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적유자녀와
승계유자녀의 갈림은
바로 이것에서 비롯되었다.
바로 이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전몰군경연금증서에 명시된 연금수급권자의 이름이다.
유자녀 본인이 유족연금수급권자였으면
제적유자녀 유자녀 본인이 유족연금수급권자가 되어보지 못한 사람은 승계유자녀이다.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될까?
유족연금수급권유자녀가 성년에 이르렀을 때
전사자의 부모(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중 한 분이라도 생존하신 경우.
이 경우에는
부모에게로 유족연금수급권이 이양된다.
즉,
연금수급권이
2순위 '자녀'에서
3순위 '부모'에게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두 분 모두 돌아가실 때까지
전사한 아들의 유족연금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유자녀는
승계유자녀로 분류된다.
성년 후에 조부모가
전사한 아버지의 연금을 받았기에 그렇다.
이상을 종합하면
제적유자녀란
성년 전,
미성년자 시절에 부모는 물론, 조부모까지 모두 잃은 고아
라고 정의된다.
주지하다시피
전사자의 유족연금수급권자의 순위는
배우자가 1순위, 자녀 2순위, 부모 3순위이다.
전사자의 배우자가 계신다면
배우자 즉,
우리들 어머니가 1순위로 연금수급권자가 된다.
이 경우 유자녀는 수급권자가 될 수 없다.
어머니가 안 계시면
2순위인 유자녀가 연금수급권자가 된다.
이렇게
연금수급권자가 된 유자녀는 자기 명의의 연금증서를 받고
6개월에 한 번씩 우체국에 가서 본인 도장 찍고 연금을 받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연금을 받으러 갔는데
너는 이제 연금이 끊겼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유인즉
만18세 생일이 되면
다음 달부터 유족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군사원호보상법』에 의거
전몰군경유족명부에서 제적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전몰군경유족 연금을 끊었으니
네가 알아서 벌어 먹어라!
등 떠밀며 걷어찬 것이다.
통상 만7세에 초등학교 입학하니 만18세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그러다보니 전국적으로
해당 유자녀들이 학교를 중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이 사회문제가 되자
제적연령을 20세로 2세 상향 조정하였다.
제적(除籍)이란 무엇인가?
전몰군경유족명부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그때 그렇게
명부에서 지워버린 유자녀를
보훈처에서 『제적유자녀』라고 이름 붙였다.
홀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어떤 유자녀는 아버지 전사 당시 스무살이었다.
그 유자녀는
전몰군경유족명부에 올라가자마자
그날부로 제적되었다.
그리하여 그 분은
유족연금을 한 푼도 받질 못하고 제적유자녀가 되었다.
생년월일에 따라
어떤 분은 연금 몇 달 받고 제적
어떤 분은 연금 1년 받고 제적
어떤 분은 연금 2년 받고 제적
이렇게
차레 차레 제적시켜 버렸다.
어머니라는 울타리가 없어서
본인이 유족연금수급권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고아들
그 고아들에게
국가는
꼴난 연금 몇 푼 쥐어주더니
이제 성년이 되었다.
내가 할 도리는 다했으니
네가 알아서 벌어 먹고 살라며
매몰차게 내동댕이쳐버리고
손 털었다.
여기서
나의 이야기를 잠시 하고자 한다.
<카페지기 코너> 5번
『부활절에 올린 나의 인생수기』
『 https://youtu.be/sFb8ENZGHJo 』에서 밝혔듯이
고등학교 졸업 후
호랑이표 현대시멘트공장생활 3년을 하여 겨우 학자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하였다.
1학년 1학기가 끝난 무렵
학교 게시판을 보고『원호장학생』 모집 공고가 붙었다.
모든 과목 B+ 이상의 성적을 받은 유자녀는
성적증명서를 첨부하여 관할 원호청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원호처 원호장학회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원호청에 전화 문의하니
극소수를 선발하기에 어렵긴 한데 선발되기만 하면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충당할만한 장학금이 지급된다는 것이다.
귀가 번쩍
이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나는 너무나 기뻐서
성적증명서를 떼어 한걸음에 원호청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원호번호를 보고 신원을 확인한 담당자가
학생은 안돼
장학금 신청 자격이 없어라고 하는 것이다.
네에?
너무나 놀라는 내게
보훈대상자명부를 보여주는데
내 이름에는 빨간 줄이 그어져 있었다. 제적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공고문 지원 자격에 있는
6·25전몰군경유자녀는 무엇이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연금을 받고 있는 분들의 자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현재
어머니가 전몰군경미망인회 회원으로 유족연금을 받고 있기에 그 자녀들 또한
보훈대상자이다.
따라서 자격조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제적유자녀인 나는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하고 말았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든
자식을 버리고 재혼하였든
제적유자녀는 고아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고아란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이 없는 아이'를 말한다.
아버지가 전사하는 바람에 고아가 되어
결코 본인이 원하지 않은
전몰군경유족연금수급권자가 되어버린 소년 가장
혹독한 세파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유족연금에 의지하여
겨우겨우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18세 유자녀에게
너는 이제
원호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야'
등 떠밀어 내쳤던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국가보훈처
늦게나마
지난 날
그 고아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인정하고
국가배상이라는 차원에서
제적유자녀를 조금은 더 배려하려는 것이
보훈처가 만든 현재의 수당체계라고 이해하고 있다.
6·25가 할퀴고 간 상처를
온 몸으로 받은 제적유자녀
당시
『군사원호대상자녀 교육 보호법』에 의거
고등학교까지 무상
교육이었지만
가정이 엉망인데
먹고살기 급급한데
어찌 마음 편히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랴!
제적유자녀들 가운데
고등학교 무상 교육 혜택을 받은 사람은 극히 소수다.
가방끈이 그렇다 보니
하류인생의 멍애를 어찌 벗을 수 있을까?
유산을 물려준 사람 없으니
재산형성도 어려워 노후마져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어릴적 한창 성장기의 배고픔과 역경이
원인되어 건강도 걱정이 크다.
전쟁의 상처가 너무나 깊은 전쟁 고아 제적유자녀들
그들 주름진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제적유자녀들은 말한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사랑으로
오롯이 자식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어머니
그 어머니가 계시고
그 어머니의 품을 느끼며
모정의 울타리에서 자라난 승계유자녀가 한없이 부럽다."고.
우암이님이 유자녀를
제적, 승계, 신규대상으로 구분하고 수당의 차등을 두는 것은 보훈처의 잘못이다.
라고 지적한다.
이는
제적유자녀를 배려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우암이님이
유자녀를 하나로 통합시키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이때껏
내가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 더 깊고 큰 뜻이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그분이 홍보팀장으로 있는
미수당유자녀비대위'에서 제시하는 대응책을 들어보고 싶다.
끝으로 사진 한 장 첨부합니다.
저 정효현(鄭孝鉉)이 수권자로 되어 있는, 단기 4290년도 8월 30일 보건복지부장관이 발행한 『군경연금증서 105372호』입니다.
두 명의 이름이 더 보입니다. 저의 아버지 정진성(鄭鎭成), 후견인은 조부이신 정태환(鄭泰煥). 저 14세 때 조부모 모두 작고하셨습니다.
🤠우암이 댓글
통통통통통통님 반갑습니다 ....
정효현/카페지기님의 시원한 설명으로 순간의 오해도 다 풀리고 오로지
만남의광장 카페 발전과 서로간의 형제자매님들로 똘똘 뭉쳐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의 오해는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 저는 신규승계유자녀 입니다.
🤠개운산
제적, 승계, 신규승계
북한괴뢰집단의 남침으로 6·25 참화가 할퀴고 지나간 아픔의 산물.
저렇게 구분되어진 사연을 알기 쉽도록 명료하게 풀어 올려주신 카페지기님 글이네요!
우암이님
이 글을 읽어보시고도 우암이님이 주장하시는
제적, 승계, 신규승계 구분과 수당차등 없애고
하나로 통합시켜야한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으시다면
카페지기님이 우암이님게 듣고 싶어 하시는 질문
‘미수당유자녀비대위’에서는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그 대응책을 허심탄회하게 여기 광장에 올려 주시고, 모든 유자녀들과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카파더/조장대
개운산님~!!... ^0^
🤠가고파
제적과 승계 의 글 너무 감동 이네요
초등학교 다닐때 부모없는 호로새끼 란 말을 들어가며 어린 시절을
보낼때 큰집(백부님)에서 꼴머슴 처럼 혹독한 일을 하면서 눈치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체 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배웠던 그시절 을 생각
하면 눈물이 앞을 가로막네요 제적 유자녀의 뜻을 설명 잘 하셨네요
승계 와 신규 자 님 들께서 위의 뜻을 잘 새겨 오해가 없으셔서 우리
유자녀 들의 불신과 불화음이 없으시길 이해 바랍니다.
🤠카파더/조장대
사랑하는 아웃님~!!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퍼날려주세요.
🤠우암이
2021.04.23메뉴
가고파님 반갑습니다
이번 계기로 정효현/카페지기님의 상세한 설명으로 많이 배웠습니다 ..
앞으로 한 가족으로 열심이 정 나누기만을 합시다....
🤠동심초
고맙습니다
🤠우암이
정효현 카페지기님의 상세한 말씀 잘 보았습니다
잘 모르면 물어가며 한발 한발 내 디뎌야 할것을 좁은 소견으로 한 말이지만
"제적 유자녀를 배려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의미"는 추호도 없다는 말씀을 드리며
혹시라도 순간의 말 실수로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된점 사죄드리며 앞으로 더더욱 상부상조하며 [만남의 광장] 한 식구로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카페의 각종 항목에 잘 정리된 글을 읽어보면서 많이 배우고자 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세종 배충식
미수당자녀라~
어릴때 어린자식을 떼어놓고 개가한 엄마을 많이도 원망하게 했었지요.
연금때문에 시댁과 젊은청춘이라고 친정에서 등 떠밀려서~
미수당자녀은 그시절 미망인연금으로 내가 볼때 한없이 부러웠지요,
하고싶은 공부 아버지 없다고 애지중지 자랐지요,
삶 자체가 달랐지요,
가고파 친구가 언급했드시...!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미수당자녀님들이 보시고 혹시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우암이
세종 배충식님 반갑습니다 ...
우리의 카페지기님께서 제적유자녀. 승계유자녀. 신규승계유자녀의 구분을 충분히 설명 해 주시어
모두 궁금증이 다 풀려 지실줄 믿습니다 ..
우리 더 이상의 오해는 없기를 바라며 오직 우리 카페 두터운 우정으로 잘 지내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