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자연에게 형형색색을 선물한다. 매번 한결같지만 저마다 고요한
색깔로 사람의 마음까지 물들인다. 고창의 봄은 드넓은 청보리밭에서
시작된다. 온세상 초록빛깔로 물들면 바람도 진초록 물감으로 날아든다.
보리밭 사이길에 황토빛 흙길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에 이끌리고 누군가는
색에 이끌려 낭만의 공간으로 들어온다.
그옛날 먹을것도 놀것도 많지 않는 시절 아이들에겐 이곳이 놀이공간이
이었다. 풍요의 보리밭은 안먹어도 배가 부를것 같다. 고창의 대표 색이
되버린 청보리밭 눈부시게 진한색을 선물하지만 해마다 줄어들어 아쉽다.
고창에 작은 물줄기가 여러군데서 만나 인천강을 이뤄 서해 31킬로 쉼없이
달려간다. 고창의 젖줄 인천강을 따라가다보면 병풍처럼 둘러쌓인 기암
괴석과 만난다. 그중 눈에 띄는 바위하나가 있다 영락없이 호리병을 거꾸
꽂아 놓은듯해서 사람들은 병바위라 부른다.
명당을 이루고 있는 바위마다 영엄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절벽을 깍아지른 듯한 정겨운 바위 그중에 할매바위는 고창사람들의
오랜세월 함께한 수호신이다.
산이 낮고 들이 넓은 이곳은 사람살기 좋은곳이며 까마득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 선사시대부터 이땅에 사람이 살았음을 말해주는 고인돌 유적지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이마을 사람들은 그져 고향의 풍경일뿐이다.
백제 시대 세워지고 신라진흥왕이 뭐물렀다는 선운사는 한결같은 빛과
색이 있다. 500년을 피고 져도 봄이면 어김없이 햇빛찬란히 피어난 동백꽃
미당 서정주 시인은 피지않는동백꽃을 노래하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고갯길 수많은 작품에서 고향길에
얽힌 신화를 이야기하고 유년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한 서정주시인 생가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시인의 마을과 맞다은 서해 저멀리 변산반도가
보인다. 바다와 강 산가 바위 어느것하나 부족함이 없는 고창은 갯벌도
풍부하다. 백합조개가 노랑조개가 유명하고 쭈꾸미도 봄사람들의 입맛을
돋아준다. 광활한 염전 그옛날은 너나없이 소금농사를 했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버리고 어느 두부부만 남아 고단한 노동일을 하며 땀을 닦고 있다.
5월의 이곳은 화려하다. 눈부시게 화려한 꽃나무 사이로 고색창연한 고창
읍성이 이어진다. 550년전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전라도 여러군데
사람이 모여 쌓았다는 읍성 뒤에는 오늘도 아픔의 전설을 말해주고 있다.
자연은 절경을 이루고 예술은 문화를 자랑하는 곳 바로 판소리 본고장이다.
신재효 김소희 명창을 배출한 곳이다.
사람들이 모양을 내고 색을 입혀주면 진정 풍경의 색을 더하는건 세월뿐이다.
그 색을 찾아 고창 청보리밭을 걸어보면서 옛추억에 젖어보면 어떨까.
떠나려는 봄이 아쉬운 사람이여 청보리밭 사잇길을 걸어보자..
첫댓글 그옛날 어려울때 보리밥이 주린배를 채워주던 시절도 있습니다.
온통 푸름이 꽉 찬 들판을 보니 마음이 한결 부자간 된 기분 이군요
정말 좋은글귀와 배경 잘보고 쉬었다 감니다 감사 합니다 .
초록색깔이 눈을 맑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