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흔일곱 되신 장모님이 지난 1월23일 다른세상으로 가셨으니 벌써 한달이 지났네요.
그토록 정정하시고 강건하셨었는데...........
세월앞에 장사 없다더니 그말이 이토록 가슴에 와 닿을 줄이야
일년전 허리가 아프시다 하시어 종합병원에 입원 한달여 각종검사를 받으시다
골다공증이 심하시나 노환으로 어쩔 수 없으니 퇴원을 하시라 하여 효병원으로 모셨는데
그곳에서 10개월쯤 편히 지내시다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 지시어 중환자실로 가신지
일주일만에 조용히 삶을 마감 하시었답니다.
그날 아침 9시쯤 처제로부터 급한 부름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가니 이미 위중하신 상태였습니다.
"여섯째 왔습니다" 하며 손을 잡아드리니 들릴듯 말듯한 작은소리로 "응" 하시데요.
그리고 2분쯤 지났을까 숨을 가쁘게 몰아 쉬시더니.......
그것이 그분 슬하의 여덟남매와 그 배우자(사위) 들과의 마지막 이셨습니다.
저를 불효로 만들지 않으시려 마지막 생을 잡고 계셨나보다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저는 네분 부모님중 묘하게도 어머니와 장모님만 돌아가시는 모습을 뵐 수 있었답니다.
저희 아버님은 제가 이락에 근무할때 돌아가시어 삼오제날 밤에 도착하는 바람에 뵐 수가 없었고
(그당시 이락과 이란이 전쟁중이라 1주일에 한편의 비행기만 왕래)
장인어른은 지방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어 뵐 수가 없었네요.
1남7녀와 손자,손녀(외손자,녀)등 50명이 넘는 자손을 슬하에 두셨던 우리 장모님
그날 빈소앞에 대통령님의 조화를 비롯 70여개가 넘는 조화와 조기,많은 조문객들의 조문이
다른 세상으로 가시는 장모님을 편안히 떠나시게 하였으리라 믿고있네요.
90 이 넘으신 연세 임에도 자식들의 못마땅 하심을 참지 못하시고 부르시어 야단치시던 그 모습.
몇년전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회사 사장까지 지낸 70 넘은 세째사위를 부르시어 잘못(?)을
야단치시는 바람에 무릎꾾고 잘못을 빌었던 일도 있었지요.
얼마전에는 저한테 물으시데요.
"김서방 중동에 언제 갔다왔느냐"고?
87년에 갔다가 89년에 귀국했다 말씀드렸더니 "그럼 89년부터 나한테 용돈을 준거야" 하시데요.
저는 기억도 못하는 일을 그리도 또렷이 기억을 하고 계실줄이야. 꿈엔들 생각을 했겠습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10여년전 두냥짜리 금덩이를 제게 주신것도 저희 애들 결혼때마다 별도의
봉투를 주신것도 제가 드리는 용돈을 쓰지 않으시고 모아 놓으셨다 주신것 같아 그 생각 만으로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자식과 떨어져 살다가 부모가 나이들어 아들 집으로 들어 가면 후손이 좋지않다고 하나뿐인
아들과 합치기를 한사코 거절하시는 바람에 효심지극한 막둥이 일곱째 딸과 사위가 어머님이
사시던 집을 오해받기 싫다고 매입을 하고 현대식으로 수리를 해서 7년 정도 모시고 살았으니
우리 막내 처제와 동서의 효심이 새삼 자랑스럽습니다.
처남이 보유중인 해남의 사찰에 어머님을 모셨기에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겠지만 마음만이라도
효를 다 하렵니다. 그래서 막내 처제(하나뿐인 처제이지만)내외와 3월3일 해남을 찾기로 했네요.
오늘 오전에 국민건강보험 으로 부터 장모님 앞으로 건강검진표가 배달되었습니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한동안 묘한 감정에 휩싸여 우편물을 바라보다가 5060에 이 묘한 사연을
올린답니다.(장모님 주민등록은 20여년전 부터 우리집에.....)
첫댓글 복많은 빙모님! 죽음복도 타시고 먼저 명복을 빕니다.
저희 어머니(94세)가 먼저 갈것 같았는데..번화하고 다복 화목한 가풍 알겠습니다
댕기님 빙모님처럼 저도 잘못하는 자식 단호하게 야단치고 존경 받는 노후를 맞고 싶은데
희망사항?..사위로써 도리 다 한,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복 많이 받으소서.퇴근길 바삐 쓰고 갑니다.
어니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행복과 웃음이 그득한 계사년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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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님 감사합니다.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장모님의 영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 드립니다.
천수를 다 하시고 세상 떠나셨지만
자손으로 섭섭하고 서글픈 맘
모두 같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간
상투님의 장모님에 대한 정성 몇 번의 올리신 글로 익히 느끼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십니다.
틀림없이
상투님께서도 큰 복 받으시리라 믿습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상투님께서도 장모님 못지 않게 무병 장수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엉겅퀴님 건강하시죠?
계사년 새해 복많이 쌓으시고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장수는 혹여 몰라도 무병은 아니듯 싶습니다. ㅎㅎ
고아가 되고보니 한 분 이나마 이제껏 곁에 계셨음에 감사 할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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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창호님 반갑습니다.
추억어린 재미있는 글 종종 잘 보고있답니다.
늘 정감어린 표현 부럽기만 합니다.
벽창호님의 애도 고맙습니다.
품은 사연이 많으시니 서운함이 참 많으시겠어요.
돌아가신 뒤의 건강검진표를 받아보시고 난감해 하시는 모습도 떠오르네요.
김난석님 감사합니다.
우편물을 받아보는 순간 참 많이도 난감하더라구요.
건강하십니요.
장모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좋은 사위시군요
밝은별님 감사합니다.
상투와댕기님 정말 오랜만에 흔적 뵈니 무척 반갑습니다.
1남 7녀까지 두신 장모님이 거의 백수를 누리고 가셨으니
다복하시고 화기애애하게 사시다 가셨네요.
우리 모두 언젠가는 꼭 가는 길, 상투와댕기님의 장모님처럼만 살다 간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자식이 많아도 임종 하는 자식은 따라 있다고 하던데
상투와 댕기님이 임종을 하셨으니 특별한 인연이었나 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사망 신고를 하면 약간의 장제비가 나오는 걸로 알고있는데
혹시 안 하신건 아니신지요. ^*^
은숙방장님 오랜만에 인사올리네요.
늘 삶의 이야기 방을 위해 애쓰시는 모습 보기좋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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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콩마당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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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드님 감사합니다.
안타깝고 울화도 나고 그 순간의 미묘함이란 어찌 표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님의 생각과 같지만 순간의 난감했던 마음의 표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