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타임시계
크로노스(chronos)는 일 년 365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물리적 시간이다.
카이로스(kairos)는 의미가 가치를 부여해 주는 나만의 시간이다. 언제든지 소환이 가능하다.. 추억하고 기념하게 된다.
두 가지를 복합적으로 융화된 우리의 산행도 어느덧 오늘이 小雪을 맞이하게 된다.
세월이 빠르다는 게 여실히 증명하게 된 것을, 그저 안타깝다는 것으로 밀쳐버린다.
잔뜩 움츠린 겨울은 성장을 멈추고선 나 자신을 보호하며 잠시 잠들지만 봄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 겨울 속에 꽁꽁 잠들었다
꽃과 이파리를 크게 펼친다. 그 봄처럼 소생은 그저 희망사항 일뿐 우리는 점점 쇠락하고 힘들어 질 것이다.
지금 주어진 시간을 최고점 효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 즉 serendipity 단어가 기적적으로 오기를 바라는 꿈.
혹한의 추위속에서 만개하는 꽃이 있다. 눈밭에서 뜨거운 선홍색으로 피는 山茶花의 꿈을 꾸고 있는 석양의 노인이 아닌지...
오늘 산행은 원족오듯 했다. 정방사 특이(구름이 넘나드는 숨 막힐 듯 우뚝 솟은 巖峰를 기대고 선 절, 무언가 힘이 넘쳐난 듯하고 앞은 막힘없는 망망대해... 속이 뻥 뚫린 풍경) 한 것도 보고, 깔끔한 산행길로 이어진 바위길, 소나무와 잘 어우러진 그러한 산이다.
날씨는 따사로운 봄날이고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오르 내림 그 틈사이로 여윈 마지막 가을길을 걸었다.
어느날 허허로운 마음에 찬바람이 스멀스멀 들어오면 동해로 간다. 해넘이 바다에서 컴컴할 때까지 파도 소리와 함께 오래 있었다.
낮선 포구에서 배회하다 포장마차에서 새어 나오는 냄새를 맡고 찾아 들어갔다. 옛 어린 시절 이맘때 어머니가 구워 주던 양미리(호메이고기) 그 맛, 그 향이 발길을 잡았다.
정말 어제 같았지 그런데 그 아이는 어디로 가고 볼상스러운 누추한 인간으로 변해 술도 마시지 못한넘이 의자에 앉는다.
한 접시를 주문하고 포장사이로 바다를 바라 본다 쓸쓸하고 뭔가 부족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먼바다는 깜깜했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속으로 빠져 들었다.
바다 바람에 비릿한 내음이 묻어났다.
홀로 산행에 익숙했던 지난 시간은 그저 허공 속에 맴돌고 내 앞엔 어느새 잘 꾸어진 구수한 양미리 냄새가 가득히 펴져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가버린 순간 잠시 지난 추억과 허한 마음을 달래 본다. 겨울이 오는 모퉁이에서 (11/22)
참조: 능강교 정방사 조가리봉 미인봉 학봉 신선봉 단백봉 금수산 얼음골전망대 돌탑 능강교 21키로 산꾼 12시간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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