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길 나섰다가 난생 처음 비온다는 핑게로 농땡이 치면서 물레방아 처럼 언제나 빙긍빙글 돌아가는 세상 그 속에 빠져보는 것도
때론 싫지 않은 일인지라... 잠시 머문 함양 상림숲길을 거닐며 아름다운날을 기억속에 간직합니다
상림숲 입구엔 사랑나무 연리목이 있지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서 하나가 된것을 연리목이라 하고 가지가 합쳐서
하나가 된것을 연리지라 하지요.. 연리목과 연리지는 부부간의 금술이나 남녀간의 애정이 깊음을 비유하는데.. 이 연리목은 수종이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의 몸통 전체가 결합되어 성서로운 나무로 알려져있답니다 그래서 상림숲은 천연숲 천역 약속이란 말
을 사용하는것 같습니다
작년 내 발자취가 멧부리 더렵혔으니 망악루에 올라서 다시보니 무안하구나... 산신령도 다시 더럽힐까 두려워하며... 흰구름시켜
문을 굳게 다는구나.... 영남의 대 유학다 김종직이 망악루(지금의 함화루)를 주제로 남긴 시라고 하지요... 상림숲안엔 누각 함화루
원래 이 누각은 조선시대 함양 읍성의 남문이었다고 합니다
상림숲은 천연기념물 제 154호 면적 6만여평 1962년 지정 된 호안림(護岸林)의 역사적 유물이며 이 상림은 함양군 함양읍의 외곽지
대를 둘러싸고 있는 낙엽활엽수림의 성상을 지니고 있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숲이며, 이 숲은 문창후(文昌侯) 최치원(崔致遠)
이 심은 것으로 전해지며 홍수의 피해를 막기위한 목적으로 조성된것 것이지요... 상림안에는 최치원의 신도비가 있는데 그안에
"건학사루 수림목어장제"라고 씌어져 있어 일말에 의하면... 가야산 나무를 옮겨 심었다고 전해지며 숲에는 은행나무, 노간주나무,
생강나무, 백동백나무, 비목나무, 개암나무, 물오리나무, 서어나무등이 자리고 있습니다
잘 정돈된 숲길은 평온해 보이고 싱그러움이 묻어나오는 길이 참 고와보입니다
숲길과 장 정돈된 연못길을 거닐면서 마치 정원의 주인이된것 처럼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욕심없는 마음의 휴식처가 도심의 언저
리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합니다
커다란 연못속에는 수많은 종류의 연꽃종류들이 고운 자태를 뽐내기위해 고개를 내밀며 반겨주는곳
상림에는 연꽃의 종류가 참 많았다..짧은 시간에 다 헤아릴수는 없어도... 외계연, 어리연, 남계연 등등... 보통 연꽃인 연못으로 세
상으로 나들이 가면 한두 가지가 전부인데 상림에는 이름모를 수련과 연꽃의 많은 종류에 또 한번 놀랍니다
부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물은 언제나 극과 극으로 보여지는데 한쪽은 날카로운 창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한쪽은 금방이라도 날개달고 날아갈 느낌으로
보여 지는 연꽃들... 세상만사 모든것 들이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껍질을 벗기전에 그저 그런 모습인것 처럼...날아오르기위해 몸
을 웅크린 이무기 처럼...모두들 웅크리고 있다가 기다림을 기다리고 있다가 때를 맞이 하는것 처럼...그때를 맞아 언제나 부지런 함
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을....
연꽃 열매(씨앗)는 싹틔울 조건이 맞지 않으면 수 백 년 동안 잠자는 듯 있다가 조건이 맞으면 비로소 싹을 틔우기도 한다고. 때문에
연꽃의 열매를 '잠자는 씨앗'이라고도 부르는데 연꽃 씨앗이 오랫동안 때를 기다릴 수 있는 그 신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수
백 년 동안 때를 기다리는 연꽃 열매. 심지어는 수천 년이나 지난 열매가 싹을 틔우기도 한단다. 1951년 일본에서는 2000~3000년 전
에 여물었을 것으로 보이는 연꽃열매 3개를 심었더니 3년만에 꽃을 피웠다던가! 우리나라에서도 700년만에 꽃을 피운 아라연꽃이
있지요...저마다 싹틔울 때를 알아차리는, 식물의 모든 비밀을 담고 있는 씨앗의 세계는 늘 궁금하다. 수천 년 세월, 잠자코 있다가
싹을 틔울 때를 알아차리는 연꽃씨앗의 속마음은 더더욱 궁금하기만 하다
연꽃 세상들은 거리가 너무 멀기만 합니다.. 항상 웅덩이 한가운데 자리잡은 녀석들이 자태를 뽐내니 그들에게 더 가까이 머물수는
없을까... 맑음의 결정체라고 해야할까...밝음의 결정이라고 해야 할까 투명의 결정이라고 말할까 마음의 결정이라고 해야할지 상
림은 연꽃 세상에서 잠시 멀어졌으나 또 다시 다음날을 기다리겠지요
수련도 연꽃의 한 종류려니, 홍련이나 백련, 어리연과 가시연꽃처럼 모양새나 특징대로 불러주는 이름이려니. 그러나 수련은 연꽃
과는 전혀 다른, 연꽃과 수련은 교배가 되지 않는 전혀 다른 꽃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꽃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수련이란 이름에는 '잠자는 꽃(잠잘 睡)'이란 뜻이 들어 있다. 수련은 밤이면 꽃잎을 모두 닫아버리고 흐린 날에도 꽃을 닫아버린다.
연꽃과 수련은 어떻게 다를까?
한여름에 꽃을 피운 연꽃의 열매가 까맣게 익어가는 때는 이즈음 9월이다. 생태습성이 비슷하여 연꽃이 피어 있는 곳에 많이 피어
있는 수련이 열매를 맺는 시기는 9월과 10월. 연꽃보다 꽃피는 시기도 빠르고 길다.(연꽃은 7~8월, 수련은 6~8월)
아직도 피어 있는 수련이 보인다. 얼마 후면 수련열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수련은 대부분 원예품종이
어서 열매를 거의 맺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이곳에서 수련열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연꽃은 암술도, 암술대도 눈에 띄도록 발달한 것 같은데 수련은 암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풍성하게 보이는 노란 꽃
술들은 수술로 대략 40여개쯤이다.
암술대가 눈에 유독 띄는 연꽃은 독특한 방식의 열매를 맺는다. 암술대 그대로, 벌집 같은 구멍에 씨앗 하나씩 꼭꼭 박히며 맺는다.
그런데 이렇게 맺은 씨앗이 암술대로부터 떨어져 나오면 어떤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을 만큼 단단해진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수
천 년 동안 생명을 품고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는 씨앗은 신비롭기만 하다.
연꽃의 열매는 약으로 쓰고, 연근이나 연잎은 식용으로 쓰기 때문에 요즘 연꽃을 재배하는 곳이 늘었다. 덕분에 연꽃을 귀하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 눈이 즐겁다. 수련의 꽃은 많이 피는 여름에 따두었다가 약으로 쓰고 연꽃잎은 차로 마시기도 하지요
연꽃과 수련의 또 다른 점은 잎에 있다. 연꽃의 잎은 물 위로 한참이나 쑥 올라와 있고 수련의 잎은 물 위에 둥둥 뜬다. 연꽃도 허공
중에 쑥 올라가 피고 수련은 잎과 함께 물 위에 둥둥 뜨면서 핀다.
수련 잎이 물 위에 동동 뜰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줄기와 잎에 공기를 머금는 구멍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련잎은 접시처럼
둥글게 생겼지만 조금씩 갈라졌는데 어떤 잎은 갈라진 부분이 마치 삼각케이크 같다. 연잎은 약간 까슬까슬, 수련잎은 반질반질하
다.
연잎은 비올 때 우산으로 써도 될 만큼 크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여름노래' 편에 보면 "연잎에 밥싸두고 반찬을랑 장만마라"는 대
목이 나오는데 그러고 보니 밥이나 반찬을 싸두기에 좋았겠다. 하기야 요즘에는 연잎에 싸서 찐 밥이 건강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연잎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토란잎을 생각나게 한다. 골목에서 놀다가 소나기를 만나면 바로 코앞에 집이 보이는데도 토란잎을
꺾어들고 우산삼아 쓰고 놀았다. 토란잎을 꺾으면서 나온 진에 녹물처럼 붉은 물이 옷에 들어 혼나고 꺾을 때 손등에 묻은 토란 진
때문에 박박 긁어대면서도 그때는 그렇게 노는 것이 좋았었다.
그리고 맑은 날에는 토란잎에 침 한 방울 떨어뜨린 다음 누가 오래오래 굴리나 내기를 하면서 놀기도 했다. 연잎도 토란잎처럼 물방
울을 동글동글, 구슬처럼 또르르 굴려준다.
연꽃은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즐겨 심었지만 원산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이라는 말도 있고 이집트나 인도라는 말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는 불교와 함께 전해지지 않았을까?
수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물풀이다. 일본, 시베리아, 북아메리카,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분포지역도 넓고 많은 사랑
을 받다보니 원예품종도 많다. 종류도 수백 종, 꽃 색깔도 무척 다양. 열대지역이 원산지라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못하는 품종도 많
다고 한다.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을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정호승-연꽃구경
맑은 가을 넓은 호수 물 빛은 옥색인데... 연꽃 우거진 그윽한 곳긴 배가 놓여있다...님을 보면 연밥을 힘껏 던지랴... 혹시나 남이 알
면 한나절 부끄러우리
-연밥을 따며- 허난설헌
연꽃은 물 위에서 피워내는 특이한 모습 때문에 우리 고전소설 심청전에도 등장하지요.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뱃사공
들에게 팔려 인당수에 몸을 던져 빠져 죽은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하여 왕비가 되는 것이다. 소담스러운 모습과 이런 정서 때문에 예
부터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연꽃은 그만큼 많은 전설을 갖고 있는 꽃이기도 하지요
연꽃 삼매경에 빠져 숲길은 가는것을 잊어 버렸네 일행들은 어디로 갔는지.....
물소리 바람소리 산새소리가 들려오는 숲은 하나도 심심치 않아보입니다...가끔씩 보여지는 다람쥐는 빼곡한 나무숲을 헤치며
맑은 공기 가득한 푸른숲에서 선한 내음을 가슴을 빨아들이고
숲속에 물잠자리 가녀린 날개짓에 숨죽여 자세히보기도 하고 길잃은 고추잠자리 숲길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물위를 배회하며
노니는 물방개의 모습에서 마음은 어느새 동심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물소리 바람소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내 작은 그리움
이 밀려오니 숲이 놀라 움직거립니다
이 석불은 1950년 무렵 함양읍 이은리 냇가에서 출토되어 현재 위치로 옮겨놓은 것이랍니다 출토지역 약 300 M 지점에 망가사란
절이 잇는 기록으로보아 절의 유물이 아닐까 추정되며 광배와 받침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이 불상은 두 손이 떨어져 나가고 없으며
훼손된 가슴아래 부분은 시멘트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머리는 민머리이며 상투모양의 단정한 편이고 얼굴 표정은 순박하고 두 귀는
길고 목은 세겹의 주름이 선명합니다 양쪽 어깨에 걸친 옷 주름은 V 자 형으로 두텁게 묘사되어 잇으며 타원형의 광배는 이중의 원
형선을 두른 두광과 신광으로 이루어졌고 머리 부분에는 연꽃무늬를 돌을 새김으로 장식하였다 조각기법으로 볼때 고려시대의 불
사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오전에 내렸던 많은 비로 인해 숲의 바깥 세상은 흙탕물이 흘러 내리지만
숲속은 언제 그랬나듯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옛말에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는 말이있지요...사랑의 원인중에 가장큰 본질은 보는것이 아닐까...난 사랑의
본질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살아숨쉬는 숲의 공간에서 보는것으로 통하니까요
때론 조화를 이룬 화음이나 악기의 고운 선율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숲속의 풀냄새와 나무들의 속삭임에 향긋한 체취
를 맡을때 가슴에 차오르는 사랑을 느껴봅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보는것 만으로 그 향기를 알지 못하고 아름다움을 망각한다면 사랑을 잊고 살겠지요
마음으로 보는 혜안이 없다면 가만히 숲길에 귀기울여 보면 또다른 아름다움이 들려 오기도 하지요
눈과귀 마음으로 바라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의 차이는 많지만 그래도 작은 생각으로 자연과 함께 할수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숲에서 느끼는것은 우리의 삶과 똑같은것 우리가 보아야 할것 보여주어야 할것 불변의 마음이지 외모나 일시적인 행동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눈으로만 참된 사라이 들어오고 참된 마음속에 참된 사랑이 머물것이라 생각 하지요
지천명을 훨씬 넘긴 지금이지만 마음은 언제나 소년같아서 불나비 같은 사랑을 꿈꾸며 살기도 하여 산책길에 나선 그들에게 잠시
표정도 빌려보는 용기도 생겨납니다 ...산도 그랬듯이 숲도 언제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아름다운 휴식의 공간임을 느끼면서 머물
렀던 공간을 벗어납니다
옛 선인들이 신선노름에 도끼자루 섞는줄 모르고 여유를 즐겼음직한 곳도 지나고
숲 언저리 인물 공원에 서면 최치원, 조승숙, 김종직, 양관, 유호인, 정여창, 노진, 박지원, 이병헌, 문태서등 열한분의 흉상이 조각
된 공원입니다... 익숙한 이름도 있고 낮선 이름도 있는데 흉상 뒤쪽에는 그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있는 이야기로 살림숲길에
머문 시간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첫댓글 내고향 해멍 너~무 좋아!
전국에서 가장이름난 수풀림 지리산에 서식하는 수천여의 수목들이 함께 어울어져있는 상림숲,지금쯤 숲뒤편 광활한 연밭에 연이 만발 했겠네요... 팬드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