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동진: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것을 언제 직감하셨나요?
봉준호: 각 부문 발표 전에 빨간불 들어온 카메라가 유력후보를 잡거든요
허들을 넘는 심정으로 마지막 부문 발표까지 카메라가 우리를 잡지 않길 바랐습니다
황금종려상만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쿠엔틴 타란티노와 2파전이었는데 그 형님이 워낙 영화를 잘 만들고
'펄프 픽션' 이후 25년만에 다시한번 황금종려상이 유력시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정말 끝까지 몰랐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감독간 교류는 금지되기 때문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못봤지만 좋은 작품일거라 확신합니다
그 형님 영화 참 잘 만들거든요
이동진: 수상 이후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을텐데 인상깊은 메시지가 있다면?
봉준호: 캡아에게서 메일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가 워낙 바빠야죠
(정말 캡.아.라고 줄여서 말하셨음)
1.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 장혜진이 연기한 충숙은 영화제목 '기생충'에서 따온 것이다
2. 심사위원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인상적인 질문은 "저 완벽한 두 집(저택과 반지하)은 어디서 섭외한건가요?"
봉준호는"저거 다 세트입니다"라고 답했다
3. 심사위원 엘 패닝은 영화 속 여배우들의 연기를 주의 깊게 보았으며, 특히 또래배우 박소담의 연기연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4. 기생충 이전에 지은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
5. 조여정이 연기한 연교는 연세대학교에서 따온 것이 아니라 학습지 느낌(대교)을 위해 지은 이름이다
6. 한우 채끝살을 곁들인 짜파구리는 너구리+짜파게티+한우로 영화 속 세가족을 상징한다
7. 봉준호가 계산해 본 결과, 기우(최우식)의 벌이로 박사장(이선균)의 저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500년이 넘게 걸린다
8. 기택(송강호)이 기우(최우식)에게 '무계획론'이라는 궤변을 말할 때, 팔로 눈을 가린 것은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 연기를 가져온 것이다
9. 비오는 날 기택(송강호), 기우(최우식), 기정(박소담)이 반지하 집으로 돌아가는 시퀀스는 한곳이 아니라 서울 각지에서 부분 촬영했다
10. 영화 속 홍수는 진짜로 세트장 전체에 물을 퍼부은 것이다
11. 연출하면서 가장 힘을 준 장면들은 문광(이정은)의 인터폰 시퀀스와 근세(박명훈)가 밝은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특히 김정은을 찬향하는 리춘히 성대모사와 더불어 인터폰 시퀀스는 이정은의 목소리 변주가 살린 명장면이다
“이정은을 창작 뮤지컬 '빨래'에서 처음 보고 '마더'에 캐스팅했던 기억이 난다
'옥자'에서 타이틀롤을 준 미안함을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었으리라 생각한다”
12. 연교(조여정)는 막내아들 다송(장현준)을 끔찍이 아끼고 감싸 키우지만 영화 속에서 살가운 스킨십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13. 계급도 계급이지만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닌 그 중간에 애매하게 위치한 한국 사회의 회색분자들의 이전투구를 그리고 싶었다
뉴스에 보도되는 단순한 사건도 우리는 그 결과만 접하기 때문에 전후사정을 알기 어렵다
그 이면에는 우발적이고 고의적인 일들의 연속, 인물들 사이의 얽힘이 있고 그 과정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기생충’은 다송(장현준)의 생일파티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과정을 2시간 내내 표현했다
14. 포스터 속 등장인물들의 눈을 가린 것은 김상만 감독이 만든 것으로 봉준호와 배우들은 포스터 완성본을 받고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15. 봉준호는 마케팅 팀에게 예고편에 제발 기우(최우식)와 기정(박소담)의 사기과외까지만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16. 기우(최우식)이 산수경정을 들고 저택 지하로 내려가기 직전 다혜(정지소)에게 하는 이야기는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봉준호가 압구정 현대아파트 고양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고양이들을 가둔채 굶어죽이는 것보다 차라리 한번에 쳐죽이는게 고양이들에게도 좋다"였다
17. 민혁(박서준)이 기우(최우식)에게 준 산수경정을 위해 한국수석협회에서 영화촬영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18. 곧 죽을 것 같았던 기우(최우식) 대신 절대 죽지 않을 것 같았던 기정(박소담)이 죽은 것은
관객들의 예상(계획)을 무(無)로 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택(송강호)이 앞서 기우(최우식)에게 늘어놓은 '무계획론'과 기이하게 겹치는 결과다
그리고 충숙(장혜진),기택,기우는 기존의 인물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가정부/운전기사/과외교사)를 차지하지만
기정은 오롯이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창조했다
이것 또한 아이러니를 극대화하는 부분으로 작용했다
19. 박사장(이선균)이 문광(이정은)을 가리켜 "아줌마는 두사람 분을 먹지만 그만큼 일도 열심히 한다"는
문광이 저택 지하에 은거한 남편 근세(박명훈)에게 음식을 전해준다는 걸 암시하는 부분이다
20. 근세(박명훈)가 보낸 모르스 부호를 다송(정현준)이 보게 되는데 그 메시지는 "헬프 미(칸 영화제 상영 당시 자막)"였다
미취학 아동인 만큼 다송은 메시지를 해석하다가 그냥 잠들어버렸다
21. 문광(이정은)을 따라 근세(박명훈)가 숨어있는 저택 지하로 내려가는 시퀀스의 삽입곡 제목은 '헬게이트'이다
OST 속 제목 하나하나가 스포일러라고 보면 된다
22. 박사장(이선균)이 기택(송강호)를 가리켜 "선을 넘을듯말듯 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박사장의 규정한 선(계급)을 최초로 넘는 것은 다름아닌 기택의 냄새다
23. 센서등으로 모르스 부호를 보내는 장면은 오히려 고장을 의심해 지하로 내려가 볼법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봉준호는 "상식 선에서 머무르면 영화 못만듭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24. 계급을 다룬다는 점에서 '설국열차'와 비슷하지만 '설국열차'의 북극곰 엔딩이 열린 결말이었다면
'기생충'의 엔딩은 닫힌 결말로 만들고 싶었다
25. '기택-운전기사', '충숙-가정부', '기정/기우-과외교사'는 부와 가난이 한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뒤섞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종이라서 설정했다
26. 박사장(이선균)의 본명은 박동익인데 이 이름은 봉준호와 영화 아카데미 동기인 최익환에서 따온 것이다
봉준호는 이선균의 왼쪽 얼굴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27. 봉준호는 영화 속 최우식이 "방금 밥을 든든히 먹고 일어났는데 방전된 것만 같은 무기력한 청년 그 자체"라고 칭찬했다
27. 기우(최우식)이 다혜(정지소)에게 "기정(박소담)이 장미꽃이라면 너는..."이라며 답변 대신 연습장에 써서 보여주는 장면은
봉준호도 최우식이 연습장에 뭐라고 썼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관객에게 의문을 갖게끔 하는 것을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장치로 애용한다고 말했다
28. 봉준호는 나이가 50에 가까워지니 예전만큼 기억을 떠올리거나 디테일에 둔감해졌다고 말했다
29. 연교(조여정)이 문광(이정은)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장면을 굳이 다송(장현준)의 시선으로 처리한 이유는
대저택에서 다송의 친구이자 엄마는 문광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위 12번과 연결해서보면 다송과의 살가운 스킨십은 문광밖에 없으며, 해고당한 후 다송과 문자를 주고받는 이도 문광뿐이다
30. 인디언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이 많이 받았다
a다송은 팀 스카우트에서 인디언에 열광하는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다
b팀 스카우트에서 자연스레 모르스 부호를 접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없이 '팀 스카우트-모르스 부호-인디언'은 관객들이 하나의 패키지로 쉽게 생각하면 좋겠다
다만 정재일 음악감독의 음악과 합쳐져 그 장면이 웨스 앤더슨의 '문라이즈 킹덤'이 연상되어 좋았다
첫댓글 18번 아.. 대박.. 22번도 참.. 씁쓸...
약간 다르게 옮겨적은부분이 있네요
짜파구리 해석은 이동진 평론가님 추측이고
그해석 좋다고 감탄하신게 봉감독님 이었음
봉감독님은 훨신 단순 심플한 의도로 한거였어요
딴데서 그해석 가져다 써도되냐고도 하셨고
ㄷㄱ
진짜 한장면 한장면 놓칠게 없는 영화네요.
정독함
세트야?????ㄷㄷ
재밌었음
지하철 타면 나는 냄새...궁금해서 영화본날 오랜만에 타봄
연교씨?
기생충 ㄷㄱ
정말 아닌척하면서 무서운 영화였음...보고나서 꽤나 지치는데 간만에 한국영화에서 이런 느낌받아서 아이러니하게도 너무좋았음..
정말 비극적인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돌이켜보면 우리들이야기였음
ㄹㅇ 감탄했던게 다송이가 송강호랑 충숙이랑 제시카 같은 냄새난다고 했는데 박사장네 가족들은 송강호한태서만 냄새를 느낌....
27번 ㅋㅋㅋㅋㅋㅋㅋㅋ
8 18 20번은 다소 다른 느낌으로 적은느낌인데
너무 요약 단정하는 투로 써서 그렇게된것같고
전체적으로 그래도 애쓴 후기네요
기정이만 죽었다는게 굉장히 무서웠..
조여정이 다송이한테 스킨쉽 안하는건 왜인지 안알려줫나용?
@권은비 애기가 인사하는거에서도 나타남
송강호가 이선균에게 정말 사랑하시는 구나 라는 말을 할때마다 강하게 정색하던 이유는 뭘까요..
선을 넘는거 싫어한다 했는데 그게 선넘는거라구 생각한거 아닐까욤
@캉테는캉테💙 + 비아냥 거리는 거라고 생각해서 ?
기사는 기사 일만 해야되는데 사생활인 박사장부부간의 사랑을 운운하니 선을 넘는다고 느꼈겠다
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달좋은밤 근데 또 선을 지킨다는 의미에서만 따지자면 이선균은 송강호에게 여러번 선을 넘지 않았나 해서요 기본적으로 시킬일만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라 일상에 대한 불만족이나 푸념들을 송강호에게 늘어논적이 많았는데 송강호는 딱 두번 넘자나요 그것도 같은 대사로 정말 사랑하시는 구나 .... 정말 사랑하시나 봅니다 ..
@우범진 박사장은 윗사람이니까 자기 푸념은 유쾌한 너스레고 기택의 오지랖은 선을넘는 행위로 받아들인거 아닐까요 갑이니까?
같은 대사를 두번쳤다는 님 말 보니 뭔가 더 의미가 있는거같은데 제 어휘력이ㅋㅋ 어디엔가 해석이 있기를..
ㄷㄱ
기생충 해석
19번은 문광이 음식은 자기돈으로 사줬다고해서 그냥 문광이 잘먹어서 그런거였다는 개그코드인줄 알았는데
저도ㅋㅋㅋ근데 그순간 문광이 거짓말 한거엿나봐요
12,29는 뭐지 소름돋긴한데 왜 이런 설정을 한거지 궁금하다
와 13,18,19,29 소름이네
어쩐지 문광이 다송이라 문자 한다고 살짝 비춰졌을때 하트랑 이모티콘 많았음
ㄷㄷㄷ
또 볼까
ㄷㄱ
ㄷㄱ
기생충 관련 내용
ㄷㄱ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