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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상식에 맞춘 사과, 더 공격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문제가 됐던 김건희 여사 논란이나 명태균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설명하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일을 열심히 같이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김 여사 특검 공세에 대해 "문재인 정권 시절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했지만 기소할 만한 혐의를 찾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사법 논리가 아닌 정치 선동"이며 사실상의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인권 유린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을 노리고 김 여사를 악마화하는 정치 공세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문제도 언급했다. "제2부속실장을 오늘 발령 냈고, 제2부속실장이 같이 일할 직원들도 금명간 다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 및 기자회견 내용은 상식적이다. 정상적인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 대목에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 ‘윤의 사람들’까지 나서서 일정을 앞당겨 기자회견을 갖도록 요청했다는 건 그만큼 정국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반전 카드로 대국민 담화를 내고 기자회견을 갖는 셈인데, 좀더 공격적인 발언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지금 대통령 위기의 본질은 지지층 이탈이라고 봐야 한다. 민주당 지지층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대통령의 정책 때문이 아니다. 김 여사 문제도 정치 공세의 소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반가워하는 것이다. 정작 분노하는 것은 윤 대통령을 지지했고 현 정권 출범의 주역인 우파 시민들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적 위기는 바로 자신을 지지해준 우파 시민들의 분노와 이탈 때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정치는 ‘말로 하는 전쟁’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 발언은 상식적이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윤 대통령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방어가 아닌 공격 무기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메시지가 왜 나오지 않는지, 우파 시민들은 여전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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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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