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속 우승’ 장하나의 매력 포인트 탐구
장하나(29)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에서 우승하며 10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이후 7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14승째다. 직전 대회를 통해 KLPGA투어 최초로 누적상금 50억원을 넘어선 그는 시즌 상금 2위로 올라서는 한편 대상부문 1위로 점프했다.
이 같은 기록들은 그가 얼마나 매력투성이 골퍼인가를 반증한다.
그에게 체질화된 프로골퍼로서의 매력 포인트는 한둘이 아니다.
그는 정글의 맹수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사냥본능을 보여준다. 사슴이나 영양, 기린 등이 풍기는 조용하고 수동적인 생존 방식의 분위기와는 결이 다르다. 사자나 늑대, 왕도마뱀에게나 느낄 수 있는 공격성 도전성 치밀함이 체질화돼 있다.
그의 눈빛은 현상에 안주하기보다는 무언가 새로운 먹이를 찾는 맹수를 닮았다. 늘 뭔가 새로운 사냥감을 찾는듯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기회 포착력은 탁월하다. 백수의 왕인 사자의 사냥 성공률이 10% 정도에 머문다는 것을 생각하면 2010년 KLPGA투어를 통해 프로세계에 입문해 10년 남짓 만에 KLPGA투어 통산 14승, 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공률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출전한 대회에서 부상으로 기권한 KLPGA 챔피언십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톱10을 달성했다.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 2차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박민지와의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 E1 채리티오픈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마지막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다 롯데 오픈에서 유해란(20) 박주영(31) 등 난적을 물리쳤다.
세 선수가 1타 차로 순위가 갈린 채 챔피언조에서 펼쳐진 경쟁은 보기 드문 긴장감 넘친 열전이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엎지락 뒤치락을 거듭하다 장하나가 먼저 균형을 깨고 이어 유해란이 가세해 우승컵을 놓고 벌인 연장전에서 장하나의 날카로운 발톱이 파를 먼저 낚아채면서 승부는 끝났다.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양팔을 번쩍 치켜든 장하나의 모습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냥감을 쓰러뜨린 뒤 새끼들을 부르기 위해 포효하는 사자를 연상케 했다.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그는 경쟁 자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목표에 집중하는데 이 집중에서 그는 스트레스보다는 쾌감을 얻는 모습이다.
코모도 왕도마뱀의 걸음걸이를 연상케 하는 지축을 울리는 걸음걸이, 하늘을 떠받치는 아틀라스의 그것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허벅지와 팔은 전사의 포스가 물씬하다.
여기에 그만의 액티브한 퍼포먼스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의 이름과 Energizer(활력을 주는 사람)란 단어를 합성한 ‘Hanagizer’란 조어가 만들어진 것을 보면 그에게서 골프 팬들이 느끼는 긍정의 활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밖에도 눈을 중심으로 하는 개성적인 화장법도 그의 철저한 프로정신을 짐작케 한다.
스포츠스타로서의 그의 매력은 기질이나 성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각각 스케이트 농구선수 출신의 부모를 둔 덕분에 어릴 때부터 검도 스키 수영을 즐기다 골프에 마음이 꽂혔고 한다. 즐거움을 찾아 익힌 골프라 금세 장족의 발전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타이거 우즈가 방한해 개최한 어린이 클리닉에 참가했는데 260야드를 날리는 그의 스윙을 본 타이거 우즈가 “가르칠 게 없다”고 감탄한 것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고진영, 박인비, 전인지, 박성현, 김세영, 김아림, 유해란, 최혜진, 박민지, 박현경, 임희정, 안나린 등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선수들이 많지만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무언가 돌려주려고 하는 장하나의 매력은 특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