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K는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E와 함께 4대 지용성 비타민 중 하나로, 혈액 응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크게 주목을 받던 영양소는 아니었지만, 최근 우리 몸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잊혔던 비타민’이란 별명이 새롭게 붙었다. 주요 기능인 혈액 응고 외 심장질환, 골다공증, 암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 등의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중요한 영양소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비타민 K는 뼈 건강에도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중년기로 접어들면 뼈 손실로 인해 골밀도가 감소하는데, 특히 폐경을 겪는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비타민 K는 뼈 조직을 만드는 데 필요한 호르몬인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을 활성화하는데 관여하면서 골다공증 예방과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타민 K가 충분하지 않으면 뼈 조직 생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골다공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골다공증과 비타민 K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비타민 K가 직접적으로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비타민 K는 칼슘 농도 조절에도 관여하는 영양소다. 특히, 비타민 K가 부족해 뇌에 있는 칼슘 농도 조절에 실패하게 되면, 뇌에 손상이 생기면서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 연구진이 초기 치매환자와 정상인의 비타민 K 섭취량을 살펴본 결과, 초기 치매환자의 비타민 K 섭취량이 정상인보다 훨씬 낮았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짙은 녹색 채소를 통해 비타민 K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치매환자의 경우 그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본 미타테병원에서도 치매환자의 혈중 비타민 K 농도와 간이 노인 인지기능평가(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점수를 비교해본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혈중 비타민 K 농도가 짙을수록 MMSE 점수도 따라서 높아졌다고 한다.
비타민 k의 효용
비타민 K가 브로콜리나 양배추와 같은 짙은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이유는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비타민 K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콩기름이나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도 비타민 K의 좋은 급원 식품 중 하나다. 단, 비타민 K는 혈액이 응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인 만큼,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먹는 경우 과다한 비타민 K 섭취가 약 성분과 상호 반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일일 비타민 K 충분섭취량은 남자 75µg, 여자 65µg이다. 원광대학교 연구팀이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는, 우리나라 성인은 주로 시금치, 파, 김치와 같은 채소를 통해 평균 263.8µg의 비타민 K를 섭취하고 있다.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기타 질환으로 인해 비타민 K의 결핍 위험이 있지 않은 이상, 평소 비타민 K가 많이 들어가 있는 녹색 채소를 잘 챙겨 먹고 있다면 따로 보충할 필요는 없다. 평소에 먹는 음식만으로도 비타민 K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 채소에는 비타민 K뿐만 아니라 암이나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칼슘, 식이섬유와 항산화 작용을 하는 각종 파이토케미컬도 포함돼 있으니 끼니마다 잘 챙겨 먹도록 하자.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