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제는 우리 교회 야외예배가 있던 날!!!
그러나 비가 오는 바람에 취소되고.. 나는 신나는 맘으로 도시락까지 싸들고 5시 딱 맞추어 몽촌토성역에 도착하였다.
1번 출구로 나갔더니 그 곳엔 피커언니와 아싸양, 블루벨양, 김새러버님+친구님, 찌니공주님, 자넷님, 가브리엘님이 계셨다. 이미 많은 분들이 계셔서 약간은 어색(?)했지만 난 친해지려고 몸부림쳤다.(느끼셨는지..)
곧, 마이러버 지혜씨도 와서 우리는 도어언니를 기다리다가 도어언니는 어느 역에서 헤매고 있는지 도저히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에 곧 도시락 먹을 장소로 이동하였다.
지혜씨는 우산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내가 넓은 아량으로 나의 대따 큰 우산을 몸을 부비며 함께 쓰고 조금 멀게 걸어서 도시락 먹을 장소로 이동했지만, 결국 비도 오고 힘들고 해서 원래 피커언니와 아싸양이 정했던 장소가 아닌 중도지점에서 지붕이 있는 벤취에서 먹기로 했다.
김세러버님은 쿨써머~라는 글씨가 시원하게 쓰여진 돗자리도 가지고오셔서 뭇 회원님들의 칭찬을 샀다.
그러다가 피커언니가 다른 회원님들을 데리러 나가게 되어서 나도 따라 나갔다가 우리 동갑내기 앨린양을 만나서 내가 먼저 데리구 올라왔다.
돌아왔더니, 이게 무언가! 아싸가 벌써 작당을 해서 회원님들에게 도시락을 꺼내놓으라고 협박을 하고 있었던것 아닌가!!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뻔 했었던 절대절명의 순간이었다. 어쨌든 그리하여 나도 도시락을 꺼냈다. 내 도시락은 "까맣고 동글동글"이었다. 절대 포도뿐만이 아니었음을 이자리에서 내 도시락을 못보신 분들게 밝힌다.
그러다가 피커언니가 민트픽션양과 게하양을 데리구 왔다. 도어언니두 어디선가 이상한 방향에서 홀로 잘도 찾아오셨다. 잠시후에 게하가 레이언니를 모셔왔고 그렇게 일단 모임이 대충 완료되었다.
도시락은 하염없이 나왔다. 몇몇 도시락을 안가져 온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락은 철철 넘쳐났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아싸의 대박 맛있는 샌드위치와, 도어언니의 태극문양(!!)김밥과 교촌치킨이었다.
우리는 독신주의자인 도어언니에게 계속 망발을 퍼부었다.("시집가면 잘살꺼야~ 누가 데리고 갈지.."등의)
그러나 점점 먹을 것은 다 떨어지고 분위기는 엄해지려고 하고 있었다. 엄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던 우린!! 게임을 제안했다. 마침 비도 그치고 바깥공기는 너무도 시원했기에 우리는 벤취를 벗어나 넓은 삼거리 광장쪽으로 나와 게임을 시작했다.
아, 게임에는 제외된 인물들이 었었는데.. 가브리엘님, 왠지 멀찍히 바라보기만 하셨고.. 민트픽션님은 내일부터 시험이라며 갑자기 사회참고서를 꺼내어 읽기 시작하셨고.. 레이언니는 민트픽션의 가정교사가 되어버렸고.. 아싸는 괴수양를 데리러 잠깐 내려간 상태였다.
나의 수많은 제안(이중모션, 수박을 먹자, 뻔데기, 디비디비딥 등등..)을 사람들은 탐탁케 생각치 않았다. 난 절망하지 않고 수박을 일단 밀어붙였다. 의외로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우리 회원님들께는 너무도 어려운 게임이었다. 결국 두분-아마도 앨린양과 찌니공주님 아니었나?-만 엄한 벌칙:밟히는 포즈로 사진찍기-를 받고 게임은 끝나고 나는 다시 이웃게임을 밀어붙였다.
피커언니는 나의 제안을 계속 저지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품바게임이나 아니면 뭔가 이름을 까먹은 발로 차기 게임(기억안나)등 폭력적인 게임을 자꾸만 주장했지만 나는 굴하지않았다. 어쨌든 이웃게임은 괴수를 데리고 맥주캔들을 사온 아싸도 포함됐다. 아주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나의 잔혹함에 다시한번 놀랐고 이웃게임의 히로인은 뭐니뭐니해도 자넷님이었다! (자넷님 최고!!) 난 자넷님의 그 쿨하고 카리스마틱한 외모에 그런 순수한 귀여움이 숨어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녀에게 빠져들고 말았다?!!!
또 하나의 피크는 피커언니와 게하. 마침 피커언니와 게하 둘다 걸려버려서 둘 중하나가 질문게임으로 술래를 정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졌다. 둘은 팽팽했다. "너 머리 어디서 했니?" "언니 옷 어디서 샀어?" "밥 먹었니?" "왜 자꾸만 다가와?" 둘은 치열하게 서로 다가가더니 결국 머리를 잡고 계속 질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결과는 피커언니의 승이었다 "너 내가 준 귀걸이 어쨌니~~~!" 한마디에 게하는 할 말을 잃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게임을 너무 힘들게 했기 때문에 완전 지쳐있었고 아싸가 사온 맥주로 한숨 쉬기로 했다. 모두 시원한 맥주 한캔씩 따 들고 캬아~ 하며 바람을 즐겼다. 이때 어쩌다가 두 부류가 갈렸는데 한 쪽은 건전패밀리, 다른 한쪽은 불량패밀리였다. (나는 어느 쪽이었을까~요?)
내가 속한 패밀리는 내 왼쪽부터 앨린, 지혜씨, 찌니공주언니, 피커언니, 도어언니, 게하였다. (명단으로 내가 건전이었는지 불량이었는지 여러분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우리 모임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걱정(?)해주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찌니공주언니는 나의 고등학교 선배셨고 집도 무지하게 가까웠다. 완전 반가웠다. 우리는 써클 얘기도 하고 학교에 새로 생긴 건물 얘기도 했다. 앨린은 내가 계속 짐작한대로 나와 동갑이었다. 나는 다시한번 [82년생은 무리속에 섞여있어도 빛이 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루즈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하늘에서 우리 모임을 축복하는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벌어져서 우리는 모두 감동먹었다. 한참을 멍하게 하늘을 보며 그 축제들을 감상했다. 최고의 소풍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슬슬 쓰레기 정리를 하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조각공원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흰바탕에 까만 얼룩 토끼가 우리 앞을 쏜살같이 건너서 잔디밭에서 미친듯이 뛰었다. 그 토끼를 따라갔으면 난 아마 공연장에 못가고 이상한 나라로 가버렸을것이다..>_<(뭐래~)
어쨌든 특이하고 신나는 경험들이었다.
첫댓글 우와...사에님 길고긴 후기 잘 읽었어요^ㅡ^...어제 까맣고 동글동글한 도시락두 무지 맛났더라는..^^*..
자네의 기억력에 박수를 보내는바요....ㅋㅋ
어제 정말 즐거웠어여~ 수박 게임하던걸 못봐서 안타깝군~
재미있었겠다...^^;;;;
부러버요......
대단한 후기!!!ㅎㅎㅎ 어제가서 사에언니도 뵙는건데...흑흑...;;
死에~밝고 깜찍했어~~ㅋㅋ그 동글동글밥 정말 신기했어나도 만들어먹어봐야징....ㅎㅎ
발로차기게임=돈까쓰...사실 나도 이게임 잘 할줄 모른다는...ㅋㅋㅋ;;
우와~~진짜 잼났겠당...언젠가 나도 함..참가해야하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