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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뜨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망리단길이 그렇다. 골목마다 잔가지 치듯 들어선 예쁜 상점과 카페는 산책 나선 이들에게 어서 오라며 손짓하는 듯하다. 망리단길의 상징인 망원시장에는 늘 치열한 일상이 흐른다. 이미 유명한 망리단길에서도 최근 입소문 타기 시작한 핫 플레이스를 가봤다. 서울함공원과 중화요리집 동일루, 한약카페 약초원이다. 약초원에서 판매하는 ‘별 헤는 밤’ 한강공원에 해군 함정이 떴다! 서울함공원 서울함공원에서 망리단길 핫 플레이스 산책을 시작했다. 함정 3척을 비롯해 한강과 해군 관련 자료를 전시 중이다. 우리나라의 분단된 현실과 평화의 중요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서울함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선시대 때 수군 훈련 모습을 참관하기 위해 임금이 오르던 망원정이 있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유실됐다가 1989년 복원했다. 지금은 복원한 정자에 올라 한강 쪽 경치를 볼 수 있다. 망원한강공원에 서울시가 처음으로 함상공원을 만든 이유다. 서울함공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잠수함이 들어선 안내센터와 고속정 참수리호, 호위함 서울함이다. 공원의 이름은 전시 중인 함정 중 규모가 가장 큰 서울함에서 가져왔다. [왼쪽/오른쪽]안내센터 실내에 설치한 잠수함 / 잠수함 내부 모습 안내센터는 실내에 190톤급 잠수함을 설치하고 3개 면을 유리창으로 마감했다. 투명한 유리창 안쪽에 있는 거대한 잠수함이 마치 바닷속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해안을 지키는 모습 같다. 특히 잠수함의 오른쪽 면을 절개해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기계 시설과 해군 병사들이 머물렀을 생활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군인들이 실제 사용한 침상과 화장실 시설, 컵과 그릇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잠수함 실내는 어른 두 명이 서 있기에도 비좁다. 잠수함에 근무하며 작전을 수행했을 군인들의 희생이 느껴진다. 2층으로 올라가 외부로 연결한 다리를 건너 참수리호로 이동했다. 1978년 건조한 함정으로 같은 기종의 고속정이 1·2차 연평해전에서 활약했다. 지하 영상실에서 우리나라 군함과 세계 군함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참수리호 조타실 대통령도 앉을 수 없다던 서울함 함장석 서울함공원의 주인공은 역시 서울함이다.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서해를 지킨 1900톤급 호위함이다. 길이 102m, 높이는 아파트 8층과 비슷한 28m다. 추억을 남길 포토존을 찾는 여행객은 서울함 가장 앞쪽으로 이동하자. 한강과 노을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다.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흉내 내는 연인도 많다. 서울함 내부 전시실은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으로 나뉜다.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조타실의 함장석이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와도 앉을 수 없다고 하는 자리다. 함장의 권위와 역할을 상징한다. 서울함에서만큼은 눈치 보지 않고 누구나 앉을 수 있다. 함정 특성상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협소하다. 관람 순서를 알려주는 화살표를 따라 다음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 [왼쪽/오른쪽]서울함 조타실 / 서울함 함장실 서울함공원에는 비밀 하나가 숨어 있다. 여름 장마철에 높아지는 한강 수위에 따라 안내센터도 수면 위 최대 10m까지 떠오른다. 안내센터 아래 부유 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참수리호로 건너가는 다리 이음새는 안내센터가 뜰 때를 대비해 제작했다. 안내센터가 거대한 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뜨끈한 국물 맛이 선물하는 한겨울의 위안, 중화요리집 동일루 동일루 이약한 사장 오랜 세월 뚝심 있게 요리를 만들어 온 식당에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신뢰를 보낸다. 망리단길을 걷다 발견하는 동일루가 그런 집이다. 현재 이곳을 운영하는 이약한 사장은 2대째 동일루를 지키고 있다. 그의 아들까지 중화요리를 배우며 아버지 일을 돕고 있으니 3대가 가업을 잇는 셈이다. 동일루 실내 모습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국물이 담긴 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었다. 서빙을 담당하는 이약한 사장의 부인 심애경 씨가 대번에 하마짬뽕과 백마짬뽕을 추천한다. “하마짬뽕은 하마 입처럼 커다란 그릇에 나와서 이렇게 이름 붙였어요.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도 땀을 뻘뻘 흘릴 만큼 맛이 얼큰하죠. 백마짬뽕은 맛이 깔끔하고 담백해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따뜻한 국물을 찾는다면 두 메뉴를 추천합니다.” [왼쪽/오른쪽]동일루 하마짬뽕 / 백마짬뽕 하마짬뽕과 백마짬뽕 모두 어른이 먹기에도 배부를 만큼 양이 충분하다. 다른 식당에서 해물이 성의 없이 나와 마음을 상했다면 동일루 짬뽕에서 위로받을 수 있겠다. 커다랗고 싱싱한 새우, 홍합, 굴 등 해물이 푸짐하게 담긴 짬뽕이 나오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동일루 찹쌀탕수육 짬뽕만으로 부족한 이들에겐 동일루 대표 메뉴인 찹쌀탕수육을 추천한다. 오직 찹쌀탕수육만을 먹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동일루를 찾는 손님도 많다. 찹쌀탕수육의 기본 재료인 찹쌀죽은 이약한 사장이 직접 개발했다. 고량주에 불린 찹쌀을 이용해 만든다. 고기는 먹기 편하게 적당히 자르고 양파를 토핑처럼 올린다. 여기에 소스를 뿌리고 다시 위에 어린잎을 얹어 찹쌀탕수육을 완성한다. 너무 달콤하지 않으면서도 육질 맛이 차지다. 망원동에서 발견한 국대급 탕수육이라 하겠다. 중화요리를 안주삼아 퇴근길에 술 한 잔 하려는 이들도 동일루를 많이 찾는다. 저녁부터 요리를 담당하는 이약한 사장의 아들이 새벽 3시까지 영업한다. 이약한 사장이 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커피 없는 카페, 약초원 이곳은 커피를 팔지 않는 카페다. 대신 한약재로 직접 만든 차를 판매한다. 무엇을 마실지 고민하는 손님에게는 짧은 상담을 통해 몸에 맞는 차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의 비상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약카페 약초원을 두고 하는 얘기다. 김나현 한약사가 ‘별 헤는 밤’을 만들고 있다. 약초원 김나현 사장은 전문 한약사다. 약국에서 일하다 독립해 지금의 약초원을 차렸다. 김나현 한약사는 카페를 시작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망원동에서 가게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지만 이미 주변엔 커피로 유명한 카페가 많았기 때문이다. 순간 커피에 대응하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탄생한 첫 메뉴가 ‘별 헤는 밤’이었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약초원 시그니처 메뉴다. [왼쪽/가운데/오른쪽]별 헤는 밤 / 쌍화:뱅쇼 / 허니-엘릭서 약초원에서 홀로 즐기는 시간 겨울은 몸의 기운이 불균형해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어떤 차가 좋을까. “원래 쌍화탕은 기와 혈, 음과 양을 조화롭게 만드는 한약이에요. 몸의 밸런스가 깨질 때 감기에 걸리기 때문에 쌍화탕을 먹죠. 약초원에서 판매하는 ‘쌍화:뱅쇼’는 와인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맛은 뱅쇼와 비슷합니다. 쌍화탕에 들어가는 약재와 함께 머루포도를 사용해 맛이 매우 좋아요.” 김나현 한약사가 ‘쌍화:뱅쇼’를 추천하면서 하는 말이다. 약초원에는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차도 있다. ‘허니-엘릭서’다. 엘릭서(elixir, 엘릭시르)란 좋은 냄새와 단맛이 있는 음료로 만든 약제를 말한다. 간 해독에 효능이 좋은 구기자가 들어간다. 약초원 실내 약초원 실내는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꾸몄다. 혼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1인석과 소반 모양의 작은 테이블을 설치했다. 1명이 앉기에 넉넉한 자리는 손님이 많지 않을 때는 다리를 올려놓고 있어도 상관없다. 약초원 중간에 화분을 배열해 다른 손님과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화분에는 둥굴레, 작약, 계수나무, 모란 등 실제 한약재로 쓰는 약초를 심었다. 약초원에서 만드는 차와 한약은 모두 허가받은 한약재로 만들고 있다. 여행정보서울함공원
동일루
약초원
주변 음식점글, 사진 : 이시우(여행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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