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1사 1노조 파기 시도를 중단하라
- 김성락 집행부의 1사 1노조 분리 조합원 총투표 추진에 부쳐
사내하청 노동자와 원청 정규직 노동자가 함께한다는 취지로 시행한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의 1사 1노조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아차지부는 20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의 조직에 가입하는 ‘1사 1노조’ 재검토 여부를 묻는 총회 일정을 공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부 조합원 3만4천여 명 중 정규직은 3만1천 명, 비정규직은 3천여 명이다. 총투표가 이루어지면 비정규직을 기아차지부에서 밀어내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은 기아차지부 김성락 집행부의 1사 1노조 파기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무엇보다 1사 1노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라는 정신을 노조 조직에서부터 보여준 노동운동사에서 큰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진전이기 때문이다.
기아차지부는 2007년 완성차 정규직노조 중에서 처음으로 기아차사내하청지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1사 1노조를 만들었다. 현대차지부와 한국지엠지부 등 다른 완성차노조는 규약 개정이 대의원대회에서 번번이 무산돼 아직까지 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노조가 나뉘어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차지부 김성락 집행부가 1사 1노조 분리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추진하는 것은 비정규직을 희생양 삼아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는 정부와 자본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의를 버리고 금속노조의 1사 1노조 정신을 배신하는 것이다.
이번에 기아차지부 김성락 집행부가 1사 1노조 재검토를 추진하게 된 것은 불법파견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발단이 되었다. 그동안 기아차는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내하청 제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측이 편법적 신규채용 안을 밀어붙였고, 김성락 집행부는 결국 사내하청 비정규직 1천49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기로 합의하고 말았다.
1천여 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면 남은 비정규직 조합원 2천 명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말인가? 당연히 사내하청분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김성락 집행부는 자신이 체결한 신규채용 합의를 지키려고, 이에 맞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급기야 기아차지부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다.
비정규직 1천만 시대를 맞은 현재, 노동운동의 핵심 과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기아차지부에서 쫓아낸다면 결국 이득을 보는 이는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바로 회사측과 정몽구일 뿐이다. “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원칙을 버리는 순간 머지않아 정규직은 더욱더 설 자리를 잃고 ‘귀족 노조’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힘들 것이다.
김성락 집행부는 1사 1노조 분리 조합원 총투표 시도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 지금 해야 할 일은 불법파견, 노조탄압 현행범 정몽구와 이를 감싸는 권력에 맞서 원청과 하청이 함께 투쟁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총회는 현대자본에는 축제요, 노동자에게는 분열과 혼란만 가중하는 총회가 될 것이다.
2017년 4월 18일
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