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3일 나해 연중 제10주간 목요일
-전삼용 신부
복음; 마태5,20ㄴ-26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20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 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 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 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 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 와서 예물을 바쳐라.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기도하고 예물을 바쳐도 정말 아무 쓸모 없는 경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 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의로움’입니다. 의로움은 타인 앞에 나타날 수 있는 자격입니다. 빚이 없다란 뜻입니다. 내가 부모 때문에 의롭게 되었는데, 형제를 괴롭히고 부모에게 찾아와서 예물을 바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타인에게 원망을 품게 해서는 안 됩니다.
책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메이콤을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의에 관한 이야기를 다 룹니다. 주인공은 어린 소녀 스카웃 핀치와 그녀의 오빠 젬 핀치이며, 그들의 아버지 아티커스 핀치는 마을의 변호사입니 다.
스카웃과 젬은 동네에서 이상하다고 소문난 부 래들리의 집 앞에서 노는 걸 좋아합니다. 부 래들리는 일체 마을 사람들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것에 고마워 그들이 노는 나무 앞에 간식을 놓아두곤 하였습니다.
그들의 아버지 아티커스는 도덕적 용기와 정의를 중요시하는 인물로, 아이들에게 항상 올바른 길을 가르치고자 노력합니 다. 아티커스는 흑인 남성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으면서 인종차별이 심한 메이콤 마을에서 용기를 보여줍니다. 톰은 백인 여자 메엘라를 강간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재판을 받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메일라가 톰을 끌어들인 것이고 그녀의 아버지 밥이 그것을 보고는 메엘라를 구타하고 톰을 강간범으로 몰아버린 것입니다.
아티커스는 스카웃과 젬에게 항상 타인을 이해하고, 편견을 갖지 말며,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주변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톰 로빈슨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놀림과 비난을 받습니다.
젬은 이러한 상황에서 화가 나고, 때로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티커스는 그들에게 인내와 용서를 가르치며,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려줍니다.
아티커스는 젬에게 총을 선물해 주면서 다른 새는 다 잡아도 되지만, 앵무새는 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앵무새는 아티커 스가 변호하는 죄 없는 톰과 같은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 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사실 밥이 못된 인간이고 자기 딸의 잘못을 톰에게 뒤집어씌운 것을 밝혀내기는 했지만, 배심원들이 다 백인이었기 때문 에 톰은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밥은 여전히 판사의 집을 습격하고 애티커스의 자녀들을 위협합니다. 짐도 밥에 게 팔이 부러지는 공격을 당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 밖으로 안 나오던 부 래들리가 나와 밥과 싸워주었고 밥은 칼에 찔 려 사망합니다.
다행히 보안관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냥 자기 혼자 넘어져 그렇게 된 것으로 목격 증언해 주겠다고 하고 마무리 됩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아버지 아티커스 핀치의 도덕적 가르침과 용기를 통해 스카웃과 젬이 세상의 편견과 불의를 극복하고, 타인과 화해하며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버지의 역할은 이 책에서 형제간의 관계 회복과 성장을 끌어 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정말 주님 앞에 예물을 들고나와도 소용없는 사람은 타인에게 원망을 일으킨 사람입니다. 앵무새를 죽인 사람입니다. 성경에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 비유가 나옵니다. 그런데 [하.사.시.]에는 이것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옵니다.
바리사이는 돈을 받아내기 위해 가난한 이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 존재였고, 세리는 죄인이기는 하였지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바리사이에게 자기가 할 수 있는 대로 돈을 대신 갚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바리사이는 많은 돈을 바쳤고 세리는 감 히 나서지도 못했지만, 누가 의롭게 되어 돌아갔는지는 우리가 잘 압니다.
우리가 기도나 미사를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양심 성찰이 이것입니다. ‘나 때문에 마음이 상한 사람은 없는가?’ 앵무새 를 살리려고 목숨을 거는 아버지에게 앵무새를 죽이고 와서 죽은 앵무새 고기를 바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수원교구 조원동 주교좌성당/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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