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과 저녁노을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여러 색상이 어우러진 찬란한 모습이라니! 아름답다는 말 보다는 장엄하다 해야 할 것이다. 삶의 끝자락에 선 한 인간의 생애, 삶의 마지막 장을 맞는 노년 또한 그러하리라. 뜨겁게 살아왔던 날들의 흔적이 얼굴에 주름으로 남고, 지나온 세월이 기억 속에 궂은 일 좋은 일들이 아련히 겹쳐진다.
젊은 날에는 마치 한낮의 태양처럼 정열적이었다. 부디치고 깨지고 넘어지고 일어나고 쉼 없이 달려가는 삶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며 차츰 걸음을 늦추고, 저녁노을을 천천히 바라볼 여유를 배운다. 저물어 가는 해를 조용히 바라보며 하루를 돌아보듯, 노년에는 지나온 삶을 되새기고 감사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낮의 모든 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찬란했던 태양, 흐렸던 구름, 시원했던 바람까지도 모두 섞여 하나의 장관을 이루듯, 노년 또한 지나온 모든 순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젊은 날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사랑과 이별이 모두 모여 삶의 깊이를 더해 준다.
노을은 비록 곧 사라질지라도, 그 빛은 하늘을 물들이고 마음에 남는다. 마찬가지로 노년의 삶도 끝을 향해 가지만, 그 따뜻한 흔적은 남아 세상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그러니 노년이란 결코 쓸쓸한 것이 아니라, 하루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저녁노을처럼 찬란하고도 평온한 시간이다.
그렇다면 저녁노을과 같은 노년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무엇보다도 지나온 삶에 대한 감사와 만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음미해야 한다. 좋아하는 취미를 다시 시작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노년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자연을 즐기고, 조용한 산책을 하며 하루를 돌아보는 것도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돌보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저녁노을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