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비공개 입니다
마라톤 세계최고기록과 같은 두 시간대의 달리기(sub-3)를 하셨거나, 마음속으로 꿈★을 꾸고 있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계시다면 당신은 행복한 달림이입니다. 당신 몸에 장애를 가지고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인간 한계에 도전한다는 거리를 빠르게 달릴 수 있기에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요, 정신적으로도 건강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입니다. 이러한 달림이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당신들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마움와 겸손함과 자기애
그러나 당신들은 고마워해야 합니다.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몸을 주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달림의 밑바탕은 부모에게서 받았습니다. 유전자를 주신 부모는 달릴 수 있는 몸으로 태어나게 해주셨고, 빠르게 뛸 수 있는 몸과 당신이 결정할 수 없었던 가정 환경에서 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현재 장애여부를 떠나 빠르게 달릴수 있게 키워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당신들은 감사해야 합니다. 이러하니 달릴 수 없는 몸을 받았거나 빠르게 뛸 수 없는 달림이에게는 겸손해야 합니다.
당신들은 학교와 사회에 고마워해야 합니다. 학교는 당신의 재능을 키워주었고, 사회는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달리기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운동을 할 기회를 당신은 학교나 사회에서 얻었기에 몸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달리기나 다른 운동을 하면서 신체를 발달시킬 수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그리고 현재 빠르게 달리고 있고, 달리려고 노력을 할 수 있는 기초에는 이 사회가 제공한 환경(분위기/사회발전단계/장소/대회참여기회 등)이 있습니다.
당신들은 현재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당신의 가족(부모, 남편, 아내, 자식)과 친구들과 일터와 동료가 당신의 달림을 인정하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당신의 빠르게 달림은 없습니다. 마라톤을 하기도 힘들지만 거기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희생과 절제,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력할 수 있게 해주었고, 많은 불편을 참아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없다면 당신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인 '두 시간대 달림'은 없습니다. 당신들은 겸허해야 하고 당신 주위 사람들에게 봉사해야 합니다(#첨부1,2).
당신들은 자기의 몸과 마음을 더욱 사랑해야 합니다. 아마추어인 당신은 달리기를 취미생활로 가지고 있고,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서 달립니다. 마라톤 완주의 성취감은 물론 두 시간대 기록을 목표로 하는 기쁨도 누립니다. 그러나 직업으로 하지 않는 여가 생활이기에 그 빠름은 도달 가능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한계에서 너무 멀리 있는 목표라면 무리하게 되고, 부상당하기 쉽습니다. 당신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런 도전의식을 가졌었다는 만족감만으로 그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당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당신은 행복한 달림이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2. 11. 2
치 김병문
# 덧붙임
두 시간대 달림이(sub-3)을 남편으로 가진 ♡예쁜(*^^*) 아내♡의 이야기와 꿈의 기록에 접근하기 위한 무기(?)구입으로 처절하게 망가진(ㅠ.ㅠ) ☆아름다운 도전자☆의 댓글을 두 분의 허락없이 올립니다. 글쓴 이의 이해를 바라구요. 만약 옆에 계시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두 뺨을 꼭 꼬집어 주고 싶습니다(^^). 제가 무례하게 글을 올린 영광(~.,~)을 가지게 되어서 기쁩니다(__).
================================================================
# 첨부1 -난 인간들이 이해가 안된다!!!
-글쓴이: SUB-3 아내
-출처: http://marathon.chosun.com '만남의 광장'
미친 놈덜! 어제 엘에스디인가 뭔가를 하고도 오늘 새벽에 또 나간다.
그 놈들은 인간도 아니다. 사람이라면 어째 그짓이 가능한 짓이더란 말인가.
그 놈들은 새벽 잠도 없나... 밤 늦도록 엘에스디진 나발인지를 하고 들어오더니...
꼭두새벽부터 또 나간단다. 문디 자석들이다. 다리에 안티푸라민인지 뭔지를 가득 발라가면서까지 저 짓을 해야하나.
그기 인간들이가.
그래 제놈들은 그기 좋아서 하는 짓이라 치자.
난 뭐꼬? 주말만 되면 회합이다. 장거리주다. 대회다 내빼기 일쑤이다.
내가 뭔 과부연합회 회장도 아니고.. 해괴한 놈들 같으리라고...
달리면서 희열을 느낀다나 뭐한다나.
그기 가당키나 한 짓이가 말이다.
달리는 게 벌서는 것이지..내사마 돈주고 달리라 캐도 안 달린다.
그 인간이 그러대 내보고 한 달려 보라고...
한 달려 보았지..
근데 숨이 막 넘어갈라쿠는기. 그기 사람의 할 짓이 아니더구만.
에라이 네나 많이 쳐달려라.. 난 이대로 살란다..
그래 가스버너 하나 당첨되었다고 가져오더군
그걸 뭐 금지옥엽 보물다루듯이 하드군..
내 참 기가 막혀서..
그날 가져간 참가비만 해도 그런 버너는 두 개는 사고도 남을 끼다.
그정도는 좋다고 치자.
그것도 상은 상이깨내...
그러나 기록증 달랑 하나 가져와서 대단한 일 한 것처럼 주름잡으니..
아궁이라도 있으면 쳐넣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에라이 망할 놈 그기 밥미주나.
그래도 주둥이는 살아있어 가지고 한마디 하대.
서브3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그래 서브3가 밥미주더냐? 서브3가 네 할배나 되더냐. 이 문디자슥아.
눈에 상심지가 켜지는 걸 그래도 꾹 참았다.
잘못하면 또 회복준지 뭔지를 한다고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핑계도 가지가지다.
회복주, 환송대회, 전어회훈련, 산악주, 근력운동, 언덕훈련 하푸.풀...스피드훈련..
문디 지랄 용천하고 있네.. 달리기면 달리기이지 뭔 놈의 달리기가 그리 많으지.....
그냥 잡달리기라고나 해라..
그 인간 때문에 욕듣는 걸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
내가 지를 위해서 얼마나 용을 썼는데..
문디가 요즘은 요구도 많다. 꿀사내라. 바나나사내라. 찹쌀떡사내라. 고기해주라.
비타민사주라. 파지밀인지 개떡밀인지 사달란다.
그리고 전에 않던 보약도 지어먹어 보자고 한다.
지가 내한테 해준기 뭐 있다고 그리도 요구가 많은지...
결혼이래 지가 해준기 뭐 하나 있던가..꽃다발도 하나 못받아 보았다..
내 처녀시절 생각만 하면 가슴에 울컥울컥 울화가 치민다.
그 인간이 그런다. 처가집에 AS 안되는냐고... 누구때문에 내가 이렇게 배가 나오고..
온몸이 고장나게 되었는데...
인간이...
그래 아까하던 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내가 지를 위해서 아까 말한 온갖 좋은 것은 다 해준다. 인간이 불쌍해서.. 그나마 안해주면.
사람하나 잡을 것 같기도 해서...
근데 이웃사람들.. 친척들.. 특히 그 집안 식구들.. 그 인간들은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제 아들이 여름내 뛰어다닌 것은 생각도 안하고.. 제 혼자 좋은 것 다 먹어서.. 배가 불룩불룩하다고... 애가 불쌍해서 못보겠다며 아가(그 인간)피골이 상접했다는둥.. 그래 시모야 그렇타 치자. 그 인간의 여동생들은 왜 그리도 말들이 많은지.. 지들 생긴 것은 생각도 않하고..
그리고 좀 배웠다 하는 년들이 더 한다.....
제년들은 다이어트진 나발인지 해가지고 볼상 사납도록 해가지고서...
이런저런 생각하면 속상하니..
조용히 낮잠이나 갈겨야 되겠다.
근데 806호 순길네가 들어온다.
오늘도 유정아빠 달리러 갔는가 보네!
네.......
참 좋기도 하겠다. 그렇게 잘 달리고 건강하기까지 하니....
그래! 디룩디룩 디비진 네 남편보다야 훨씬 낫지.
내 속으로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2001/09/20(13:04)
---------------------------------------------------------------
#첨부2-Re: 안되면 되게 하라!!! -윗글에 대한 댓글입니다.
-글쓴이: Sub-3보다 훨씬 더한 넘
-출처: http://marathon.chosun.com '만남의 광장'
그 미친 넘들 중의 한 넘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Sub-3근처에서만 얼쩡거리고만 있지 그 높은 경지에까지 도달하지 못해 안달이 난 넘입니다.
Sub-3한 그 인간은 저보다 훨씬 나은 인간이라고 생각됩니다(죄송한 표현).
저는 집사람에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 넘입니다.
왜냐고요?
무기(절대 불법무기가 아님)가 탐나 구입한 액수대로 집사람에게 이실직고 했다가는 집안 거덜난다고 다신 달리기를 못할 것 같기에 구입한 액수의 절반 또는 1/3가격(한마디로 사기)으로 구입했노라 자신있게 얘기했던 넘입니다.
유명회사에서 나온 마라톤 시계를 보자 침이 넘어 갑니다.
저 놈만 차고 연습하면 꼭 Sub-3가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구입합니다.
저녁에 집에가서는 4만원(구입가의 30%)에 샀다고 얘기 합니다.
싸모님 왈!
너는 시계가 지금 3개나 되는데 무신 시계가 또 필요해서 샀냐?
너무 싸기에 이것만 차고 달리면 그놈의 Sub-3가 가능할 것 같아서 샀다고
죽을 각오를 하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자신있게 얘기를 합니다.
야실야실한 러닝복을 8만원주고 구입했지만서도 집에서는 3만원에 구입했노라
얘기 합니다.
구입할 용품은 모두 샀기에 이제 다시는 살 것이 없노라고 또 자신있게 얘기합니다.
우리의 싸모님 성질을 누그러뜨리며 드디어 용서를 해줍니다.
여름이 되자 뙤약볕 속에서 혼쭐이 난 이넘은 남들이 코에 걸고 달리는 썬글라쓰가 탐이 나고 멋져 보입니다.
그래서 고민끝에 썬글라쓰를 지난번 사고 후 두달 후에 12만원 주고 구입
했습니다.
독수리 병아리 노려보듯이 금방 쥑일 것 같이 노려보던 우리의 싸모님 말씀은 왜 그렇게 비싸냐?
쬐끔은 멋있어 보이지만 그것 없이는 햇볕 속에서 못달리냐?
싸모님! 부인님! 맞습니다.
썬글라쓰 없이는 햇빛 속에서 달릴 수 없어 그 중 제일 싼 것을 골라 6만원
주고 샀습니다.
너무 싸게 사서 반환도 안되는 물건입니다.
또 한달 후 조용해질라면 이번엔 운동화를 14만원 주고 삽니다.
이 운동화는 7만원 주고 50% 쎄일 때 샀는데
모두 이거 신고 대회나간다는 성능좋은 운동화라고
무쟈게 거짓말을 해댑니다.
그래도 늦게까지 술마시고 들어오지 않으므로
우리의 싸모님은 이넘이 달리기에 미치기전
매달 넘어오는 카드 술값과 비교해 보고는 이내
누그러 뜨립니다.
조용해질라 치면 또 사고를 칩니다.
이번엔 심박시계가 탐이 납니다.
드디어 두달 후 심박시계를 삽니다.
20만원 주고 산 심박시계는 5만원에 샀다고 25% 가격으로 얘기해 댑니다.
50%로 가격으로 얘기했다간 다시 물리라고 말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필요한 것은 절대 없지?
네 싸모님 앞으로는 절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모은 달리기용품이 이제 제법 꽤 모였습니다.
시계,심박계,모자,썬글라쓰,런닝용 방수복,보온용 속옷,방풍용 상의,
휴대용 물통,달리기 신발 (대회참가용, 훈련용),달리기 약품(땀띠분,스프레이,물집방지용 매니큐어?,물집방지용 밴드,일회용반창고,피부상처용 매니큐어?,각종 파스),마라톤대회 완주후 발맛자지기(물통속에 담그고 진동을 주는)
이것만 있으면 이제는 다시는 더 필요한 용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 사 모으느라고 구박 많이 받았습니다만 이제는 더 이상의 구박이 없습니다.
솔직히 옛날에 나가던 술값의 10% 정도만 달리기에 써도 되기 때문이지요.
경제에 밝은 싸모님 덕분에 지금은 용서받고 잘 달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어떤 핍박 속에서도 명분이 있으면 그 명분으로 잘 버티면 됩니다.
집에서 명퇴당하지 않을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1. 저녁식사 후 식기 설거지는 군소리 없이 당연히 내 임무라고 생각하고
깨끗하게 해치워야 합니다.
2. 일주일에 한번은 빈말이라도 외식 한번 하자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돈 부담이 커서 못가는 한이 있더라도, 나중에는 싸모님쪽에서 가지 말자
고 다시 얘기하게 됩니다)
3. 침대에서는 끝내줘야 합니다.(이것 무쟈게 중요한 대목 입니다)
고객만족 없이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달리기 생활을 계속만 하면
60세 까지도 봉사가 가능함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체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때에 사고싶은 물건을 deal합니다.
4. 달리기생활을 하기 전까지의 매월 나가는 술값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내에
서 물품을 구입해야 싸모님의 용서가 가능합니다.
(만일 물건사는 것을 용서하지 않으면 달리기 그만두면 다시 술값 걱정이
되기에)
5. 아이들에게는 끝내주는 아빠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평소에 애들을
잘 대해주고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어야 가능 합니다.
6. 한달에 한번 정도는 싸모님과 콘서트를 보러갈 수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보러가겠느냐고 제안이라도 해야 합니다)
7. 나의 달리기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족에게 나머지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편의 체면, 남자의 자존심 이런 것들 생각하면 이것 절대 유지 못합니다.
8. 가끔은 조건없이 가족(싸모님 포함)을 감동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9. 달리기만큼은 죽어도 양보 못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굴욕과 좌절속에서도 기가 꺾이지 아니하고 죽어도 관철시키겠다
는 유관순 누님과 안창호 선생님의 독립투사의 정신으로 합니다.
이것만 빼놓고는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10. 그리고 가족과 함께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때 용서와 이해가
가능합니다.
달리기용품 구입가격에 대해서는 거짓말만 해대는 못된 넘이
-2001/09/20(20:54)
아래에서는 마라톤에서 두 시간대의 달림을 할 수 있는 마라토너는 조건에 대해서 써 보겠습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이 많기에 다른 분의 이견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견이든지 배울 준비가 돼있기에 환영합니다. 이미 sub-3의 기록을 달성하셨거나, 아니면 달성을 위해서 연습을 하고 있고, 또한 실패한 마라토너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기록단축을 위해 달리시는 분들의 글도 의미있습니다. 제가 많이 게으르지만 성실하게 종합하겠습니다. 뒤따를 도전자들에게 작은 도움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공개적인 장소나 이런 게시판에서 'sub-3'에 대해서 글을 쓰기는 다른 달림이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우리의 겸양(謙讓)하는 좋은 전통에 거스르는 일입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정서가 지배하기에 다른 분들의 눈총을 따발총으로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달림이에게는 두 시간대 달림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시간의 배열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에게는 빠르게 달리기와 인격과 커다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다행히 이 곳은 이런 논의를 용인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빠르게 달리기도 한 때이기에 젊고 힘이 있을 때나 아니면 마라톤 기록 줄이기에 의미를 둘 때나 하는 개인의 취향에 지나지 않습니다. 달리기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잘 달리기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본능에 빠르게 달리려는 유전자가 있기에 실제로 빠르게 달리려는 욕구가 있고, 이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려 하고, 훈련방법을 알고자 하고/배우고/적용하고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이런 여러 달림이들의 생각을 모아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솔직히 자격지심이 있습니다. 두 시간대 달리기에 목표를 두고 달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막말로 부모 잘 만난 덕에 좋은 신체 조건과 촌에서 농사일을 거들고, 산천을 뛰놀다보니 힘만 세졌습니다. 그래서 무모하게 처음부터 마라톤('97 봄)에 도전했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교훈을 회수차안에서 떨면서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아무런 욕심없이 완주만을 바라며 달렸는데 sub-3였습니다. 그래서 sub-3를 위해서 노력하신 달림이들의 글을 읽으면 감탄하게 되고, 미안했습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서러움을 모르고, 지배자가 피지배자의 곤란을 무시하고, 귀족이 서민의 아픔을 알지 못하듯이 저 또한 그렇습니다. sub-3 도전자들의 훈련기를 접하면서 제일 먼저 반성하게 되는 것은 제 게으름입니다.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 그 많은 훈련량(거리/시간)과 땀과 부상과 의지와 절제가 그 글 속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분들의 글(구자춘,김순홍,김정영,김형성,나금풍,박병대,손수돈,염오열,이후근,허창원 등)을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두 시간대 달림에 대해서는 피나는 노력으로 결과를 얻으신 마라토너가 나서야 더 적확하고 절절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분이 나오시면 저 과감히 명태(명퇴)먹겠습니다.
그러나 저도 2시간 30분대의 기록에 도전을 해봤고, 자랑이 아니기에 부끄럽지만 부상을 입은 경험도 있습니다. 같은 아마추어 달림이로서 자기만족을 위한 기록에 도전하는 달리기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전자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림에 대한 생각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훈련 방법 등은 완주만을 위해서 달리든 기록을 위해서 달리든 많은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위한 달리기는 목표기록의 차이는 있지만 더욱 같은 점이 많겠지요. 그래서 감히 정리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sub-3' 나도 할 수 있을까?
◇ 몸 잣대
저는 흔히 꼬투리를 잡는 어떤 선수출신이 아닙니다. 고등학교를 새벽 별과 저녁 별보며 다녔습니다만 첫 완주가 두 시간대이다 보니, sub-3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부모에게서 유전받은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정신력과 의지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이제 걷기 시작한 아이나 지팡이를 짚으시는 어르신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고, 훈련이 안된 사람은 마라톤을 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육체이여야 하고, 훈련이 돼있어야 합니다(#첨부1,2).
▶장애여부: 달림이의 몸에 장애가 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앞이 안 보이든, 손이 불편하든, 다리에 장애가 있든, 암 등의 질병을 가지고 계시든. 특히 소아마비나 교통사고 등 사고로 인해 양 다리가 불균형을 이뤄 뛰는데 불편하시더라도 달리는 리듬이 규칙적이고 부드럽고 몸과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기록 줄이기 달림을 준비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후천적 요인: 도전자의 몸에 선천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는 최대산소섭취량/폐활량/강한 심장(심박수/박출량)/근육의 구성/유연성/균형감각/민첩성/지구력/순발력/적응력/회복력/노화가 진행되지 않는 나이 등이 뛰어난 달림이는 빠른 기록에 도전할 수 있고, 그 달성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후천적인 노력으로 증가시킬 수 있고, 노화가 진행됨에도 훈련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인 최대산소섭취량/젖산역치/유연성/지구력 등을 훈련을 통해서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주자도 또한 그 도달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험여부: 어렸을 때 단/중/장거리 달리기를 전문적으로 하였거나, 구기종목/무술 등 다른 운동의 기초로 꾸준히 했고/하고 있는 분이나, 노화가 진행되기 전에 달리기를 시작하신 분은 빨리 달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리고 운동에 있어서 남녀차별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성과 군생활을 하신 남성들이 운동에 접하는 시간과 기회가 많기에 여성과 그렇지 않았던 남성보다 훈련이 돼있습니다. 그리고 달리기를 오랫동안 하고/규칙적으로 하신 달림이는 그렇지 않은 달림이에 비해서 경험/달리기 경제성/연습량에서 앞섭니다.
◇ 환경
저는 마라톤에 대해서 좋은 국민정서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이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단계이기에 역동성이 있어서 좋습니다. 달리기 환경이 갖추어져가고, 달림이 놀이문화로 정착하는 단계에 있는 이 나라의 환경이 좋네요.
▶거주환경: 극한과 극서의 기후에서 달리기는 발달할 수 없고, 여가를 중시하지 않는 빈국에서는 달림이 희귀하며, 달리기 관련 산업(신발,옷,용품,식품 등)과 과학이 발달하여 있으며, 도시거주 인구비율이 높은 나라가 건강을 위해서/자연에 접하기 위해서 많이 뛰고, 가정과 일터 및 거주지의 분위기와 정부의 생활체육 정책이 취미생활을 인정하고/적극적인 지원을 할 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국가 정책이 있는 환경에서 달리기는 발달합니다.
▶달리기환경: 달리기대회가 월별/지역/거리별로 많이 열려서 대회참가 기회가 많고, 훈련장소가 달리기 전문 주로(코스)/자전거도로/산책길/등산로 등이 야외에서 긴거리를 달릴 수 있는 장소와 경기장 트랙/학교 운동장이 개방되어 빠르기(speed)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 근력운동 등을 할 수 있는 헬스클럽 등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 부상의 진단과 치료 예방을 위한 의료시설이 발달되고, 지역 및 일터와 온라인(on-line)에 동호회 등이 많아서 달리기 이론을 배우고/경험을 나누고/같이 연습을 할 수 있으면 더 잘 달릴 수 있습니다.
▶학습환경: 학교교육에서 체육교육을 중시하여 건강과 모든 운동의 기초로 달리기를 체계적/과학적으로 가르치고/동아리가 활성화 되어 있으면, 캠프나 동호회 등에서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많고 교육받아서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여건이 발달되어 있으면, 선수생활을 하거나 이론에 밝은 유능한 지도자가 많아서 달리기에 쉽게 접근하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으면, 달리기 이론서와 경험과 대회 등의 정보 접근 가능성과 그 정보의 양이 많고 그 질이 좋다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다음 글에서는 10km, 하프, 30km 등의 기록으로 sub-3의 도달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윗 글에 대해서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의견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2. 11. 4
치 김병문
================================================================
#첨부1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연령별 최대치를 △9세 이하는 3km △9∼11세 5km △12∼14세 10km △15∼16세 21.2km △17세 30km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어린이가 휴식 없이 40분 넘게 달리기를 하면 관절에 무리가 가 뼈의 온전한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잣대는 미국 어린이를 기준으로 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어린이의 체격발달을 생각할 때 바로 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 어린이의 나이에 2~3살 정도는 더해야 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