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윤철 다미아노 신부
사순 제1주일
신명기 26,4-10 로마 10,8-13 루카 4,1-13
희망을 품은 순례자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기다림과 시련과 단련의 기간을 의미하면서 모세와 엘리야가
머물렀던 40일과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지내셨던 40일을 상기시켜 줍니다.
아울러 광야에서 40년이란 시간은 이스라엘 백성의 시련과 고난 그리고 약속된 땅을 가기 위해서
겪어야만 했었던 과정이기도 하였습니다.
40년은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르는 전 생애의 상징입니다.
성조들을 통해서 약속된 강복을 온전한 믿음으로 의탁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었다는 것을 40년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들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렸던 시메온과 한나도 전 생애를 기다려온 것처럼,
평생 하혈하는 여인이 길거리에서 예수님을 만났을 때 그분의 옷자락을 잡았던 것처럼
약속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그 과정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사탄의 대화 중 돌을 빵으로 만들어보라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 과정을 상실한
이 세상의 모순을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사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유혹에
빠져 있습니다. 과정이 생략된 결과, 노력과 땀이 없는 성공, 기다림과 성실이 결여된 성과주의는
좀더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이 시대의 유혹이 되어버린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과정을 보지 않고 성공과 양적 성장에만 길들여져 있습니다.
사순 시기는 매년마다 의례적으로 지내는 시간이 아니라 땅과 생명을 약속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희망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품었던 희망을 우리도 같이 가지고자 노력하는 시간입니다.
사순 시기는 부활의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감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희망의 순례 시기입니다.
광야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우리의 삶의 장소입니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주님의 섭리에 맡기면서 살아가기를 다짐해 봅니다.
사순시기는 우리가 광야에 서 있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하느님의 계획은 놀랍습니다. 그분은 당신 자녀들을 영원한 벌에서 구하시기 위해
일시적으로 그들에게 고통을 주십니다. 그분은 일으켜 주시기 위해 누르시고 고쳐 주시기 위해
잘라 내시며 들어 높이시기 위해 내버리십니다.”(성 베드로 다미아니)
대전교구 변윤철 다미아노 신부
2025년 3월 9일
*********
강성구 요한 사도 신부
사순 제1주일
신명기 26,4-10 로마 10,8-13 루카 4,1-13
은총의 시간인 사순 시기
사순 시기입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 신앙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희생, 극기, 회개와 기도로써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지난 재의 수요일에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라는 말씀과 함께 머리에 재를 받음으로써 사순 시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에게 세 번이나 유혹을 받으셨지만 모든 유혹을 극복하셨습니다.
①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도록 ‘돌을 빵으로 만들어라’ 는 유혹을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는 말씀으로,
②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 을 주겠다는 유혹을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는 말씀으로,
③ ‘하느님의 보호하심’ 을 시험해 보라는 유혹을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 는 성경 말씀으로 극복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겪으신 유혹은 우리 삶에도 비슷한 형태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의식주를 해결해야하는 우리에게, 세상에서 명예를 쌓으려는 우리에게, 그리고 때로는 하느님을
시험하려는 마음이 드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찾아오는 유혹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으로 유혹에서 승리하셨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며 떠나간 악마는 때로는
기쁨과 슬픔의 모습으로, 때로는 희망과 두려움의 모습으로 위장하여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악마의 유혹에서 승리하는 사순 시기가 되기 위해서
① 기도 생활에 충실하여 영적 성장을 이룹시다.
② 성사 생활에 충실하여 거룩한 삶을 살아갑시다.
③ 성경 통독과 필사,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합시다.
주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유혹에서 승리’ 하여 부활의 기쁨을 준비하는 은총과 희망의
사순 시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춘천주교 강성구 요한 사도 신부
2025년 3월 9일
***********
장민호 미카엘 신부
사순 제1주일
신명기 26,4-10 로마 10,8-13 루카 4,1-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지난 재의 수요일,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사순절은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야 할 우리 인간의 처지를 생각하고 지나온 나날들을 반성하며
속죄하는 시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매번 사순 제1주일에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악마로부터 유혹을 받았다는 말씀을
듣습니다. 돌을 빵으로 만들라는 먹고사는 문제,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보여주면서
악마를 경배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는 권력에 대한 유혹,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헛된 자만과 명예에 대한 유혹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위해 노력합니다.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애쓰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더 높은 자리를
원합니다. 더 높은 자리는 나의 이름을 더욱더 빛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돈, 권력, 명예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돈, 권력, 명예가
없다면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애쓰고,
더 많은 권력을 쥐려고 노력하며, 이름을 남기길 원합니다.
우리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돈, 권력, 명예에 대한 유혹을 왜 예수님은 물리쳤을까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을 해보시오.”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지위와 권위를 가지고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하느님 아들의 능력을 사용하도록 악마가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명예를 위해 하느님 아들의 지위와 권위를 남용하도록
이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과는 무관한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하느님 아들이라는
지위, 또는 하느님을 이용하라는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십니다.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로써 말입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루카 4,8)
우리는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예수님처럼 악마의 유혹에 직면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돈과 권력, 명예라는 유혹을 끊임없이 직면하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달콤한 속삭임으로, 때론 눈 한번 지그시 감으면 엄청난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유혹을 물리치신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유혹을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히브 2,18)
부산교구 장민호 미카엘 신부
2025년 3월 9일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에서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