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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스님의 歸寺日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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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복지 |
가을에 찾아온 손님정덕스님의 歸寺日記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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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1 20:11:02 |
정덕_시골절주지 |
가을! 다니야: 다 자란 송아지도 있고 젖먹이 송아지도 있고 새끼밴 어미소 뿐만 아니라 성년이된 암소도 있고 암소의 짝인 황소 또한 있으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
그렇게 홀로 있는 텅빈 행복을 누리고 있던 차에 어디선가 나타나 홀로 법당에 들어가는 거사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한참만에 법당에서 나온 거사님은 나에게 이야기좀 하고 싶다고 말을 걸어온다. 한가한 날 찾아든 손님은 더욱 반가운 법! 거사님과 나는 찻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방문을 열어 제치니 가을 바람과 앞산이 방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손목에 염주를 두개나 차고 있었지만 언듯 보기에도 거사님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차 있다. 먹고 사는 일이 바쁜 그 거사님은 일터에서 일하느라고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게 되었는데 얼마전에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내를 타이르고 달래 보았으나 말을 듣지 않아 아내에게 거친 폭력을 휘두르게 되었고 그 결과는 이혼이었다. 아직 어린 두 딸은 엄마를 따라가고 혼자 남은 거사님은 외롭고 우울하여 자살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추석명절이 되니 더욱 우울하고 딸들이 보고 싶어 차를 타고 무작정 달리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사찰안내 표지판을 보고 우리절로 오게된 것이다. 차를 따라주며 그를 보니 벌겋게 충혈된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다시 확인하게 되는 사는게 괴로움이다라는 사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나는 가을 마당에 쏱아지는 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나무 가지와 마당구석에 누워있는 고양이를 힐끔 내려다 보았다. 햇살은 저리 눈부시고 찻물은 펄펄 끊고 그는 울고 있다. 내가 속한 그 광경이 갑자기 영화 화면처럼 스쳐가는 것이 낯설지가 않았다. 그는 다시들리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갔다. 화창한 가을날의 여유는 거사님의 쓸쓸한 뒷모습으로 저물어 갔다. 언제나 묵묵히 거기에 있는 산처럼 나도 산속에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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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관세음보살
행복한 생각속에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_()_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