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제 고향내려가 피곤한 가운데 친구들을 만났다.
대화중 한 친구(아주친한친구 일명 불@친구)가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너는 암기력은 좋은데 사고력은 떨어져" 예전에도 한 두번 그런 말을 들었는데 또 그런 말을 하다니..
어찌보면 나의 암기력을 칭찬한 말같기도 한데 알고보면 사고력이 자기보다 못하다는 애기가 아닌가.
집에 돌아와 "철학과 굴뚝청소부"란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그 친구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가...내가 자기보다 못하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말을 한 이유는 무엇이며..그런 말을 함으로써 무슨 이득이 있는가...
철학이란 그러한 일상의 대화와 별반 다름이 없는 것같다.
지은이는 철학이란 말에 난데 없이 많고많은 말중에 굴뚝청소부를 갖다붙였다.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인지 모르겠으나)굴뚝청소부가 붙은 이유는 책뒷표지에 이렇게 써있다.
두명의 청소부가 굴뚝청소를 한후 한 사람은 얼굴이 더럽고 한사람은 얼굴이 깨끗했다.
그러면 과연 누가 세수를 할 것인가? (거울이 없는 상태라면)
얼굴이 깨긋한 사람이 상대편을 보고 자기가 더러울것이라 생각해 세수를한다.
이것은 생각(인식)하는 주체와 인식되는 대상이 있을 때 어떻게 사실과 일치될수 있는지..
일치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의 진리에 대한 근대철학의 문제설정과 관련된 우화이겠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책의 제목처럼 그렇게 이루어졌다. 미흡했던점은
중간중간에 자기가 본 영화나 책으로 쉽게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듯 하였으나
오히려 독자를 개목걸이에 걸어서 쓸데없이 이리저리 끌고다녀 지루함을 느끼게 한점...
좋았던 점은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한번도 보지못한 그림들을 많은 삽화로 이용하여
자신의 독특한(?) 생각을 돌던지듯 거침없이 화두를 던지고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부족했던 점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쇼펜아우어,키에르케고르..비트겐쉬타인)의 이야기는 왜 빠졌는지...
아울러 결론에서 애기하듯이(인문학의 위기에 대하여) 작자 또한 인문학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나 철학이 그러하듯 이책을 재미있다 없다라고 쉽게 말한 게재도 아니며
그러한 수준의 독자도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글중에 기억에 남는 한 구절...(인간은 왜 존재하는가등 인간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뜩 던진 한마디)
동물이란 왜 존재하는가...인간에게 먹이가 되기위해 존재하는가?????
첫댓글 마지막 구절에서 떠오르는 사람, 니체..동물은 그냥 기계야..ㅡㅡ;
기계와 먹이의 차이가 조금 있지요....^^ 기계는 감정이 없지만 먹이는 살려는 의지와 먹히는 괴로움이 있으니...ㅠㅠ
이진경의 근래 책 들도 함께 들쳐보면 좋겠지요.. 위 책은 사실 출판된지 한 20년 쯤 되었나요?
모토님의 말씀대로죠.. 니체는 동물들은 그냥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했으니..^^
20년전에 내가 철학을 알았더라면 기꺼히 입맞추고 춤추었을 것을...
이진경씨가 쓴 철학관련서는 소문이 안좋던데요. 저는 안 보았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