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 모스크바
먼저, 니즈니 노보고르드를 출발하여 큰 문제 없이 모스크바에 들어갔습니다.
7월 6일에 서울을 출발하여 8월 13일에 모스크바에 도착하였으니 약 5주만의 일입니다.
이르쿠츠크에서 쉬면서 열차를 이용할지, 직접 횡단할지 참 많이 고민했고, 출발 첫날부터 거센 비가내린 것을 시작으로 오는 내내 비가 와 수없이 많이 후회하고, 보이는 풍경에 다시 만족해하며 지나왔습니다.
그 결과 모스크바에 무사히 도착 및 휴식 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는 지하철/트램/노면버스/버스가 조화롭게 구축되어 있고 3일권(450루블 정도)을 구입하면 네가지 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는 바이크를 두고 다니는 게 더 편할 정도입니다.
바이크도 제대로 주차해야하고, 러시아에서 불법주차는 경찰 입회하에 바로 견인해간다고 들었습니다. 인도 주차는 말할 것도 없고요.
때문에 그냥 대중교통 타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평생을 살면서도 보지못한 거대한 크기의 마트가(Auchan, АШАН / 아샨) 도처에 있어 생필품과 먹거리를 전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관광에 있어서는 전쟁을 겪으면서도 파괴되지 않아 본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여느 유럽 도시 못지 않습니다. 붉은 광장에 도착하면 그곳에서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할만큼 몰려있습니다.
다만, 조만간 세계 군악 타투(연주회)를 크게 한다고하여 행사 준비관계로 붉은 광장을 포함한 주요 구간이 통제 상태입니다.
사실 모스크바를 다녀오신 분들은 붉은 광장 말고는 크게 볼 거 없다고 하시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크게 볼 건 없어요.
바이크 상태는 다행히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정비한 내역은
1. 타이어 교체(앞/뒤 브리지스톤 A40 -> 미쉐린 어드벤처) : 주요 정비소에 브리지스톤이 없기도 했고, 미쉐린 어드벤처를 많이 추천해줬습니다. 16,000km 타고 교체하였고, 뒷타이어 20%정도 남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앞 타이어는 상태가 나쁘지 않았지만, 하는 김에 같이 교환했습니다.
2. 엔진오일 교환 : 리퀴몰리 -> 모튤 7100
3. 에어필터 청소 및 기름칠(K&N 필터)
4. 전조등 및 혼 교환, 체인 청소 : 전조등이 들어오지 않아 전구 교환하고, 혼은 진동으로 인해 떨어져나가 새로 장착했습니다.
5. 점화플러그 교환 : 브이스트롬 650은 MR8E-9라는 NGK 홈페이지에도 나오지 않는 특이한 것을 쓰고, 매뉴얼상 12,000km마다 교환으로 적혀있습니다. 그래서 교환했는데 상태가 멀쩡합니다... 교체한걸로는 집에 갈때까지 타도 되겠습니다.
출고 이후 현재까지 소모품 교체 외에는 큰 문제없이 다니고 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도 반정도 남았고, 체인은 오늘 장력조절 했는데, 한참 더 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휴식, 정비를 마치고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떠납니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에서는 국내선 항공편으로는 1시간 반, 고속철도(삽산)로는 5시간정도 소요되며, 바이크를 탄 저는 고속도로 톨비 1,500루블을 지불하고 10시간정도 걸려 왔습니다.
러시아 제국의 수도, 레닌그라드 포위전, 영웅도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문화수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곳입니다.
2차대전 당시 3년간의 잔혹한 포위전으로 유명한 레닌그라드가 바로 현재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이고, 이로 인해 영웅도시라는 칭호까지 받았습니다.
또한, 수많은 러시아 정재계 거물들이 이곳에서 태어나 러시아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푸틴과 메드베데프부터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에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대를 졸업하였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제국시절부터 내려온 다양한 건축물들이 도시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 곳이기에 문화, 관광에 있어선 수도인 모스크바 보다 훨씬 앞서있는 곳입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도심에 들어서자마자 운하와 네바 강이 흐르고, 금색 조명으로 꾸며진 모습이 장관입니다.
운하가 많은 도시라 북유럽의 베네치아라 불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베네치아를 가본 입장에서 여기가 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다른 것보다 관광지는 그다지 꿇리지 않으면서 압도적으로 싼 물가때문에요.
물론 러시아의 타 지역보단 훨씬 비싸지만, 일반적인 유럽 국가들보다는 훨씬 저렴합니다.
이곳 역시 바이크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걸어다니는 것이 편하여 그렇게 다니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입니다. 공산권 최고의 대학교였고, 현재도 세계적인 명문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붉은광장 옆에 있는 굼 입니다. 낮보다는 밤에 가시는걸 권하고,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는 하는데 줄도 오래 기다려야하고, 하나 먹어보니 과연 그정도 맛인가 싶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봐도 한국/중국인이 훨씬 많습니다.
모스크바, 나아가 러시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성 바실리 대성당입니다.
그 유명한 게임 테트리스에 나오는 건물이 바로 이 건물입니다.
모스크바 자체가 평탄한 도시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언덕인 참새 언덕입니다. 그나마 모스크바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라 관광객이 많고, 모스크바 바이커들의 성지입니다.
서울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놀라워하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줍니다.
한국서 오토바이 타면서도 못 받아본 대접을 여기와서 많이 받아봅니다.
출발전에 주변서 하는 얘기가 러시아 사람들 무섭다, 여차하면 스킨헤드한테 잡혀가서 시체된다, 돈 털린다 등등 부정적인 말이 많아습니다.
재밌는건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한테 "가봤어요?"하면 거의 대부분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작 다녀와본 분들은 "그정도는 아닌데...?"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참 많은 도움과 환대를 받았습니다. 갓길에 잠시 멈춰 물을 마시고 있을때도 반대편에서 가던 사람이 다시 돌아와 무슨 일 있는지 물어보고, 주유소에서 쉬고 있으면 엄지를 치켜세워주며 갑니다.
지금 바이크를 타기 전에는 미라쥬 250, MT-03을 탔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브랜드가 아니라고, 리터/미들급이 아니라고, 스쿠터라고, 알ㅍㅇㅅ타 안 입었다고, 다ㅇㄴ즈 안 입었다고, 우리 동호회 아니라고 선을 긋던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거칠고 무섭다고 하기전에 우리는 과연 어땠는지 한번 생각 해봐야겠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찾아간 정비소입니다. 혼다 전문이라고 하는데 할리, KTM, 스즈키 모두 보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정비를 모두 60만원에 해결하였습니다.
미쉐린 아나키 어드벤처 입니다. 현재까진 아무 만족스럽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어느 골목입니다. 도시의 조명을 저런 금빛으로 통일시켜 야경이 아주 멋집니다.
도시 곳곳에 운하가 있어 운치까지 더해집니다.
완전한 유럽권이고, 역사가 있는 도시답게 유럽풍의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실제로도 핀란드까지 두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체인이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매뉴얼상 2~3cm, 재보니 4.5cm) 스스로 조정해보려고 했으나 그래도 전문가에게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찾아간 정비소입니다.
역시 서울에서 왔다니까 놀라워하는 눈치입니다.
순식간에 체인 장력조절을 해주고, 다른 곳을 보더니 크게 이상 없다면서 돌려줍니다.
비용을 물어보니 여행에 쓰라면서 그냥 가라고 합니다. 비용을 지불하겠다해도 한사코 거절하여 페리에서 샀던 디스 플러스 한갑을 얼른 쥐어주고 나왔습니다.
여행중 자가정비를 해볼 요량으로 공구를 좀 가져왔는데, 그냥 집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은 무르만스크까지 가서 노르웨이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나, 배에서 만난 미국인 여행자를 여기서 만나 당분간 같이 다닐 생각입니다.
핀란드로 들어간다하여 따라갈 예정입니다.
북유럽에 들어가게 되면 비싼 숙소비 때문에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업로드가 늦어지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잼있게 잘 보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안전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D
끝까지 안전히 다녀오세요~~
멋지십니당 ㅎㅎㅎ
일때문에 6개월 쌍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살았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네바강 여름궁전 발레공연도 몇번 보러가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다시가보고싶은 도시네요~ 덕분에 옛생각나니 좋네요~ㅎㅎ
조심히 돌고 돌아오세요~
무탈하게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멋집니다.
돌아오는 그날까지 홧팅입니다.
우왁~~~~~ 용자에 박수갈채를...
인생 추억의 멋진 한페이지를 장식하길 빕니다~ 무복하시길...
멋지셔유~!!! 화이팅입니당~!!
진정 바이크 투어를 꿈꾸게 만드시는 분입니다. 사진만 봐도 온도차가 상당하네요. 옷을 어떻게 준비해 가셨는지도 궁금하네요. 다음 글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안전한 여행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