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부부가 이사한 집은 서초동에 새로 지은 주상복합 아파트. 계속된 아파트 생활이 지겨울 만도 하지만 아침 저녁 부지런히 여의도를 오가며 연기생활도 해야 하고, 남들 다 좋다는 전원주택으로 가기에는 단출한 식구라 고민 끝에 역시 시내의 아파트가 살기 편하다고 결정한 것. 부부는 이곳에서 오래도록 살 생각으로 꼼꼼하게 집을 꾸몄다. 새 집이라 기본 인테리어는 되어 있는 상태. ‘짐만 옮기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이사가 ‘다이어트가 절로 될 만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실감했다. 두 사람 모두 이어지는 드라마와 방송 출연으로 요즘 들어 부쩍 바빠진데다 젊었을 때 평수를 늘려가던 이사와 40대가 되어 오래도록 살 ‘내 집’을 꾸미는 일은 차원이 달랐던 것. 텅 빈 집안에 표정을 불어넣는 일도 쉽지 않았다. 커튼, 의자, 쿠션 하나… 신혼처럼 마냥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것도 싫었고, 중후하게 꾸미기에는 아직 젊은 연령대라 입맛에 딱 맞는 것을 고르기가 만만찮았다. 바쁜 와중에 틈틈이 짬을 내 시장조사를 하고, 세심하게 견주어가며 꾸민 집은 구석구석 두 사람의 손길이 안 밴 곳이 없고, 그래서 더욱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Living Room
1.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는 입구. 길이가 꽤 되는 이 공간을 조각품과 그림 등을 두어 갤러리처럼 꾸민 것은 남편 이영하씨의 솜씨. 2. 통창으로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오는 널찍한 발코니에는 크림색 블라인드를 달아 흐린 날에도 화사하다. 3. 분위기 있는 카키톤의 커튼과 심플한 소파로 차분하게 꾸민 거실. 평범한 공간에 깊이가 묻어나는 건 집주인의 깊은 안목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곳의 미술 작품 덕이 크다. |