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교 동아리 후배 황성호의 모친상이 생겨 전주 온고을장례식장으로 문상을 내려가게 되었다.
간김에 집에서 아줌마들 계모임 후속편으로 술도 거나하게 마시게 됐고 오늘 아침에 다시 서산으로~
일과를 마치고 차를 몰아 서산 공설운동장 부근의 부춘산 자락 화물차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거기를 기점으로 런닝을 시작한다.
서산을 떠날때가 다가오지만 일년여를 이곳에 있으면서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것을 해결짓고자 함인데 부춘산의 서쪽방향의 등산로, 즉 동문동이나 읍내동 방향처럼 시내쪽이 아닌 그 반대쪽인 종합운동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어디엔가는 있을 거라는...
그래서 오늘은 아예 작정을 하고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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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로라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소로길을 따라 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려가는데 군데군데 뱀의 사체가 눈에 띈다.
산과 논이 이어지는 중간에 도로가 나 있다보니 비얌이 지나가다 사고를 당했나본데 괜히 오싹한 기분이 든다. 내 앞에 갑자기 뱀이 올라온다면...
과연 이 길이 산자락으로 끊길런지 아님 동문동이나 읍내동 방향으로 관통되는 것인지가 궁금했는데 오래지않아 아라메길이라는 이정표도 나오고 청련사라는 절 안내판에 이어 산길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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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판대로라면 여기서부터 불과 260미터 지점에 부춘산 전망대가 있다는데 그렇다면 이 재의 높이도 상당히 된다는 것인지... 아무튼 계단길을 천천히, 하지만 걷지않고 쉬지않고 뛰어올라 전망대 광장에 올라선다.
여기서부터는 여러차례 와봤던 아주 익숙한 능선길이라 야자나무 매트가 깔린 산길을 따복따복 쉬지않고 달려 봉화대 정상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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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종합운동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는 것이 오늘의 핵심인데 어렵지 않게 길을 찾고 급경사로 된 내리막을 조심조심 더듬어 가다보니 예사롭지 않은 돌부처가 있는 쉼터가 나오며 산길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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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래와 용도를 알수 없는 '청구원'이라는 시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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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동쪽방향으로 내려오니 놀랍게도 국민체육센터로 이어지는 29번 국도를 관통하는 지하차도 등장이요.
공설운동장을 지나던 중 남문이 열려 있길래 내부로 들어가 8레인을 따라 돌면서 다소 이색적인 소도시 경기장의 트랙표기를 관심있게 보게 된다.
남원 공설운동장과 비슷한 방식의 우레탄트랙인데 재질은 그렇다치고 여기는 친절하게도 각 출발점마다 레인별로 마킹을 다 해놨다.
400계주 8레인 출발점, 1500미터, 1000미터...그런데 이제까지 본 적도 없고 공인대회에 있지도 않는 2000미터 출발선은 또 뭐지???
학생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착오없이 잘 이용하도록 친절하게 마킹을 해준 것 같긴한데 국제규격의 표기법이 있는데도 굳이 트랙바닥에 마킹을 해놓은 그 친절함에 놀라며...
그나저나 몇바퀴를 달리던 중 아까 들어왔던 남문이 닫혀버렸다.
트럭이 한대 들어와 있다가 나가더니 닫고 갔다보다.
그 덕에 6바퀴를 돌면서 모처럼 트랙이 주는 평탄하고 안락한 느낌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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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센터 내부순환로를 빙 돌아서 대산 방면 지하차도로 29번 국도를 넘어가니 아까 출발했던 화물공영주차장이 나오고 시간은 1시간을 살짝 넘어서고 있다.
서산에 있는동안 다시 이 코스를 달릴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간 궁금했던 것 하나를 해결했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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