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참 좋다>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어떻게 하지?
이 책은 2012.7월에 발행, 김현대. 하종란. 차형석 공저이며 푸른지식에서 낸 책이다.
내일, 5/20일 월요일에 아이쿱 천안생협에서는 이사회 학습회 교재로 선택하였기에 한 주 내내 짬짬이 정성스럽게 읽었다. 선명한 이해를 위해 페이지 수를 나누어 소리내어 읽기를 시도, 지금 막~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었다.
공동저자 김현대씨는 머리글에서 "혼자 가면 빨리 가고 여럿이 가면 멀리 간다"고 썼다. 총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세계협동조합의 현장, 협동조합 어떻게 할 것인가, 협동조합의 대가와 만나다로 구분하여 마치 종합선물 세트 같다. 언론인 '협동'의 산물이라고 밝힌 현장 취재를 담은 생생한 기록들이다.
협동조합의 원리를 간단 명료하게 그린 35쪽의 그래프를 보자. 상품가격이 1000원, 생산 비용이 750원이라면 250원이 잉여금이다. 그 250원의 행방에 따라 기업의 성격이 결정되는데 투자자 이윤이면 자본주의 기업이고, 장애인 추가고용비용으로 쓰면 사회적 협동조합, 판매가격 인하에 쓰면 소비자협동조합, 농산물 구매가격 인상에 쓰면 생산자 협동조합,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에 쓰면 노동자협동조합, 대출금리 인하와 예금금리 인상에 쓰면 금융협동조합이 된다.
우리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당연히 잉여금250원을 판매가격인하에 쓰는 소비자협동 조합이 된다.
협동조합은 개인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럿이 힘을 합하는 것이다. 개별 협동조합이 하기 어려운 일을 협동조합끼리 협력해서 추진할 수 있다. ICA(국제협동조합연맹) 7원칙 가운데 제 6원칙이 협동조합 간 협동이질 않은가? 이탈리아 볼로냐의 협동조합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카라박(KARABAK)프로젝트는 노동자협동조합&급식협동조합&건축협동조합등 5개 협동조합이 연대하여 유치원 10개를 지은 사례다. 그렇게 지어진 유치원 10개를 카라박1,카라박2...그렇게 번호를 매기고 협동조합 조합원들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효과를 내고 있다.
요리사와 웨이터의 노동자 협동조합, 이탈리아 캄스트는 조합원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강화하는 일과 전문적인 역량 계발을 북돋우고 사회적 조건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제 1조항이다. 또한, '지역'을 중요하게 여긴다.프랜차이즈처럼 음식 메뉴를 통일하지 않고 지역마다 특색을 살려 지역 주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메뉴로 만든다면 얼나마 신날까? 게다가 가장 좋은 재료를 선택한다니 그저 부럽고 구내식당에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풍성하게 먹을 수 있고 음식으로 장난치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한다면 참으로 보람될 것이다.
"문화예술은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열어준다. 정신이 열려야 가슴도 열리게 된다"
-연극도 협동조합으로 한다는 바라카, 극단에서 연기.기획.운영에 참여하는 출자 조합원과 출자금만 내는 조합원으로 구성되고 소비자협동조합은 스폰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익의 일부를 협동조합을 위해 남겨두고 사회의 이익과 다음 세대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라는 단호함도 돋보인다.
덴마크 농담에,
'덴마크에서 교외로 나가는 기차를 탄 두 사람이 옆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헤어질 때즘에는 협동조합 하나를 만든다'는 말...덴마크 사람들의 정신이고 그들의 머릿속엔 협동조합이 배여있다니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겠다. 소설 삼총사에서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가 바로 협동조합의 정신이라는 에릭 톰손의 설명도 명쾌하다.
"작은 힘이 모여서 큰 힘이 되는 것을 평생 봐왔고, 그래서 협동이 제 생활의 철학이 됐습니다" 서른 세 살이 된 둘째아들을 둔, 대농 옌스 피스케르 씨는 27년동안 협동조합의 지역대표로도 열심히 일해 왔다는데 그저 놀랍다. 확신에 찬 자기경험으로 그리 말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멋지다.
뉴질랜드의 세계1위 유제품 수출기업 폰테라는 폰테라 자체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이 400명이 넘는다. 폰테라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을 하나만 꼽으라는데 "당연히 협동조합 정신!"이라는 답변, 도대체 협동조합 정신이 무엇일까?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내내 생각을 확장시켜야 했다.
가장 결정적으로, 영파머스클럽에선 이론이 아닌 몸으로 체득된 이력들임에 온전히 끄덕여졌다. 아무런 밑천 없어도 단순 일꾼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을 길이 열려있다니...농민 양성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탄탄하고 선배 농부들이 멘토 역할을 잘해주니 선배 농장주들이 모두 협동조합원이어서 가능할까?
2천명이 넘는16세~31세 사이의 젊은 농부 모임인 영파머스클럽은 뉴질랜드농민연합회 산하 조직이다. 미래의 농민 지도자를 길러내는 꿈나무 단체이며 31세가 넘으면 농민연합회 회원으로 옮겨가는 체제도 돋보인다. 협동조합의 힘과 영파머스클럽의 존재가 뉴질랜드 가족농을 떠받치는 두 축이란다. 다양한 도시 젊은이들을 회원으로 받고 직접 농사에 종사하지 않는 도시 전문직 종사자가 전체 회원의 20퍼센트에 이른다. 회원의 절반이 여성이라 함은 그만큼 농업에 대한 긍정의 비젼을 뜻한다. 혼자서는 농산물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으니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출자해서 협동조합 기업으로 거듭난 사례가 뉴질랜드의 폰테라, 제스프리(대형마트에서 쉽게 만나는 키위수입 업체다),미국의 선키스트다.
언젠가, 협동조합관련 토론회 자리에서 젊은이들을 교육 시키는 게 가장 빠르다는 진단을 기억한다.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아주 적극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 바램으로는 아이쿱생협의 네트웍과 의지로서 영파머스클럽에 준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고민하였으면 좋겠다. 조합원들이 협동조합 자체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고 더 근원적으로 농업을 살린다는 차원에서 펜스치는 법, 사륜 모터바이크 운전, 응급처치, 토양관리, 재무관리, 요리 따위... 농업현장에서 실제 이용되는 다양한 일상 기술을 가르치자. 농업기술과 일반상식을 교육과목으로 삼아도 좋겠다.
현재 시골에서 관행농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농협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행하는 교육이나 안내를 넘어서는 더 근원적이고 차세대를 위한 대안 마련을 하면 어떨까? 하는 아주 간절한 바램이 올라왔다.
#소비자 협동조합의 왕국 스위스?
2009년 1월, 스위스 한 일간지가 스위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스위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을 물었는데
1위: 과학자 아인슈타인
2위:
3위: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
4위:교육학자 페스탈로치
5위:적십자 창설자 앙리 뒤낭
바로, 저 위 2위에 꼽힌 사람이 스위스의협동조합 미그로를 창립한 사업가 고트리브 두트바일러!
도매와 소매의 중간이라는 뜻을 담은 미그로, 개인 소유였던 미그로 주식을 모두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전환, 시기업이던 미그로가 스위스에 600개 매장을 둔 협동조합으로 성장을 했다. 스위스 인구 700만 가운데 200만명이 미그로 조합원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미그로의 목적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 지속 가능성은 미그로의 DNA,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해마다 1억 스위스프랑(약 1,224억 원)이상을 교육.문화에 투자한다. 구호나 비젼이 아니라 현재 실천하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8만 명의 직원이 일하는 미그로는 스위스 최대 고용기업임에도 글로벌 전략이 없다. 글로벌 전략없이 스위스 안에서 조합원의 편익을 더할 숱한 분야로, 지역에 거주하는 조합원과 그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전략으로 일관한다. 지역라벨 정책도 효과적으로 정착.확산되었다.
#한국 협동조합의 현주소는?
협동조합의 메카 원주,이탈리아에는 볼로냐. 스페인에는 몬드라곤!
-원주 단구동 원주의료생활 협동조합 '우리동네의원'
-한살림생협의 전국 1호점(위 의원,지하)
-원주 협동조합의1세대는 1971년 32명 주민의 출자로 설립된 밝음신협
-원주의 협동조합들은 2012년부터 이윤의 5퍼센트를 '협동기금'으로 조성
-아이쿱생협은 소비자 회원과 생산자가 매달 가격안정기금 조금식 모아 30억 원을 적립
-생협 조합원 총 63만명, 인구1퍼센트(일본 생협조합원이 인구의 17%)
-농협중앙회는 전 세계 농업계 협동조합중 3위 규모, 관료 조직보다 더 관료 같다.
-경기도 안성시 고삼농협: 2012년 전체 350농가 중 200농가 이상이 친환경 농사를 짓는 마을이다.
(농기계 임대사업, 비빌언덕 만들기 사업)
-농협은 할 일이 참 많다. 우리 농업을 살리고 우리 농촌 공동화를 극복할 힘을 가진 곳은 농협 뿐이다.
협동조합의 가치를 새기면 농업과 농촌을 다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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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국제협동조합연맹)는 수십만 개 협동조합 기업의 조합원이 10억 명에 이르고 1억 명의 일자리를 유지한다.
협동조합이 경제체제 속에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려면 100년은 걸린다. 경제뿐만 아니라 관용의 정신, 삶의 수준, 사회적 평등은 모두 협동조합에 대한 믿음으로 구축이 가능하다. 협동조합 운동은 정말 열심히 일할 가치가 있는 일이며 '사람중심의 사업'이다. 지속가능한 협동 조합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보물단지,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정말 필요하다.
어떻게 하지? 먹어봐야 맛을 안다고...먼저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
학교와 언론에서 협동조합을 가르치고 문화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알려줘야 한다.
"이번에는 내가 도와줄테니까 네가 하고 다음에는 내가 하자"는 경쟁적 협력이어야 한다.
2012년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었고 향후 예측되는 여러가지 변화와 발전 가운데 아이쿱생협은 무얼 어떻게 펼쳐갈지? 전국의 17만 조합원이 언제나 열려있길 바란다. 일상을 짚어보면 스스로 주체(주인)가 되어서 풀어나가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 그 무엇보다도 농업(자연농법)/교육/먹을거리를 세 축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좋겠다.(*)
글.사진-천안생협 깨어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