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우리 아기. 내 아기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은 게 모든 엄마들의 바람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엄마만이 전해줄 수 있는 것. 바로 모유다. 매년 8월1~7일은 유니세프(UNICEF)의 협력기구이며 전 세계 24개 모유수유권장운동 기구들의 협의체인 세계모유수유연맹(WABA)이 1992년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의 신한미(39) 판사는 지난 7월말 ‘2010 세계모유수유주간 기념식 및 교육’에서 제2대 한국모유수유넷 홍보대사로 위촉받았다.
다섯 아이 낳아 모유 먹인 ‘억척 엄마’
젖먹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부러움의 대상은 ‘완모(완전모유수유를 뜻하는 육아계의 줄임말)’에 성공한 이들이다. 아기에게 엄마젖을 물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극히 당연한 일. 또한 어느 엄마인들 그 좋다는 모유를 아기에게 먹이고 싶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모유수유를 포기한 엄마들에게 ‘모유’는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신한미 판사는 여러 면에서 엄마들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우선 아이 낳기를 극도로 꺼리는 요즘 시대에 아들 셋 딸 두 명을 낳은 다섯 아이(현모(남·11), 지우(여·9), 예모(남·7), 지예(여·4), 윤모(남·1))의 엄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 모두에게 젖을 물렸다는 점. 지난해 1월에 태어난 막내아들 윤모는 17개월 때까지 엄마젖을 먹었다.
“셋째아이까지는 모유를 그리 오래 먹이지 못했어요. 막내는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죠. 형과 누나들을 키우면서 익힌 실전 노하우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젖몸살이 심한편이라 마사지관리를 꾸준히 받았어요. 법원 내 모유수유실이 예전에는 허름했지만 깨끗하게 정비된 이후에는 편리하게 사용했죠. 일하면서 중간 중간 유축도 하고 이유식을 할 무렵에는 밤에 모유를 먹였어요.”
모유의 장점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도 베테랑 엄마답게 답이 술술 나온다.
“모유는 아기와 엄마 둘 다에게 좋지만 무엇보다 아기에게 최상의 식품이에요. 성분은 가장 소화가 잘되고 대사에 유리한 조성을 갖고 있죠. 엄마가 섭취한 음식으로 만들어진 모유를 먹으면서 아기는 다양한 음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요. 자연스레 이유식도 골고루 하게 되고요. 성장하면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도 잘 하게 되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의 하나인 출산 후 늘어난 체중을 줄이는데도 큰 도움을 줘요. 유방암의 위험도 줄여준답니다. 힘들더라도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이렇게나 많아요.”
그러고 보니 신 판사의 몸은 아이 다섯을 낳은 엄마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날씬했다. 그녀의 몸매가 모유의 장점을 보란 듯이 증명하는 셈이다.
모유를 먹일 때도 ‘잘 먹이는’ 방법이 있다. 신 판사도 큰아이들에게는 모유를 오래 먹이지 못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꼽는 것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실로 들어가 엄마와 떨어진 채 처음에 젖병을 물게 된 점이다. 이러다보면 나중에 엄마젖을 물렸을 때 유두혼동이 오게 돼 엄마젖을 거부하게 된다. 모유수유를 위해서는 태어나자마자 젖을 물리고 처음부터 아기가 원할 때마다 물리는 등 자주 물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신 판사가 강조하는 점이 아기와 엄마가 모두 편할 수 있는 올바른 모유수유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이와 관련된 교육을 미리 받는 등 수유교육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말한다.
결혼 전부터 아이 많은 가정 꿈꿔
신 판사가 다섯 아이를 낳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남편 강인구(42) 변호사와의 다자녀계획이 맞아떨어지면서 충실하게 이행한 결과다.
‘법조계 커플’인 이들 부부는 1995년 사법시험 스터디 멤버로 만났다. 그리고 이듬해 6월 사법시험 2차를 본 뒤 합격여부도 모른 채 겁 없이 결혼을 했다. 시험결과는 불행하게도 둘 다 낙방이었다. 쓴맛을 본 뒤 신혼의 달콤함을 미룬 채 공부에 매달렸다. 그리고 1997년 사법시험 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동시에 합격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결혼 당시 강 변호사는 3남2녀, 신 판사는 2남2녀를 계획했다고. 아이를 많이 낳자는 것에는 일단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었다.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의 꿈을 키워갈 무렵 첫아이의 임신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만삭의 배를 끌어안은 채 졸업시험을 치르고 열흘 뒤 건강한 사내아이를 품에 안게 됐다.
“졸업시험은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5일 일정으로 보는 시험이에요. 쉽지 않은 일이죠. 예정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신경을 많이 쓴 탓에 가진통이 오기도 했어요. 당시 시험을 치른 동기 중에 저 말고도 임산부가 세 명이 더 있었어요. 제왕절개로 출산을 한 후 몸조리도 제대로 못한 채 시험을 보러 온 동기도 있었고요. 다들 대단하죠?”
다섯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임신기간에서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은 비교적 수월했다. 입덧도 심하지 않았고 자연분만에도 모두 성공했다.
“둘째아이까지는 분만할 때 평균시간이 걸렸어요. 셋째아이부터는 확실히 빨라지더라고요. 막내아들을 낳을 당시에는 세 번 정도 힘을 줬는데 ‘못 참겠다’라는 느낌이 오면서 ‘이상하다. 더 아파야 하는데…’하는 와중에 낳았어요. 얼마나 빨리 낳았는지 옆에 있던 남편이 잠깐 담배를 피러 간 사이에 아이를 낳았을 정도에요.(하하)”
정작 힘든 것은 출산보다 육아였다. 첫째아이가 백일을 맞이할 무렵 신 판사는 전주로 발령을 받았다. 친정어머니는 대학교 4학년 때 유방암으로 돌아가셨기에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시어머니는 서울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신 판사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생활이 시작됐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떨어져 지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30개월 때 전주로 데리고 와 아파트 놀이방에 맡기면서 직접 돌봤다.
워킹맘으로서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 아이의 천사 같은 미소를 보면 작은 체구에서도 힘이 불끈 솟았다. 그리고 그 힘으로 꾸준히 가족 수를 늘려나갔다.
같이 일(?)을 벌인 만큼 남편은 육아에 있어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신 판사가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출근 할 때면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 아이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한다. 야외로 나가 화끈하게 놀아도 주고 찜질방에도 다녀온다. 넷째아이와 다섯째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데려오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은 남편이 전적으로 도맡아한다. 대신 신 판사는 큰 아이들의 학원문제를 담당한다.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 화목이 우선
아이가 많다보니 골고루 사랑을 주는 것이 벅찰 때도 있다. 동생들에게 손이 더 많이 가다보니 큰아이들은 서운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 판사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말한다.
“제가 일일이 다 챙겨주지 못하는 게 오히려 아이들의 독립심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되요. 숙제나 준비물도 본인들이 알아서 직접 챙기고요. 간혹 빼먹거나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요. 일하는 엄마라면 아이를 두 명 이상은 낳을 것을 권장하고 싶어요. 아이가 혼자면 엄마가 계속 놀아줘야하지만 둘이 되면 자기네들끼리 놀아 엄마가 감독노릇만 하면 되거든요.”
신 판사가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점도 많다. 성격과 기호가 제각각인 다섯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겸손함도 배우게 되고 책임감도 가지게 됐다.
아이를 낳고 난 후의 필요절차에 대해서도 빠삭하다. 우선 출생신고에서부터 어린이집등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보육포털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데도 수준급이다. 시설이 좋아 입소문이 난 어린이집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미리미리 접수를 해두어야 하는데 신 판사의 발 빠른 동작으로 넷째아이와 다섯째아이는 구립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신 판사는 현재 소년부를 맡고 있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청소년 범죄를 보다보니 느끼는 점도 많다.
“가정의 화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청소년 범죄의 80~90%는 이혼가정이거나 한부모가정의 아이에게서 발생해요. 비록 부모가 다 있다 해도 따뜻한 분위기가 아니거나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않다보면 자녀가 삐뚤어질 수 있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일과 양육을 병행하다보면 대화가 부족하게 되고 가족 간의 공감대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이 중요해요. 최근에는 여학생들의 폭행건수가 늘고 있어요. 친구를 갈취(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음)하거나 툭툭 건드리고 때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등 타인에 대한 배려도 찾아볼 수 없고요. 주요 원인중의 하나로는 인터넷 게임 중독인데 이로 인해 쉽게 흥분하고 잘못을 저질렀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해요. 가정이 원만하면 이런 문제들은 차차 좋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알고 보면 신 판사는 경기도와도 인연이 깊다. 신 판사는 가평 현리 출신으로 고등학교(조종고)를 졸업할 때까지 가평에서 살았다. 친정아버지가 아직 가평에 거주하셔서 자주 들르는 편이다.
“고향 자랑을 하자면 우선 공기가 맑아요. 밤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별도 볼 수 있고요. 북한강의 전경도 멋지답니다. 특산물로는 잣이 유명한데 품질이 우수해 지인들에게 선물로 돌리기도 해요. 최근에는 연인산, 자라섬 등 관광자원개발이 한창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많이들 놀러오셨으면 좋겠네요.”
![]() |
◇ © 김형우 기자 |
젖먹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부러움의 대상은 ‘완모(완전모유수유를 뜻하는 육아계의 줄임말)’에 성공한 이들이다. 아기에게 엄마젖을 물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극히 당연한 일. 또한 어느 엄마인들 그 좋다는 모유를 아기에게 먹이고 싶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모유수유를 포기한 엄마들에게 ‘모유’는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신한미 판사는 여러 면에서 엄마들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우선 아이 낳기를 극도로 꺼리는 요즘 시대에 아들 셋 딸 두 명을 낳은 다섯 아이(현모(남·11), 지우(여·9), 예모(남·7), 지예(여·4), 윤모(남·1))의 엄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 모두에게 젖을 물렸다는 점. 지난해 1월에 태어난 막내아들 윤모는 17개월 때까지 엄마젖을 먹었다.
“셋째아이까지는 모유를 그리 오래 먹이지 못했어요. 막내는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죠. 형과 누나들을 키우면서 익힌 실전 노하우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젖몸살이 심한편이라 마사지관리를 꾸준히 받았어요. 법원 내 모유수유실이 예전에는 허름했지만 깨끗하게 정비된 이후에는 편리하게 사용했죠. 일하면서 중간 중간 유축도 하고 이유식을 할 무렵에는 밤에 모유를 먹였어요.”
모유의 장점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도 베테랑 엄마답게 답이 술술 나온다.
“모유는 아기와 엄마 둘 다에게 좋지만 무엇보다 아기에게 최상의 식품이에요. 성분은 가장 소화가 잘되고 대사에 유리한 조성을 갖고 있죠. 엄마가 섭취한 음식으로 만들어진 모유를 먹으면서 아기는 다양한 음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요. 자연스레 이유식도 골고루 하게 되고요. 성장하면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도 잘 하게 되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의 하나인 출산 후 늘어난 체중을 줄이는데도 큰 도움을 줘요. 유방암의 위험도 줄여준답니다. 힘들더라도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이렇게나 많아요.”
그러고 보니 신 판사의 몸은 아이 다섯을 낳은 엄마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날씬했다. 그녀의 몸매가 모유의 장점을 보란 듯이 증명하는 셈이다.
모유를 먹일 때도 ‘잘 먹이는’ 방법이 있다. 신 판사도 큰아이들에게는 모유를 오래 먹이지 못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꼽는 것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실로 들어가 엄마와 떨어진 채 처음에 젖병을 물게 된 점이다. 이러다보면 나중에 엄마젖을 물렸을 때 유두혼동이 오게 돼 엄마젖을 거부하게 된다. 모유수유를 위해서는 태어나자마자 젖을 물리고 처음부터 아기가 원할 때마다 물리는 등 자주 물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신 판사가 강조하는 점이 아기와 엄마가 모두 편할 수 있는 올바른 모유수유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이와 관련된 교육을 미리 받는 등 수유교육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말한다.
결혼 전부터 아이 많은 가정 꿈꿔
신 판사가 다섯 아이를 낳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남편 강인구(42) 변호사와의 다자녀계획이 맞아떨어지면서 충실하게 이행한 결과다.
‘법조계 커플’인 이들 부부는 1995년 사법시험 스터디 멤버로 만났다. 그리고 이듬해 6월 사법시험 2차를 본 뒤 합격여부도 모른 채 겁 없이 결혼을 했다. 시험결과는 불행하게도 둘 다 낙방이었다. 쓴맛을 본 뒤 신혼의 달콤함을 미룬 채 공부에 매달렸다. 그리고 1997년 사법시험 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동시에 합격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결혼 당시 강 변호사는 3남2녀, 신 판사는 2남2녀를 계획했다고. 아이를 많이 낳자는 것에는 일단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었다.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의 꿈을 키워갈 무렵 첫아이의 임신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만삭의 배를 끌어안은 채 졸업시험을 치르고 열흘 뒤 건강한 사내아이를 품에 안게 됐다.
“졸업시험은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5일 일정으로 보는 시험이에요. 쉽지 않은 일이죠. 예정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신경을 많이 쓴 탓에 가진통이 오기도 했어요. 당시 시험을 치른 동기 중에 저 말고도 임산부가 세 명이 더 있었어요. 제왕절개로 출산을 한 후 몸조리도 제대로 못한 채 시험을 보러 온 동기도 있었고요. 다들 대단하죠?”
다섯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임신기간에서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은 비교적 수월했다. 입덧도 심하지 않았고 자연분만에도 모두 성공했다.
“둘째아이까지는 분만할 때 평균시간이 걸렸어요. 셋째아이부터는 확실히 빨라지더라고요. 막내아들을 낳을 당시에는 세 번 정도 힘을 줬는데 ‘못 참겠다’라는 느낌이 오면서 ‘이상하다. 더 아파야 하는데…’하는 와중에 낳았어요. 얼마나 빨리 낳았는지 옆에 있던 남편이 잠깐 담배를 피러 간 사이에 아이를 낳았을 정도에요.(하하)”
정작 힘든 것은 출산보다 육아였다. 첫째아이가 백일을 맞이할 무렵 신 판사는 전주로 발령을 받았다. 친정어머니는 대학교 4학년 때 유방암으로 돌아가셨기에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시어머니는 서울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신 판사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생활이 시작됐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떨어져 지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30개월 때 전주로 데리고 와 아파트 놀이방에 맡기면서 직접 돌봤다.
워킹맘으로서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 아이의 천사 같은 미소를 보면 작은 체구에서도 힘이 불끈 솟았다. 그리고 그 힘으로 꾸준히 가족 수를 늘려나갔다.
같이 일(?)을 벌인 만큼 남편은 육아에 있어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신 판사가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출근 할 때면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 아이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한다. 야외로 나가 화끈하게 놀아도 주고 찜질방에도 다녀온다. 넷째아이와 다섯째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데려오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은 남편이 전적으로 도맡아한다. 대신 신 판사는 큰 아이들의 학원문제를 담당한다.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 화목이 우선
![]() |
◇ 신한미 판사의 가족사진. 다섯 아이가 있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 김형우 기자 |
“제가 일일이 다 챙겨주지 못하는 게 오히려 아이들의 독립심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되요. 숙제나 준비물도 본인들이 알아서 직접 챙기고요. 간혹 빼먹거나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요. 일하는 엄마라면 아이를 두 명 이상은 낳을 것을 권장하고 싶어요. 아이가 혼자면 엄마가 계속 놀아줘야하지만 둘이 되면 자기네들끼리 놀아 엄마가 감독노릇만 하면 되거든요.”
신 판사가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점도 많다. 성격과 기호가 제각각인 다섯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겸손함도 배우게 되고 책임감도 가지게 됐다.
아이를 낳고 난 후의 필요절차에 대해서도 빠삭하다. 우선 출생신고에서부터 어린이집등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보육포털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데도 수준급이다. 시설이 좋아 입소문이 난 어린이집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미리미리 접수를 해두어야 하는데 신 판사의 발 빠른 동작으로 넷째아이와 다섯째아이는 구립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신 판사는 현재 소년부를 맡고 있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청소년 범죄를 보다보니 느끼는 점도 많다.
“가정의 화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청소년 범죄의 80~90%는 이혼가정이거나 한부모가정의 아이에게서 발생해요. 비록 부모가 다 있다 해도 따뜻한 분위기가 아니거나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않다보면 자녀가 삐뚤어질 수 있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일과 양육을 병행하다보면 대화가 부족하게 되고 가족 간의 공감대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이 중요해요. 최근에는 여학생들의 폭행건수가 늘고 있어요. 친구를 갈취(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음)하거나 툭툭 건드리고 때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등 타인에 대한 배려도 찾아볼 수 없고요. 주요 원인중의 하나로는 인터넷 게임 중독인데 이로 인해 쉽게 흥분하고 잘못을 저질렀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해요. 가정이 원만하면 이런 문제들은 차차 좋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알고 보면 신 판사는 경기도와도 인연이 깊다. 신 판사는 가평 현리 출신으로 고등학교(조종고)를 졸업할 때까지 가평에서 살았다. 친정아버지가 아직 가평에 거주하셔서 자주 들르는 편이다.
“고향 자랑을 하자면 우선 공기가 맑아요. 밤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수많은 별도 볼 수 있고요. 북한강의 전경도 멋지답니다. 특산물로는 잣이 유명한데 품질이 우수해 지인들에게 선물로 돌리기도 해요. 최근에는 연인산, 자라섬 등 관광자원개발이 한창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많이들 놀러오셨으면 좋겠네요.”
©G뉴스플러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