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1,12-18
12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13 유혹을 받을 때에 “나는 하느님께 유혹을 받고 있다.” 하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의 유혹을 받으실 분도 아니시고,
또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14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15 그리고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16 나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17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18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이를테면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저는 5년간의 뉴욕 생활을 마치고, 오늘부터 댈러스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다른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제게 페이스북에서 좋은 글을 소개 해 주었습니다. “홀로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홀로 된다는 것은 외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이 세상의 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마음이 세상의 것들에 오염되지 않는 것이다.” 내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면 뉴욕에 사는 것도, 댈러스에 사는 것도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늘 그렇듯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곳은 어디나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지난 5년간의 뉴욕 생활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 앞에 펼쳐질 댈러스의 시간들에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첫발을 내딛으려고 합니다.
서정주 선생님은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하느님께서는 제가 댈러스에 올 수 있도록 오래전부터 준비해 주셨습니다. 2012년입니다. 12년 전에 댈러스에서 사목하던 동창 신부님이 제게 대림특강을 부탁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중견사제 연수를 마치고 3개월간 쉬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다리에 골절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고, 그때는 갈 수 없었습니다. 6년이 지난 2018년입니다. 이번에도 동창 신부님이 특강과 미사를 부탁했습니다. 신부님은 한 달간 휴가를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안식년 중이었기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2018년 12월 27일 저는 댈러스로 가서 2달 정도 있다가 왔습니다. 2022년 6월입니다. 미주지역에 있는 서울대교구 사제모임이 댈러스에서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뉴욕의 가톨릭평화신문에 있었기에 댈러스로 갔습니다. 4년 전에 2달 머물렀기에 교우들도 알고,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11월입니다. 저는 댈러스에 신문홍보를 하려고 갔습니다. 댈러스 신자분들은 신문을 구독해 주었고, 후원금도 주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저는 3번 댈러스 한인성당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교구의 인사이동으로 댈러스 한인성당의 본당신부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앞으로 제게 주어진 날들을 감사드리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했던 것처럼 ‘달릴 길을 다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선순위’를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빵이 적다고 걱정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으면 다른 것들은 하느님께서 다 채워주신다고 하십니다. 댈러스에서 지내는 제게 예수님께서는 우선순위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뉴욕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새벽에 일어나면 먼저 기도하는 시간을 갖으려 합니다. 물질의 십일조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십일조도 중요합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새벽에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으려 합니다. 둘째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말씀으로 하루를 열고, 말씀으로 하루를 마감하려고 합니다. 셋째는 표징입니다. 교우들의 말을 경청하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 교우들과 함께, 교우들과 더불어 친교의 공동체,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려합니다. 넷째는 실천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실천이 없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비난하셨습니다. 그들은 말을 하지만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과 행동이 함께하는 사제가 되도록 노력하려합니다. 아! 이제 또 새로운 시작입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주님! 이 고운 손길에 축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