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6개월 전, 1년 전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MBC 뉴스보면서 한 줄이라도 더 희망적인 뉴스가 있길 기대, 혹은 걱정하고,
미친소 들여오고부터는 출근길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 사 가기도 두려워졌으며,
마을버스 타서 신문 펴고 뉴스 접하면서 두 눈 질끈 감고 눈물을 몰래 닦은 적도 있고,
길거리에 파는 그 맛있는 떡볶이, 순대 모든 걸 다 의심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어졌으며,
그 치열했던 광화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동대문, 종로.. 그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가고 있던 평화로운 시민들, 일상들,
진중권 교수님 소화기 분말에 하얗게 안경이 망가지신 것을 닦아드리지 못했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일,
영어몰입교육 따위 관련하여 교육청에서 어쩜 그리 멍청하고 한심한 공문들만 보내는지 열받아하고,
아웃백 손칼국수집 어딜가건 그 황당한 원산지 공개 후 덧붙여진 종이에 마음은 더욱 미친듯이 불안해졌으며,
아무거나 다 잘먹던 천하의 나도, 점심 급식실 내려가기 전에 메뉴 늘 확인하고 마음 졸여하고,
정말 만약에 끔찍한 일들이 터져 광우병 시한부 인생 산다면이라는 주제로, 5-10년 인생 플랜도 짜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부모님께 조선일보 같은 백해무익한 거 제발 좀 갖다버리라고 난생 처음 소리치고 놀라게 해 드리고,
친구들에게 왜 남일도 아닌 우리의 일에 어쩜 이렇게 무관심하냐고 화내서 서먹해지고,
이젠 아예 어떤 일이 일어나건 더욱 무관심하고 멀어져버린 사람들, 정부 시나리오대로 "참 잘했어요" 도장받을만큼
착한 시민들 모습에 실망하지 말자고 맘을 다잡고,
갓2년차인 신규교사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펀드며 저축이며 보험이며 청약이며..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이 보이지 않고,
담학기 아이들과 함께 할 계획보다는, 정말 경제위기가 올까 9월달을 대비해서 지금 뭘해야 하는지 먼저 걱정해야 할 것 같고,
PD수첩은 왜 온 국민을 이렇게 혼란에 빠뜨렸냐고 탓하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소위 잘나간다는 아버지의 동창회 모임에선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의 의견과 모든 사안에서 같이한다고,
설마설마 귀를 의심하던 나는 언성을 높여 싸우다..
'MBC, 한겨레 etc 70 퍼센트가 전라도 출신이더라-빨갱이'라는 어이없는 기사 한 장을 보여주심에..
더 이상 싸움의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하였고,
한편으론 아고라 책 한 권 내일 사다드려야지, 하면서도 나름 또다른 조선식 답변을 하실까 겁도 나고.
역사에 길이 남을 뿌리깊은 상처를 남겨주신 훌륭하신 역사의 각하님들..께 2008년에도 한 가족이 이렇게 찢어지게
만드는 그 대단한 선견지명에... 머릿 속이 하얘질 뿐입니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모두들 이런 마음이시죠.. 힘드시죠.
모두의 싸움이어야 하는데, 소수가 그 몫을 다 쓰고 있다는 느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그 국민들.. 참 그 한계가 느껴지는 거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정부는'알아서 다 해 주는' 정부가 절대 아닌데. 참 사람들이 순수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 고생이 많으십니다.. 늘 감동받고 있고, 그 모습들에 너무나 마음이 아립니다.
큰 것 바라지 않습니다,
마음 한 켠에 이렇게 묵직한 짐, 떨쳐버리고..
그저 소박했던 일상, 관계 되찾고 싶네요.
첫댓글 그러게요... 참으로 팍팍한 현실입니다... 힘내시란 말 밖엔 드릴 말이 없군요... 요즘 같아선 해외로 이민 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동안 거리에서 열심히 싸워온 분들에게 죄송한 심정이라 언감생심이네요...
6개월 전이 그리운데 나라가 20년전으로 갔어요...
저도요 6개월전에는 친구들과 곱창에 소주한잔하면 하루를 마감하던 소시민이었는데.. 시절이 어찌하여 정신세계를 20년전으로 돌려놓았는지.. 몸도 20년전으로 돌려줘라 명박아!!
교대앞 곱창막창집들 / 대구 막창골목 그 쪽으로 다니지도 않습니다.-땡길까봐 ㅎㅎ
너무변해버린,,하루 일상들이,,딴나라 같해여,...ㅎㅎ
저도 ~님 정도 됫을 때, 부모님과 갈등이 많았지요. 지금도 진행형이고요. 부모님과는 논쟁을 피하시는게 어떨까 싶읍니다.마음만 아프잔아요. 극복해 내야할 것은 나자신과 그들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마음 단단이 하셔요. 그들은 권력을 다시는 놓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촛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끈질기고.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