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하나의 연구테마에 정진하고 성과를 낸 과학자들에게 한 우물을 판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홍 박사도 한 우물을 팝니다. 차이라면 다른 연구자들보다 넓게 팠다는 점인데요. 플라즈마라는 테두리 안에서 환경, 에너지, 재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술과 융합해 플라즈마의 진가를 높였습니다.
홍 박사는 지난 10여 년 동료들조차 놀랄 만큼 다양한 파생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단순히 많은 연구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결과들이 대부분 기술이전으로 이어진 점은 더 경이롭습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相量). 글쓰기에 요구되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홍 박사도 다르지 않습니다. 플라즈마 응용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이슈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산업현장에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기업인이 설명하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찾은 현장은 더 많은 정보와 단서가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아이큐가 좋거나 스마트한 사람은 아니에요.” 많은 성과를 도출해온 비결을 묻자 그는 비결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럴 리가 있냐고 답을 채근하자 곰곰이 생각하다 ‘지구력’을 꼽습니다.
“굳이 장점이라면 지구력이 좋은 편 같아요. 연구를 시작해보고 안 되면 손을 떼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전 한 번 시작하면 중간 결과에 휘둘리지 않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다른 조건, 다른 재료를 사용하며 끝을 본 거 같아요. 늦더라도 언젠가는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한번 붙잡은 문제는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파고드는 끈기가 현재의 홍 박사를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케이맥(K-MEG)’이라 불렸던 한국형 통합에너지솔루션개발 사업도 끈기로 결실을 본 사례인데요. ‘수증기 플라스마 토치'를 석탄가스화발전에 적용하면 반응성을 10배 이상 증가시켜 고급탄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한 저급석탄까지 가스화 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죠. 연구기획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이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본격적인 과제가 진행되자 효율이 20% 안팎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연구소 안팎으로 실패한 연구라는 자조도 많았는데요. 홍 박사는 연구팀과 함께 원인 분석에 골몰했고, 나중에야 무연탄에서는 개선 효과가 없음을 알게 돼 갈탄으로 원료를 바꿨습니다. 그 결과 효율은 애초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고, 개발된 기술은 국내 특허는 물론 칠레, 중국, 인도네시아 등 저급탄을 사용하는 국가에도 특허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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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기술이 제 2의 태양을 만든다는 기술인가
성공할지 아닐 수도 있는 기술이라고 아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