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관계는 역시나 짜장면과 짬뽕 같이 언제 먹어도 두개의
음식 모두를 다 먹고 싶은 갈등을 일으키는 음식들이다. 특히 시원한 육수를 입에
머금고 후루룩 마시는 물냉면, 쫄깃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면발이 입에 착 달라
붙는 비빔냉면.
지금 당신은 어떤 것을선택할 것인가?
필자는 비빔냉면을 싫어하는 분께도 오늘만큼은 강력히 이곳을 추천한다. 아마도
이글을 읽은 후에는 점심 메뉴로 서슴없이 비빔냉면이 낙승할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시작해본다.
"오장동 흥남집" - 비빔(회) 냉면
보통 냉면이라고 생각한다면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떠올리게 된다. 흔히 물냉면이라
고 함은 평양냉면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비빔 냉면이라고 함은 함흥 냉면이라고 생각
하면 된다. 평양냉면의 면발에는 메밀이 많이 함유되기 때문에 뚝뚝 끊기는 식감이
느껴지는 반면, 함흥식 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등의 전분의 함량이 많이 함유되기
때문에 쫄깃한 찰기를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평양냉면은 추운 겨울날 동치미 국물을 이용하여 먹는 한끼 식사의 개념으로 애용
되었다. 그리고 술을 마신 다음날 먹는 해장 음식으로 도 애용하였다고 한다. 평양
냉면이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메밀이 함유된 면발에서 뚝뚝 끊어먹는 맛이 매력이라
고 할 수 있다면, 함흥냉면은 여러가지 양념을 곁들여 화끈하게 먹는 것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식초, 겨자, 설탕, 참기름 등을 넣고 슥슥삭삭 비벼서 먹으면 몸에서
땀이 흐를정도로 화끈한것도 잊은채 함흥냉면의 맛에 빠져 버리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간판에서 강력한 포스를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많은 맛집을
다녀본 필자만이 느낄수 있는 마력(?) 이다.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 곳을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식당 앞에서 느끼는 처음 그 느낌으로 그 곳이 정말 맛으로
승부하는 곳인지, 아니면 말로만 소문난 곳인지를 어느정도는 판단 할 수 있다. 이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분명 많은 손님이 찾는 곳에는
공통된 매력 분모가 존재한다.
요즘은 오랜된 식당이라도 젊은 손님들을 위해서 간판이나 식당 내부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는 곳이 많은데 이는 오래된 추억을 기억하는 손님들은 아쉽겠지만 바람
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젊은 고객들에게
도 즐거운 맛을 제공하려면 맛과 더불어 실내 인테리어도 큰 영향이 미치기 때문
이다. 타국에서 여행 온 관광객의 경우 아무리 맛이 유명해도 섯불리 오래된 낡은
한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맛보기는 쉽지 않을 터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냉면집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함흥 냉면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은
드물다. 그만큼 하나의 메뉴에 대한 맛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앞서 글을 쓰면서 찾았
던 "을지면옥"의 경우처럼 "면옥"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하나의 메뉴만을 자신있게
내놓는 곳에서야말로 진정한 맛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장 아주머니가 커다란 주전자와 컵을 들고 따라오신다. 따뜻한
사골육수라고 냉면에 곁들여 먹으면 그만이라고 하신다. 한잔 가득 부어서 맛보니
은근한 사골 국물의 맛이 일품이다. 오랫동안 고은 듯 뽀얀 국물에서 심심하지 않은
진국의 맛이 느껴진다.
한켠에서는 면발을 정리하고 있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 오장동
흥남집에서의 면발은 100% 고구마 전분을 사용해서 만든다고 한다. 그래야만이 면발
을 먹을 때 입에 착달라붙는 함경도 특유의 찰기가 느껴진다고 한다.
양념 (★ ★ ★ ★ ★)
테이블에 앉으면 먼저 복잡한 양념장들이 눈에 띈다. 한쪽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데 참기름, 설탕, 양념장(다대기), 겨자, 식초를 적절히 넣어서
조율해 먹어야 한다. 자신만의 맛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의 양념장은 시뻘겋게 보이지
만 전혀 맵지 않다. 간장 양념에 자신만의 적절한 양념을 첨가하여 은근한 맛을
연출 하는 것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신천 "해주냉면"의 경우에는 정말로 화끈한
맛의 함흥냉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처음먹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일으킬수 있는데,
이곳의 양념장은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노인분들까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편안한 맛
을 제공한다. 은근하면서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매운맛과 달콤한 양념장에 겨자와
식초, 설탕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 다음 참기름 한두 방울을 넣어
서 삐죽삐죽 튀어나와있는 맛을 하나의 맛으로 정렬시켜주면 완성이다.
면발( ★ ★ ★ ★ ★)
냉면을 먹을때는 조금 번거롭겠지만 면발을 가위로 자르지 않고 먹는 것이 더 나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먹을때 불편함을 느낄 수 도 있겠지만 가위로 면을 잘라
버리게 되면 면에서 나오는 글루텐의 찰기를 적절히 느낄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의
면발은 면발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상품이라고 느껴졌다. 고구마를 이용해 만든
면발에서는 쫀득쫀득한 찰기가 느껴졌다. 바로 삶아서 제공된 면발은 "입에 착 달라
붙는다" 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끊어 질 것 같으면서 끊어지지 않는 부드
러운 면발의 비밀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입속에서 양념장과 함께 오물오물 씹으면
양념장이 다 넘어갈때까지 면발의 쫄깃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냉면집을 다녀보았지
만 이곳의 면발에 관한 관리는 정말이지 대단한 것 같다.
곁들임 ( ★ ★ ★★☆)
준비된 회냉면에는 홍어회가 얹어서 제공된다. 새콤달콤한 맛깔스런 한국식의 홍어
회는 밥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을 듯한 맛이다. 홍어회와 채썬 무, 계란 반개, 오이채
등이 절절히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연출해 준다. 특히 간장소스를 밑에 깔아서
제공하기때문에 면발에 양념이 잘 베어들게함과 동시에 면발을 좀더 부드럽게 만들
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면발의 양에 비해 곁들임의 양이 많은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면발과 곁들임의 조화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냉면이라는 작품에서 주연은 곁들임이 아닌 면발이기 때문이다.
전체적 조화 (★★★★☆)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양념장과 면발의 조화가 환상적이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시뻘
겋게 보이지만 맵지않은,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은근한 양념장은 보
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켜 주었다. 그리고 끊길것 같지만 끊기지
않는 찰기 가득한 면발이 비빔냉면의 맛을 한층 더 탄탄하게 해 주었다고 판단된다.
면발의 탱탱함과 정직한 재료의 혼합으로 인해 최상의 맛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또한, 처음에 제공된 사골 육수 또한 빠뜨릴 수 없는 포인트 이다. 냉면을 먹으면서
양념장의 맛에 혀가 빠져들때 따뜻한면서 담백한 사골육수 곁들여줌으로써 맛의
균형을 자연스레 잡아주었다.
주소 : 서울 특별시 중구 오장동 101-7
첫댓글 이집은 나도 참! 즐겨가던집인데....어느날 주인아들(원래는 할머니가 대빵)이 카운터에 앉고나더니 차를 주차하는데
발레파킹비 라고 무조건 천원을 받는거야.....재수없어서 그담부터 안갔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