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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 진선생. 내일 오프지? 그런데 어쩌냐? 민홍규 무단이탈이라서 손이 모자란데.. 오프 안되겠다. 다음에.. "
" 어.. 안돼는데..저.. 내일은 정말 안돼는데요. "
당직이며 야근은 도맡아하던 진주를 떡하니 믿고있던 3년차가 당황한다.
" 안돼긴 뭐가 안돼? 안돼면 어쩌라구? "
" 저. 내일 결혼식이라서.. "
" 뭐? 겨..얼 혼? 누구? 너? 그러니까 .... 남자랑하는 그 ..시집? ..그.. 결혼? "
" 네.. "
차트보던 시선을 그대로 움직이며 뭐 대수롭지 않은 일인듯 담담하게 대답하는 진주다.
" 그런데. 하루오프? 하루가지고 돼냐? 그리고 그얘기를 왜 이제야해? 우리도 가봐야 하는데.. "
" 원래는 얘기안하려고 했는데.. 오프가 안된다고 하시니까 말하는거에요.
갑자기 날짜가 잡혀서요. 우리과에 인원도 없는데 빠지는거 미안해서 미리 말씀 안드렸어요."
" 그럼 신혼여행은? "
" 그런게 어딨어요? 어차피 계획 잡아도 치프 선생님도 못가셨잖아요? 그래서 아예 계획도 안잡았어요. "
" 진짜 너두 너다. 그렇다고 결혼식도 응급으로 하냐? "
데스크에 있던 이간호와 3년차가 황당해서 입도 다물지못하고 바라본다.
대학동기 신경정신과 수경과 점심을 함께했다.
진주의 문제를 알고있는 그래서 막역해진 친구..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나자고 해놓고 막상 자신없어진 진주. 꾸역꾸역 먹기만 한다.
신경정신과 아니랄까봐 금새 진주의 표정을 살피고 먼저 물어봐준다.
" 뭔데? 뭔데 그렇게 음식테러야? "
" 테러? "
" 너 할말 있잖아? 너나 나나 바쁜 2년차야. 눈치같은거 보지말고 말해. "
" 나. 내일 결혼한다"
얼굴도 보지못한채 툭 던지고 너 왜그랬어. 어쩌려구.. 뭘한다구? 뭐 이런 대답들을 혼자 떠올리며 눈물을 모으고있다.
" 축하해!! 왜 이제 얘기해. 내일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 오프아닌데.. 미리 말해야 가지. "
" 축하? 축하받을 일이야? "
축하?
사랑빠진 결혼. 이제 정말 어느 누구한테도 사랑받을수 없겠구나. 원래 부터 그랬었지만..
" 어차피 혼자 짝사랑만 했었는데.. 이제 그것도 하면 안되는거지? "
" 안돼지. 함께 해야지.. 남편두고 왠 짝사랑? "
" 너 행복해? 나두 너처럼 평범해질수있을까?. "
" 넌 충분히 사랑받을만해. 조금만 꾸미면 우리병원 여러남자 쓰러졌을텐데.. 니가 스스로 망가뜨리고 살잖아 ,
너 괜찮아. 훌륭해"
" 될데로 되라 했지만 막상 한다니까 겁나. 도망가고 싶어. "
" 어떤 남자인지 모르지만 곧 너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거야., 널 사랑할수밖에 없을거야. 꼭 그럴거야. 넌 참 사랑스러운 여자야. "
.
수경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말 뭐든 잘 될것 같다.
그래.. 부딪혀보자. 다른 여자들처럼 ..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한군데 모자란애처럼 이렇게 사는건 그만하고 싶어.
얼굴반을 답답하게 가리고 있던 머리를 치켜올리고 입술도 바르고 거울앞에서 혼자 씩 웃어본다.
그런데 눈가가 자꾸 젖어든다.
몇일째 당직으로 몸이 천근같은데 엄마성화에 할수없이 드레스샵에 들렀다.
세번째 만나는 이남자.
조명이 밝아서 그런가 얼굴이 훤하게 잘생기긴했다. .
기럭지가 이렇게 길었던가?
턱시도를 갖춰입으니 남성복 광고에서 본듯한 모습이다.
" 신부님.. 이쪽으로 오세요. "
엄마의 선택...아무거나 입겠다고 했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가슴은 반쯤 걸쳐지고 레이스는 왜이렇게 치렁치렁 한지..
선물포장 리본을 휘감은 기분이다. 팔려가는 기분이 이럴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거울앞에선 모습이 참 처량하다.
" 신랑님.! 신부님 나오십니다. "
남들 다하는거 이런거 꼭 해야하는건가? 멋쩍어서 뽀루퉁하게 뒤로 돌았을때..
보통은 조금 놀라는듯한 .. 밝은 표정의 남자가 있어야 할테지만.
그래도 바지입은 사람 하나쯤.. 멀뚱한 표정이라도 있어줘야 했는데..
횡한 의자가 있고. 썰렁한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옆에 있는 아가씨에게 무안하고 뻘쭘하다.
다음코스는 맛사지샵이다. 세번째 만나는 이남자와 가운을 입고 한공간에 있다. .
너무 어색해하고 서로 눈빛도 마주치지 못하는 두사람이 의아한듯 직원이 신랑신부 패키지 맞으시죠? 하고 묻는다.
누군가 내몸을 만지는거 너무 싫은데.. 하얀 순백의 드레스에게 미안할 만큼 칙칙한피부때문에
어쩔수없이 누워본다.
" 어머. 신부님.. 내일이 식인데.. 얼굴이 왜 .. 어쩜.. 이일을... 세상에.. "
정말 호들갑스러운 여자다 싶다.
꼭 그렇게 내얼굴상태를 중계방송해야만 하는걸까.
저 강한 리액션.. 어디 방청객출신쯤 되는것같다.
" 일주일동안 12시간도 못잤거든요. 죄송해요. 그래도 세수는 매일했어요. "
참 대책없는 여자다.
그나마 오늘도 떡머리로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머리는 감은모양이다.
그것도 제데로 말리지도 못해서 축축한 모습이다.
피부관리사의 당황스런 모습이 참 안쓰럽기까지 하다.
얄쌍한 피부관리사 언니가 제법 손힘이 좋다.
얼굴을 이리 저리 만지더니 능숙한 솜씨로 두드리고 누르고..
몇일째 피곤이 눈녹듯 스르륵 녹아드는것 같다.
저남자는 왜 같이 누워서 저러고 있는건지.. 괜히 신경쓰이고 불편하다. 물론 잠시지만.
저여자.
진짜 가지가지 한다.
자는모양이다. 살짝 코도 고는것 같다.
나도 모르겠다. 저소리를 듣고 있으면서 무안해 지느니 귀를 막고 같이 자는게 속편하겠다 싶어서
미국에 있을 수련을 떠올리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얼마나 잤을까. 갑작스런 비명에 놀라서 눈을떴다.
" 뭐...뭐..하는거에요? 지..지금.. 뭐하는거에요? "
" 가슴 맛사지요,, 불편하시면. .안할게요. 워낙 등이며 어깨며 뭉쳐있으세요. "
" 됐어요. 그만 .. 그만 할게요. 갈래요. "
가운을 여미며 유난을 떠는 모습이라니..
부잣집 아가씨께서 맛사지가 처음이라고 하지는 않을테구.. 내숭인가?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고 따라나섰다.
" 저기. 진주씨.. 잠깐.. "
손을 잡았는데..창백하다. 화들짝 놀라며 손을 뿌리치는데 거참 무안하다.
" 왜..그래? 어디..안좋아요? "
" 아니.. 요. 그..근데.. 저..정말 결혼 할꺼에요? 왜..요? "
" 병원장님한테 은혜를 입었거든. 갚아야해서. . "
거참.. 결혼하는 이유를 묻는 여자나.. 담담하게 빗때문이요. 하는 남자.. 누가보면 코메디다.
" 우리 외삼촌이 그렇게 하래요? 강요했어요? 그런거라면 제가 얘기할게여. "
" 아니.. 나한테도 좋은일이니까. 어차피 누구하고든. 결혼은 해야할테구. 사랑같은거에 징징거릴만큼 어린애도 아니구.
박사님 존경해. 그분한테 너..특별한 조카라더라.. 뭐가 특별한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
" 쉽게 생각했는데 왠지 늪에 발을 디디는 기분이에요? "
" 난 해야해. 돌이킬수없어. "
결혼을 하루 앞두고 드디어 심각한 대화가 오고간다.
산다하는 집안에서는 아주 상식적이고 의례적인 일이라는데.
어른들의 결정에 대해서 특별히 반항 같은거 해본적 없는 진주지만
처음으로 이건 아닌데 .. 불안한 마음이 든다.
" 저한테 아내노릇을 기대할건가요? "
" 당연하지. 아주 정상적이고 행복한 결혼이라니까...내인생에 실수는 없어. "
" 사랑.!!. 해봤어요? "
" 그럼. 열렬히 뜨겁게... "
" 그런데 왜 결혼안했어요? "
" 애들읽는 동화에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주제.. 은혜갚은 까치. 인어. 두꺼비..등등등..
그런미물보다 못한놈이라는 소리는 듣기 싫으니까.. "
"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를 버렸다구요? 그건 더 나쁜놈 아닌가? "
" 그렇군. 아마 .. 성공의유혹때문에 여자를 버렸다는 죄책감을 잊기위해서 박사님 핑계를 데는건지도 모르겠네..
솔직히 당신하고 결혼하면 더 잘 풀릴것 같거든. 내인생이.. "
" 우리아버지도 아니구 우리 외삼촌하고 당신하고 무슨 협상이 있어요? "
결혼식 15시간을 남겨두고..
처음으로 제데로된 저녁식사를 나누며 맨 밑바닥은 숨겨둔채 서로에 대해 궁금한걸 해결해본다.
상견례때 봤던 그깨작거림과 거리가 먼 식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진주.
감자탕을 뼈째 들고 호르륵 쩝쩝.. 걸신들인듯 먹는다.
일부러 정떨어지게 하려는 동작인듯하다.
" 그런다고 내가 무서워 도망갈까봐? 나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거친사람이야.."
"기대 안해요. 그냥 배가 부르면 생각이 좀 편안해질까 싶어서요.. 더이상 도망갈곳도 없는걸요. "
" 도망갈꺼면 오늘밤에 해.. 촌스럽게 드레스 입고 튀는거 하지말고.. 쪽팔리게"
" 아직 수련의라서 도망도 못가요. 이일 아니면 할줄 아는것도 없는데.. "
" 외과.? . 전공은 뭘할건가 . ? "
" ??? "
" 그런거 있잖아. 돈잘번다는 성형외과. . 또 간암.. 폐.."
" 안면기형이나 화상 생각하고 있어요. "
이여자 다시 보인다. 그런거 안하게 생겼는데..
하긴 이얼굴로 성형외과 하기엔 양심이 없긴하겠다.
여자가 외과를 지원하는것도 특이한데 게다가 기피하는과를 .. 역시 특이하다. 그렇지만 반갑다.
" 주차장까지 좀 걸을까?"
" 전 전철타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진주의 팔을 아프게 잡아끌고 복잡한 명동거리로 들어섰다.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서 외치듯이 대화하기엔 좀 진지한 주제인듯 싶은데
개념치 않고 계속한다.
진주가 듣던 말던 상관없는듯하다.
" 결혼하면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야해. 어머니는 미국에서 재혼해서 사시고 쭈~욱 동생은 책임지고 살았어.
박사님께 미리 말씀은 드렸는데.. "
" 네~~. "
" 동생이 좀 아퍼.. 아직 미국병원에 있는데 결혼하고 나면 데리고올거야. . "
" 네~~ "
" 듣는거야? . 아직 신혼집도 안가봤지? 어딘줄은 알아? "
" 글쎄 내가 꼭 알아야 할까요? 궁금하면 전화할게요. 아.. 전화번호가.. 이름이 뭐였죠? 서현우였던가? "
" 일부러 그런거지? 관심없는척. 담담한척? "
" 척같은거 못해요.... 어차피 얼마 안가서 끝날텐데.. "
" 살면서 한번도 이런 거지같은 대접 받아본적없어. 사실 너같은 얼굴에 나정도면 감사할텐데
어디서 배운 되먹지 않은 튕김질이야?
결혼식하루전에 그런말하면 좀 생각있어보일것 같은가? 정말 싫었으면 여기까지 일을 만들지도 않았겠지.... "
" 본색이 이런거였어요? 미국에서 공부했다더니.. 한국말 무지 잘하네요? 다행이다 촌스럽게 안뇽하쎄요 이런거 안해서
그래요. 차라리 솔직한게 편하네요. 노처녀로 식구들 근심덩어리로 사는것 보다는 돌싱이 더 멋진것 같아서 그래볼까 했었어요
그럼 식구들이 조금은 편안해질것같아서요. "
" 눈물겹다. 혹시. 집안에서 반대하는 지지리 가난하고 능력없는 남친이 있는건가? 그래서 한번 갔다가 돌아가서
호적한번 상처내고 부모님 뒤로 자빠지게 해서 결혼하려는 ? "
" 것도 괜찮네요. 그걸로 하죠. "
" 그걸로? "
" 결혼하는 이유가 필요한거잖아요? 보통은 사랑.. 뭐 그런걸테지만.
난 가진건 두쪽밖에 없는 남친때문에 돌싱이 되기위한 결혼이고
당신은 부잣집 천덕꾸러기랑 결혼해주고 몇달후에 위자료 제데로 챙기면 되는거에요. "
" 그깟 위자료에 이 구질구질한 한국에 돌아온것 같애? 위자료 10억쯤 줄텐가? 그럼 한번 생각해 볼게.."
" 10억? 아직 원화에 대해서 감이 안오신것 같은데.. 1억 아니구요? "
" 장난해? 10억아니면 절대 이혼안할꺼니까 꿈깨!! 내일 만나자구... 나의 신부님!!"
싸늘한 눈빛으로 독설을 내던지고 돌아서는 현우를 멍 ~ 하고 지켜보고있는데.
획 돌아서더니 잡아먹을듯 무섭게 쏘아보다가 진주를 향해 뛰듯이 걷는다
진주의 허리를 거칠게 휘감아 몸안쪽으로 바짝 당겨안았다.
현우의 턱밑에 놀라서 눈동자를 부르르떨면서도 담담한척 애쓰는 진주가 보인다.
얼굴을 가깝게 들이밀고 향기를 맏는듯
진주의 볼에 얼굴을 맛데고 있다.
콩닥거리는 진주의 심장이 멈추기 직전
눈을 뜨고 얼굴을 멀리하더니.
" 쎈척하더니... ㅋ .. 잘자라"
무섭다.
사람들은 부르르 떨고 선 진주를 아무렇지 않게 스쳐지나고
가위에 눌린듯.. 혼자 움직일수없는 기분이다.
늘 같은 아침인데 오늘따라 집이 부산하다.
집에 오면 절대로 깨우지 않던 엄마가 아침부터 왔다갔다 하며 문을 열었다 닫았다 불안하게 한다.
대체 무슨일이지 궁금해서 더이상 모른척 누워있을수가 없겠다.
머리를 긁적이며 주방으로 나서는데 식구들이 식탁에 앉아 해맑은 표정으로 진주를 바라다 본다.
" 왜요? 너무 오래간만에 봐서 반가우세요? 왜 그렇게 빤히 보는건데?"
" 심정이 어때? " 작은오빠가 감격스러운듯한 표정으로 묻는다.
" 뭐가? "
" 실감이 안나? " 아빠가 평소같지않게 다정하다.
" 뭔소리야.. 배고파 밥이나 줘.. 오늘은 허리아플때까지 잘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불안하게 왔다갔다 그런건데? "
" 진주? " 설마하는 표정의 엄마.
" 진주야? " 절망스럽다는듯한 표정의 고모까지..
식구들이 황당한 표정으로 모두 진주의 동작을 주시하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다가 컥 하고 걸리면서
아~~ 하면서 섬광이 번뜩.. 아...그랬구나. 그랬었구나.. 하면서 쿠쿵한다.
" 오늘이야 ? "
" 니가 시집가는날이지. "
" 아~~악!!! "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미쳤었나?
바쁠때 마다 전화해서 .. 선본다.. 날잡았다. 상견례한다..
대충 듣고 알았어 알아서 해.. 했더니.. 결국 결혼식이란다.
결혼식을 이렇게 대책없이 황당하게 할수도 있을까 싶다.
추리닝대충 입고 미용실로 가야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지갑. 핸드폰 그리고 여행가방을 챙기고 있다.
이대로 끌려가면 안돼.. 지금이 마지막 시간이야. 튀어야해.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는데
띵동.. 하고 현관에 누가왔다.
" 진주야. 정서방이 데릴러 왔다. 어서 나와"
" 정서방이 누구야? 에? "
언제부터 정서방이야?
화장기 없는 부시시하고 퉁 ~ 부은 얼굴을 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나타난 진주
그닥 놀라지 않는 정서방인거다.
엄마혼자 무안하고 챙피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오빠가 주방에서 얼음팩을 들고 뛰어나오며 옆사람으로써 참 미안해지는 분위기를 애써 무마해보려 노력을 한다.
"얘!! 진주야? 얼굴이 왜 이래? " 피식웃는 핸섬한 정서방의 눈치를 살피며 진주를 쿡쿡 찌르며 묻는다.
" 어제 감자탕을 먹어서.." 머리를 긁적이며 뭐어때 하는투다.
" 국물까지 쪽쪽 빨아서 맛있게 먹던걸요. 잘 잤어요.?. "
어제 그 무섭던 싸가지는 어디가고 아침부터 왜 이렇게 가식을 떠시는건지.. 술도 안했는데 속이 좋지 않다.
우유하나 들이키고 바로 나섰다
엄마의 코맹맹이 소리. 오빠. 아빠 .고모까지 패키지로 잔소리를 하는통에 도데체 이집에서 한시도 버틸수없도록 한다.
" 원래 친절하세요? 어제 아무소리 없더니 왜 오셧어요? "
" 도망칠까봐. 아침에 도망치려고 했지? "
혹시 철학하는 사람인가? 타로점?
분명 사람의 표정을 살펴서 찍는거야.. 포커페이스에 신경을 써야겠어.
면사포를 내려쓴 진주가 성당 끝에 서있다.
파르르 떨리는 부케가 한눈에 보인다.
꼭 뛰쳐나갈것같은. 아니면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이라도 할것같은 얼굴로 간신히 신부입장을 하고 있다.
' 하느님!! 제가 이남자와 결혼을 해도 되는건가요? 이것 자체가 죄가 되나요? 심신이 순결해야하는건데..
한사람의 인생이 걸린일인데.. 용서해주세요. '
철없는 공주님이 혼배미사에 제법 진지하다. 언뜻보면 울고 있다.
독해지려고 마음먹었지만 ... 실상 악질 변학도 역할이 상쾌하진않다.
아직 어린 이여자를 순간 놓아주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
1시간여 길고긴 예식이 끝나고 폐백생략. 피로연생략하고 바로 서울시내 호텔로 향했다.
너무 긴장했더니 배가 고프다.
엘리베이터에 현우와 진주. 각자 투명창으로 로비를 내려다보며 무슨말을 해야하나 이상한데.
꼬르르륵.. 누군가의 소리에 한박자 차이로 대답이라도 하듯 또다시 꼬르르르륵 한다.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커플의 남녀가 웃음을 참지못하고 푸하하하 터져버렸다.
스위트룸.
화려하다 . 호텔방에 남자와 단둘이 있게 되자. 숨겨진 지병을 드러내는데
어느순간 부터 손을 부르르르 떨고 이도 딱딱 부딪힌다.
" 끝났는데 왜 떨어? 추워? "
" 어.. 제 병에 대해 못들었어요? 얘기했다고 들었는데? "
" 병이라니? "
하다하다 이런거짓말까지? 병이 있다고 하면 오늘밤 조용히 지낼줄 기대한는 모양이다.
이여자가 자기남편이 의사인줄 모르고 어디서 그런 말안되는 거짓말을.. 어디 까지 하나 보자.
" 미안해요. 속였어요. 이럴수밖에 없었어요. 억울하겠지만 돈좋아하다가 똥밟았다고 생각해요. "
정말인가.. 금방이라도 쏟아낼것같이 두눈에 눈물이 가득고였다.
" 대체 얼마나 대단한걸 숨긴건데? 이제 얘기해봐. 혹시 남자야? "
" 네? "
" 그건 아니지? 그럼 됐어. 동거했었다는거 뻥인건 알고.. 또 뭐? "
뻥인거 알고?
보통 순진한 남자일꺼라는 기대는 안했었지만.. 뭐라고 해야하지....
" 음.. 그게.. 어.. 장애가 있어요. 그러니까.. 여자가 더 좋아요. "
" 뭐? "
" 그..그래요. 레즈비언.. 레즈비언이에요. 남자한테 아무느낌을 못느껴요. 불능이에요. "
두눈에 눈물이 가득고여서는 손끝을 부르르떨면서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하는 신부.
하려거든 제데로나 할것이지...어설픈 거짓말에 귀엽기도 하고 웃음이 난다.
" 그래? 잘됐네. 나도 사실 남자가 더 좋은데.. 미국에선 그다지 큰일도 아닌데.. 여긴 아직이지?
각자 사회적지휘가 있으니까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따로 즐기면 되겠네. 안그래? "
" 저기.. 좀.. 씻고 싶은데.. 얼굴도 답답하고 머리에 한짐 얻은것처럼 무거워요. "
욕실로 들어간 여자의 뒷모습.. 두려움에 떠는모습이 참 안쓰럽다.
분명 뭔가 있긴하다.
공주병? 것도 장애일수 있겠군. 고칠수없다면 장애라고 할수있지.
장애.. 그부분에 대해서라면 현우역시 진주에게 못한얘기가 있다.
서로 상쇄할수있을까? 누구 비밀이 더 충격적일까 .. 욕실속 진주를 기다리며 혼자 상상해본다.
소설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위 저작권멘트는 여러분의 소중한 저작권물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삭제하지말아주세요)
첫댓글 1편부터 쭈욱 봤습니다...ㅎㅎㅎㅎ
담편도 기대할께요...업쪽..부탁드립니다.
넘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