강남으로 가는 동선의 집결지이다.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지나고 있으며, 신안산선과 GTX-B선, 서부선과 신림선 경전철이 들어올 교통의 요지다. 서울시는 바로 이 여의도를 드론택시의 거점으로 삼아 서울 미래교통체계 확산의 구심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하에는 고속 급행전철이 달리고, 땅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운행되며, 하늘에는 개인용 이동체가 날아다니는 미래 도시의 모습이 바로 여의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남북대치라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소형 항공교통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기술발달에 따라 드론택시가 등장하며 도시 신교통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서울의 드론택시가 속도, 편의성, 안전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새로운 이동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