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중이다.
날씨도 궂은 데다 딱히 나들이 할 계획도 없으니
종일 ‘X-Ray 찍기’ 놀이나 할 참이다.
이 얼마나 여유로운 생각인가?
호사라면 더 없는 호사다.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누워 있었다.
평소 안 하던 짓을 하려니 너무 지겹고 어색하다.
누운 채로 몸을 한 바퀴 구르고는 습관적으로
전화기를 열고 유튜브 방송을 찾아본다.
갖가지 콘텐츠의 방송이 한창이다.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이야기도 그 중의 하나다.
곰곰이 생각하면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1965년. 우리가 인연을 맺은 지 2년차(중2) 되는 해였다.
음악 시간에 맹호부대, 청룡부대 노래를 배웠다.
그리고 우리는 목청을 돋우어 불었다.
그 해 10월에 육군 맹호부대가 월남으로 떠났다.
얼마 뒤 해병 청룡부대가 갔고, 뒤를 이어 육군 백마부대도
월남의 전장(戰場)으로 가서 적들과 싸웠다.
싸워야 할 적군은 월맹군과 베트콩이었다.
파월 장병들은 미군과 힘을 합쳐 그들과 싸웠다.
하지만, 결과는 미국의 패전(敗戰)으로 전쟁은 끝났고,
'승자독식(勝者獨食)'이라는 법칙에 따라
월맹 위주로 통일이 됐다.
동시에 동족상잔의 비극도 끝이 났다.
어느 전쟁이 그렇듯,
베트남, 미국, 한국, 쌍방 간에 수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미 고전(古典)이 된 일이다.
이미 아문 상처의 딱지를 뗄 이유가 있겠는가?
그 이야기는 그냥 여기서 접자.
우리 모두가 잘 알기에.
신(神)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망각(忘覺)’이다.
부처님도 ‘방하착(放下着)’하라 하셨다.
그게 쉬운 일일까 만, 잊을 일은 잊어야 하고
어느 순간쯤에는 내려놓아야 한다.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인생은 무상한 법이다.
오늘 동지가 내일은 적,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
영원한 적(敵)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게 인생살이다.
맹호, 청룡, 백마는 ‘월남’에 가서 적들과 싸웠고,
대통령은 ‘베트남’에 갔을 뿐이다.
같은 나라인데 다른 느낌이다.
앞으로도 지내기 나름이다.
과거만 잊는다면.
- 끝 -
심심해서 별 시답잖은 새실을 하게 되네요.
모두들, 마통에 건강 조심하이소.
또 봅시다.
안녕!
첫댓글 지금 가장 핫한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
우리 군대도 그때는 용병이었을 뿐.
다 돈땜에 목숨바쳐 싸웠지요, 몹쓸 짓도 했고.
지금은 고엽제 피해자만 남았을 뿐.
그때 목숨값으로 사온 소니나 내소날 카세트 레코드 자랑하던 우리 옆집 형님 생각나네.
먼저 가셨지만.
"월급은 부쳐주고 X에 맞아 죽어라."는 별생각없이 엄청난 소리를 예사로 불러 제켰는데.
역사는 역사로 남겨두고 서로 잘 협력해서
나라 발전에 매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부디 건강 잘 챙기시오^^
우리동네에 우리보다 너댓살 위 친구들 행님들 사람은 안돌아오고 태극기에 싸여 항아리만 왔어니 기때는
슬픔보다는 의아해 하는 친구 어머이,아부지의 모습이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