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아랫목에 누워 오늘밤 힘드시네
세월 겹겹 이맛살 까마득한 점
저 마르지 않던 우물
해가 뜰 무렵마다 두레박 길어 먼지 괼 틈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 물에 쌀을 씻고 된장을 갰을 것이다
고봉밥 비운 남자 둘 내보내면 까치가 언 감을 쪼듯이 숨죽어가는 그리움을 흔들었으리라
눌어붙은 누룽지 물로 불리고 삶은 콩 메주로 띄워 말리며
자신을 각시에서 며느리로 불리고 말렸으리라
그 불리고 말린 기억들을 저 이맛살에 켜켜이 쌓았으리라
있지도 않은 며느리에게 동구 우물터를 가리키고 싶었으리라
하지만 더는 지필 일 없는 이 아랫목
닫혀가는 우물 속에서 여전히 흐느끼시네
첫댓글 삶의 깊이가 느껴져서 저릿하게 와닿는 시네요. 짝짝짝.
묘사로 되돌아 오셨군요. 텔레포트 방정식 같은 것 보다 이게 더 진합니다.
좋네요^^
짠하니 와닿습니다.
아 난 왜 안와닿지. 감성이 넘 메말랐나. 뭐뭐 했으리라~ 이게 너무 반복되서 감정몰입이 팍 안되고 약간 흔들림. 내용은 그럴듯 한데 검은 우물이란 제목으로 팍 오지 않음. 여튼 맨날 열심히 하니까 잘 되겄지. 건필~
첫 행 읽고 나에게 감당이 안되는 시임을 느낍니다~
좋군요,.
너무 너무 잘 읽었습니다, 시 게시판에 이런 시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대견스럽습니다
'있지도 않은 며느리에게 동구 우물터를 가리키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제목이 와닿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제목을 노골적으로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