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삶 묵상 에세이는 [모르지만 가야 할 길]입니다.
40세 전후로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서울 근교의 낮은 산들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등산 초보로서 나 나름의 도전인 관악산에 오르게 되었다.
올라갈 때는 수많은 코스 중에서 가장 쉬운 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그만 정상에서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해 버렸다.
'다른 길로 내려가 볼까?' 운동 효과가 더 큰, 새로운 길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완벽한 오판이었다. 시간이 두 배 더 걸려도 그리 힘들지 않다고 들은 것과 달리 실제로는 봉우리 같은 것을 몇 번 더 오르내려야 했기에 몇 배가 힘들었다.
심지어 올라왔던 길과 달리 길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내리막길은 유독 미끄러웠다.
너무 힘들어서 아내도 나도 침묵으로 걷던 어느 지점쯤, 아내가 갑자기 말했다. “하나님도 우리를 이렇게 보시겠지? 저기까지만 참아 주면 이제 다 끝날 줄 알았는데 또다시 배신하는 우리가 얼마나 힘드실까?"
나 역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우리가 이토록 힘든 길을 갈 수 있었던 건 이럴 줄 몰랐기 때문 아닐까?
주님은 아시고도 고난의 길을 가셨지만, 우리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절대 이 길로 가지 않았을 거야....?
주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길이 아니면 안 되기에, 내가 모르지만 가야 할 길이 있다. 비록 모르고 갔지만 그 길 끝에서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과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분 뜻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손성찬 著 [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