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우크라이나에서 평화를 이룩할 전망은 줄어들고, 추가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일시적인 종전을 포함해 러시아와의 휴전에 반대했다. 우크라이나로 이전되는 캐나다 제공 레오파드2 전차(탱크)가 처음으로 폴란드에 도착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미국, 이번주에 러시아 알루미늄에 200% 관세 도입 가능/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분석하는 우크라 이슈진단-6일자/편집자
◇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경질 놓고 권력투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 와중에 군 수장인 국방부 장관을 교체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집권여당인 '인민의 종' 다비드 아라하미야 원내대표의 발언을 인용했다. 평상시의 국방장관 교체라면, 인사 내용이 집권여당을 통해 흘러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전시 중에, 그것도 러시아가 조만간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긴박한 순간에 '군부 2인자'(1인자는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교체설이 대통령실이 아니라 정당에서 터져 나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후임자까지 구체적으로 지명했다.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군사정보국의 키릴 부다노프 국장이 새 국방장관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30대 후반(37)의 나이에 군 계급은 소장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군부 2인자에 오른다면? 상식을 뒤집는 인사다.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유튜브 동영상 캡처
키릴 부다노프 국방정보국 국장/사진출처:@gur.gov.ua
문제는 인사 시기다.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설'에 불과하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교체 명분은 일단 충분하다. 시가의 2, 3배 가격으로 군납 식자재를 조달했다는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그는 군납 비리 스캔들이 터지자, 사안을 '단순 실수' 혹은 '적의 사주를 받은 단체의 의도적인 폭로' 등으로 몰아갔다. 그가 아무리 그동안 서방으로부터 각종 군사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위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여론도 나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6일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을 둘러싼 음모' (Интрига с Резниковым)라는 코너에서 "어제(5일)부터 레즈니코프 장관의 사임(설)이 음모론으로 비화하고 있다"며 "(사안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고,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국방장관의 교체를 발표한 아라하미야 '인민의 종' 원내대표가 6일 "이번 주에는 국방장관의 거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이 전략산업부 장관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 30대 부다노프 군정보국장이 앉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전날의 당당한 태도와는 좀 달라진 분위기다.
그 사이, 레즈니코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대통령이나 총리, 누구도 나에게 부처를 옮길 것을 제안하지 않았다"며 "갑자기 그런 제안이 온다면, 나는 전략산업부 장관이 될 수 있는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거절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의 태도로 볼 때 국방부 수뇌부의 개편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국방장관 교체 인사가 즉시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 일부에서는 후임자인 부다노프 국장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민간인만 국방장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역 소장인 부다노프가 먼저 전역을 해야 하고, 그 절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의 대공세를 앞두고, 군사 정보와 무기 공급 등에 관해 서방과 협상이 필요한 지금, 국방장관을 바꿔서는 안된다는 반대에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스트라나.ua는 국방장관의 교체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에서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과 아라하미야 원내대표 간에 날까로운 내부 갈등(권력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 갈등은 바야흐로 국방장관 교체를 놓고 충돌 직전에 이르렀다고 했다. 아라하미야 원내대표가 국방장관 교체를 먼저 치고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라하미야 원내대표.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참석한 모습이다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정권 소식통은 "레즈니코프 장관은 예르마크 실장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고, 부다노프 국장은 그의 사람이 아니다"며 "부다노프가 (국방장관으로서) 앞으로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것은, 즉 레즈니코프 장관의 사임은 예르마크 실장에게 매우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 레즈니코프 장관의 사임 반대 캠페인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사임 반대 이유는 많다. 부다노프 국장은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국방장관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전쟁 중에 국방장관을 바꿀 수는 없다. 특히 군납비리 스캔들에 대한 장관의 연루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 등이다.
실제로는 대통령실을 장악하고 있는 예르마크가 그의 남자(레즈니코프 장관)을 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스트라나.ua는 짚었다. 그러면서 예르마크 실장이 그를 끝까지 방어할 수 있을런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아라하미야 원내대표가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이미 교체에 대한 확답을 받은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남은 절차는 의회 승인이다. 예르마크 실장은 의회를 움직여 레즈니코프 장관의 해임을 막으려고 하고, 그것은 아라하미야 원내대표의 반발을 불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젤렌스키 정권의 의회 장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전망했다.
모스크바 외곽의 칼루가주 상공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장면
- 모스크바 외곽의 칼루가주 인근 숲에서 무인 항공기(드론)가 50m 상공에서 폭발했다. 그러나 이 폭발로 인한 민간 및 사회기반 시설의 피해는 없고, 인명 피해도 없다고 칼루가 주지사가 밝혔다. 칼루가에는 Tu-22M3 장거리 초음속 폭격기가 주둔하는 샤이코프카 공군기지가 있다. 또 삼성전자 등 외국 기업들의 러시아 공장도 칼루가주에 위치해 있다.
-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영국의 군사 교관 234명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를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러시아의 1월 예산 적자는 잠정적으로 1조 7,600억 루블로 추산됐다. 적자는 석유 가스 부문의 수입이 감소한 것 때문으로 분석됐다.
-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개전 초기에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제거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에 대해 “우리는 정상 간 회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도 이것(젤렌스키 제거)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제 샤히드 드론
- 러시아와 이란은 러시아에 이란제 드론(무인기)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5일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우주·항공 관련 기관 'ASF SSJO'와 이란 방산업체인 쿠드스항공산업(QAI)의 고위급 대표단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에 위치한 옐라부가를 방문했다며 이란제 드론 최소 6천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고 전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전쟁 후 처음으로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가 6일 보도했다.
-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 등지에서 무인항공기(드론)을 사용해 화학 물질을 투하한다고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실린이 주장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최대 격전지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